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시리즈 23권. 카네기 메달, 마이클 프린츠 상, 가디언 상, 독일 청소년문학상, 룩스 상 등 세계의 내로라하는 청소년문학상을 잇따라 석권한 작가 멕 로소프의 작품이다. 지구와 인류의 역사를 창조하고 관장하는 하느님이 실은 사춘기 소년이라는 발칙한 설정 아래, 그리스신화와 우주물리학, 성경의 천지창조를 넘나들며 신과 인간 존재에 관한 날카로운 통찰을 보여준다.
태초에 ‘밥’이 있었다. 밥의 엄마, 모나는 우주 신들과의 포커게임에서 지구를 땄다. 하지만 미개한 데다 위치도 후진 지구를 맡으려는 이가 없자 그녀는 자신의 아들, 밥에게 지구를 홀랑 넘긴다. 그러면서 경험 있는 관리자, 미스터 B를 밥의 조수로 붙여준다. 밥은 엿새 만에 날림으로 창조 작업을 마치고, 자기 모습을 본뜬 인류까지 만들고, 지구 날씨는 자기 기분과 연동시켜놓는다.
그리고 수백만 년이 흐른다. 게을러터진 하느님 밥은 창조물의 유지보수는커녕, 아메리카와 아프리카도 구별 못한다. 밤낮 야한 상상에 빠져 있거나 인간 여자 뒤꽁무니만 쫓아다닌다. 밥이 사고 칠 때마다, 욕정에 불탈 때마다 지구에는 천재지변이 일어나고 이상기후가 닥쳐 생명들이 무수히 죽어나간다. 오직 미스터 B만이 밥과 지구의 뒤치다꺼리에 고군분투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밥은 동물원의 육감적인 사육사 루시와 사랑에 빠진다. 루시를 향한 욕정에 몸부림치는 밥 때문에 세상은 폭우와 기상난동으로 물바다가 된다. 한편, 밥의 애완동물 에크는 밥의 엄마가 벌인 포커게임의 제물이 되어 우주 권위자에게 잡아먹힐 운명에 처하고, 이 와중에, 생색 안 나는 2인자 역할과 아수라장이 되어가는 지구에 염증을 느낀 미스터 B는 사표를 던지는데….
무책임하고 실수 연발인 사춘기 하느님
그 때문에 고통받는 지구와 인류에 바치는
기상천외한 블랙 코미디
카네기 메달, 마이클 프린츠 상, 가디언 상, 독일 청소년문학상, 룩스 상 등 세계의 내로라하는 청소년문학상을 잇따라 석권하며 “청소년소설의 여왕”으로 군림하고 있는 멕 로소프의 신작. 지구와 인류의 역사를 창조하고 관장하는 하느님이 실은 사춘기 소년이라는 발칙한 설정 아래, 그리스신화와 우주물리학, 성경의 천지창조를 넘나들며 신과 인간 존재에 관한 날카로운 통찰을 보여준다. 2011년 여름 영국에서 출간된 후 “여태까지 이런 청소년소설은 없었고, 앞으로도 나오기 힘들 것이다”(가디언)라는 극찬을 받으며 베스트셀러가 된 문제작이다.
태초에 ‘밥’이 있었다. 밥의 엄마, 모나는 우주 신들과의 포커게임에서 지구를 땄다. 하지만 미개한 데다 위치도 후진 지구를 맡으려는 이가 없자 그녀는 자신의 아들, 밥에게 지구를 홀랑 넘긴다. 그러면서 경험 있는 관리자, 미스터 B를 밥의 조수로 붙여준다. 밥은 엿새 만에 날림으로 창조 작업을 마치고, 자기 모습을 본뜬 인류까지 만들고, 지구 날씨는 자기 기분과 연동시켜놓는다. 미스터 B가 한 것은 낮과 밤을 만들고 고래를 창조한 것밖에 없다.
그리고 수백만 년이 흐른다. 게을러터진 하느님 밥은 창조물의 유지보수는커녕, 아메리카와 아프리카도 구별 못한다. 밤낮 야한 상상에 빠져 있거나 인간 여자 뒤꽁무니만 쫓아다닌다. 밥이 사고 칠 때마다, 욕정에 불탈 때마다 지구에는 천재지변이 일어나고 이상기후가 닥쳐 생명들이 무수히 죽어나간다. 밥을 닮아 대책 없는 인간들의 욕심과 관리 소홀로 동물이 연이어 멸종되고 지구 생태계는 엉망이 되고 전쟁과 약탈이 끊이지 않는다. 곳곳에서 고통에 찬 기도가 올라와 책상에 쌓이지만 밥은 그런 줄도 모른다. 오직 미스터 B만이 밥과 지구의 뒤치다꺼리에 고군분투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밥은 동물원의 육감적인 사육사 루시와 사랑에 빠진다. 루시를 향한 욕정에 몸부림치는 밥 때문에 세상은 폭우와 기상난동으로 물바다가 된다. 한편, 밥의 애완동물 에크는 밥의 엄마가 벌인 포커게임의 제물이 되어 우주 권위자에게 잡아먹힐 운명에 처하고, 이 와중에, 생색 안 나는 2인자 역할과 아수라장이 되어가는 지구에 염증을 느낀 미스터 B는 사표를 던진다.
미스터 B는 미련 없이 지구를 떠날 수 있을까? 우주 권위자의 딸 에스텔이 꾸미는 에크 구출작전은 성공할까? 루시는 밥의 애인들이 당하는 비참한 운명을 비껴갈 수 있을까? 무엇보다 지구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포커게임에서 지구를 따서 철부지 망나니 아들한테 증여(?)한다는 황당한 설정에서 더글러스 애덤스의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파멸로 치닫는 지구 문명의 어두운 미래를 경고한다는 점에서 커트 보네거트의 『제5도살장』을 얼핏 연상시키기도 하는 이 작품은 청소년소설이 도달할 수 있는 또 다른 경지를 보여준다.
완전무결하고 무한히 선하신 하느님을 믿는 종교인들에게는 신성모독으로 여겨지겠지만(실제로 영국 크리스천 스쿨들이 저자 강연회를 거부하거나 취소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 작품의 핵심은 종교 비판에 있지 않다. 인간 존재의 부조리함(유한성, 악함, 탐욕, 어리석음)에서 비롯된 난장판 같은 지구, 신도 더 이상 어쩌지 못할 만큼 망가질 대로 망가진 지구에 대한 작가의 연민과 고민이 오롯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특히 작품에 등장하는 밥의 애완동물 ‘에크’와 고래는 멸종 위기 생물에 대한 작가의 각별한 관심이 집약된 상징물이다.
경쾌하면서도 묵지근한, 간결하고도 우아한 필치로 이 지구와 인간 세상의 역사를 아울러내는 기상천외한 묵시록적 블랙 코미디를 만끽하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