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작가 권영상의 단편동화 모음집. 수술을 앞둔 쫑아 형과 함께 모래모치를 맑은 물가로 보내는 인호의 이야기인 <형, 모래모치한테 인사해>와 함께, 맑고 깨끗한 아이들의 마음을 닮은 네 편의 동화가 엮어진 책이다.
종남이 형의 생일 / 형, 모래모치한테 인사해 / 너랑 살아 줄게 / 이모와 텔레비전
아픈 쫑아 형 때문에 이사를 오게 된 인호네 가족. 이사 오기 전 잡아 온 모래모치들이 한 마리씩 죽어 가자, 인호는 그 모습이 아픈 쫑아 형 같아 안타깝기만 합니다. 인호는 모래모치를 풀어 주면 쫑아 형의 병이 나으리라 믿고, 형과 함께 맑은 시내를 찾아갑니다. 그리고 모래모치를 깨끗한 물에 풀어 주며 형의 병을 낫게 해 달라고 조심스레 빌어 봅니다. <세상과 만나는 작은 이야기>의 12번째 책 속에는 맑고 깨끗한 아이들의 마음을 닮은 네 편의 동화가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종남이 형의 생일>
종남이 형의 생일날, 아빠는 급한 일 때문에 시골에 가셨어요. 종이는 아빠 없이 생일을 맞아야 하는 것이 종남이 형보다도 더 서운합니다. 엄마는 종남이 형 생일에 분홍이네 집에 가쟤요. 아빠 엄마 없이 분홍이와 주홍 누나 둘이서만 사는 그곳에서 종남이 형과 종이는 분홍이란 예쁜 동생도 생기고, '우리'라는 하나의 이름을 갖게 됐어요. 어느새 아빠의 자리도 한없이 고맙게 느껴집니다.
<형, 모래모치한테 인사해>
발치 마을에서 살던 인호네 식구는 서울로 이사를 올 수밖에 없었어요. 쫑아 형이 몹쓸 병에 걸려 서울 병원에 입원해야 하거든요. 인호는 이사 오던 날 발치내에서 모래모치 5마리를 데리고 왔어요. 그런데 그 모래모치가 벌써 세 마리나 죽었어요. 인호는 반드시 형이 모래모치를 살려 줘야 한다면서 형과 함께 맑은 내를 찾으러 가요. 과연 모래모치는 발치내를 찾아갔을까요?
<너랑 살아 줄게>
반달 고개 중턱으로 이사 온 찬우는 올해만도 벌써 세 번째 이사예요. 석 달에 한 번꼴로 이사하는 통에 찬우는 친구를 사귈 틈이 없어요. 그러다가 공동 수돗가에서 순복이 누나를 알게 되고, 어느새 찬우는 순복이 누나가 좋아졌어요. 그러나 이곳에 온 지도 벌써 석 달이 다 되어 가고, 찬우는 점점 불안해졌어요. 이런 찬우에게 순복이 누나가 해 준 말은 무엇일까요?
<이모와 텔레비전>
엄마 아빠가 출근하시고 나래 혼자 집에 있으면 이모는 사각사각한 아침 바람 냄새를 묻혀서 나래에게 와요. 이모는 오자마자 텔레비전을 틀고, 하루 종일 텔레비전만 보시지만 나래는 이모가 좋아요. 바람 냄새도 좋고, 나래를 만나 행복했다는 이모의 말이 나래를 기분 좋게 하거든요. 그치만 엄마는 이런 이모가 못마땅해요. 이모를 바꾸고 싶으시대요. 엄마는 이모가 나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모르시면서, 아무것도 모르시면서 나래를 슬프게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