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나 하나쯤은 다 길~~~다!
길고 멋진 것을 뽐내는 동물들의 이야기
우리 모두 길고 멋지다!
근사한 반전과 힘이 되는 응원의 메시지
주인공이나 다름없는 닭은, 모든 장면에 등장하며 작은 몸짓으로도 눈길을 확 잡습니다. 동물들이 각자의 길이를 뽐내고 있을 때도, 삐죽 고개만 내밀어 그 모습을 바라보더니 이후에는 동물들을 하나하나 따라다니며 그들을 지켜보지요. 때로는 놀라고, 때로는 같은 자세를 흉내 내느라 바쁜 모습이 무척 귀엽기까지 합니다. 닭이 긴 것을 부러워하는 내용이 전부인 것 같지만 사실 이 이야기에는 멋지고 귀여운 반전이 존재합니다. 코도, 목도, 꼬리도 길지 않은 닭이 그 무엇보다 긴 울음소리를 가지고 있는 것이지요. 목청껏 “꼬끼오~~~” 하고 우는 닭의 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시원하고 길게 느껴집니다. 이렇듯 다른 동물들에게 맞추려고만 하지 않고, 자신에게 실망하지 않으며 그 안에서 자신만의 장점을 찾아내는 닭의 모습은 굉장히 의연해 보입니다. 다른 동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각자 생김새가 다르고 능력도 다르지만 그저 자신의 모습을 자랑스러워할 뿐, 다른 동물들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지요. 혹시 다른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하느라 자신감을 잃어버리고 있지는 않나요? 책을 함께 읽고 자신만의 멋진 모습을 한 번 찾아보세요. 어쩐지 그림책 속 ‘우리 모두 길고 멋지다!’라는 훈훈한 결말이 너도, 나도, 우리 모두 멋지다! 라고 말하는 응원으로 들리는 것 같습니다.
톡톡 운율감 넘치는 글과
재치 있는 그림의 조화
이 그림책은 소리 내어 읽을 때, 그 맛이 더욱 풍부해집니다. 특히 자랑을 시작하기 전 동물들이 에헴, 헛기침하는 부분은 마치 어깨를 으쓱하는 모습 같습니다. ‘길지! 멋지지?’ 어린이들의 말투를 고스란히 가져온 듯 길지 않으면서도 톡톡 튀는 글은 자연스럽게 운율감을 형성하고, 비슷한 이야기 구조의 반복은 어린이들이 쉽게 이야기를 따라올 수 있도록 돕습니다. 또한 글과 어우러지는 그림은 ‘길다’는 개념을 그림책만의 방식으로 표현했습니다. 동물들마다 첫 장면에서는 각 동물들의 긴 것을 화면 가득 넓고 크게 보여주고, 다음 장면에서는 한 발짝 물러나 동물들의 모습 전체를 보여줍니다. 줌인, 줌아웃을 반복하는 것 같은 그림 구성은 책을 한 장씩 넘기는 것만으로도 시각적인 효과를 만들어 냅니다. 특히 긴 것을 표현하는 장면에서는 마치 이 안에 담지 못할 만큼 긴 것이 있다는 듯, 감각적으로 동물들의 일부분만 보여주어 그 상상을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두었습니다. 이러한 그림은 길다는 느낌은 더욱 강하게 전달해 주고, 다음 장면에 대한 기대감 또한 증폭시킵니다. 이제 책을 펼쳐 긴~ 친구들을 만나 보세요. 즐거움이 길~게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