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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에 앞서
봄 파종
가을 파종
주말 농장 즐기기
추위가 물러나자 노오란 개나리가 앙증맞게 핀다. 들판에는 어린 쑥이 자라고 새싹들이 때를 만난 양, 파릇파릇한 풀빛 언어를 속삭이며 싹을 틔우는 봄. 대지도 깊은 잠에서 깨어나 움직일 채비를 한다.
땅은 생명 자체다. 그래서 사람들은 회귀 본능처럼 땅을 일구고 농작물을 심고 농작물이 자라는 과정을 지켜보고 싶어 하는지도 모른다. 신문이나 뉴스에 심심지 않게 오르내리는 주말 농장은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만들어 낸 새로운 형태의 농사 방법이다.
파릇파릇 새싹이 자라나고 예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농작물의 성장 과정과 그 속에 담긴 구슬땀과 웃음. 이 책은 흙 냄새가 좋아 5년째 북한산 자락 진관외동에서 주말 농장을 가꾸고 있는 한 아마추어 농부의 살아 숨쉬는 ‘농장 일기’다.
1,500여 컷의 사진으로 보는 농작물 성장 일기
상추, 토마토, 옥수수처럼 일상 생활에서 흔히 먹는 채소를 비롯해 다채나 케일 등 요즘 한창 각광 받는 영양 채소까지 33가지 다양한 종류의 야채를 《주말 농장 일기》에서 만나 볼 수 있다. 1,500여 컷의 사진은 채소의 재배 방법과 그 성장 과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한 장 한 장 사진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1년 농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 가는 농장 주변의 모습과 평상시에 무심코 지나쳤던 이름 모를 풀과 나무들에 대한 사진과 설명도 곁들어져 읽는 재미를 더하고, 씨앗, 새싹, 암꽃, 수꽃 사진, 열매 등 다양한 식물 생태 사진이 실려 있어 자연 학습 교재로도 손색이 없다.
주말 농장이 가져다 준 행복
5년 전 저자가 주말 농장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가슴 설레는 한편, 두려움도 가지고 있었다. 전문적으로 농사를 짓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가 거듭될수록 씨를 뿌리고 정성스럽게 가꾸면 땅은 우리에게 실망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때로는 태풍에 농작물이 쓸려 가기도 하고 벌레들이 갉아먹어 수확량이 현저하게 줄기도 하지만 시련의 시간이 있어서 또한 수확의 기쁨도 크다. 농작물을 가꾸는 즐거움과 자연을 바라보는 깊은 시선, 시간의 흔적이 ‘주말 농장 일기’에는 담겨 있다.
‘수확을 하는 날이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는다. 보물찾기라도 하는 것처럼 호미를 들고 땅을 파면, 감자며 땅콩 같은 뿌리 채소가 모습을 드러내고, 땅 위에서는 터질 듯 잘 여문 토마토가 얼굴을 내민다.’
김을 매고 벌레를 잡아 주고 농작물을 가꾸느라 흘린 땀방울과 힘들었던 시간들을 아이들의 웃음에 비길까? 파릇파릇한 풀빛 언어를 속삭이며 싹을 틔우는 봄, 저자는 다시금 밭을 갈고 씨를 뿌리고 농사 지을 준비를 한다.
주말에 할 일 없이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면 이제부터라도 아이들과 주말 농장을 시작해 보자. ‘주말 농장 일기’가 소박한 행복을 찾아 주는 훌륭한 안내서가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