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이든, 친구 사이든, 선후배 관계든, 가족 간에든 살다 보면 싫은 소리를 해야 하는 순간이 있다. 상대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지만 상대의 감정선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내 마음을 전하기란 쉽지 않다. 거절도 그렇다. 부탁을 거절하자니 좋은 관계가 어그러질까 부담스럽고 부탁을 들어주자니 뒷감당이 부담스럽다. 거절은 해도 하지 않아도 문제다.
상대에게 상처 주지 않으면서도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말이 있다. 같은 말이라도 미움받지 않고 내 마음을 담아내는 말이 있다. 이 책은 이런 말을 하는 방법을 담았다. 정신과 전문의이자 스피치 전문가인 저자는 먼저, 싫은 소리를 할 때 샌드위치 전략을 쓰라고 말한다. 미국의 유명한 사업가 메리 캐이 애쉬가 상대방을 비판할 때 반드시 이렇게 말했다고 해서 유명해진 방법이다.
원하는 것을 얻어야 하는 상황에서, 어떤 말을 하는가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좋은 말이 있다면 굳이 상처를 주는 말을 할 필요는 없다. 책에는 비판과 거절 상황 이외에도 사과할 때, 칭찬할 때, 제안할 때, 중재할 때, 설득할 때 등 다양한 상황에서 상대에게 상처 주지 않으면서도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적절한 말을 솜씨 있게 담아냈다.
‘말솜씨’는 단순히 말을 잘하는 기술이 아니다
정말 말을 잘하고 싶다면 ‘말’이 아니라 ‘마음’을 보는 눈을 키워야 한다. 말은 그저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고, 내 마음을 이해시키는 도구일 뿐이다. 그래서 말엔 마음을 주고받는 ‘솜씨’가 필요하다.
말솜씨가 좋은 사람은 상대에게 상처 주지 않고 할 말 다하면서도 마음을 담는다. 마음이 통하는 소통, 마음을 여는 농담 솜씨, 마음을 녹이는 사과 솜씨, 마음을 이끄는 제안 솜씨 등 다양한 상황에 적절한 말솜씨를 발휘해 공감을 끌어낸다.
당신은 나쁜 사람이 아니다. 다만 말로 상처를 줄 뿐
‘좋은 말 한마디는 한겨울 추위도 녹이지만, 악의적인 말은 6월의 더위도 식힌다’라는 말이 있다. 어디에든 남을 헐뜯는 사람들은 존재한다. 때로는 아무런 맥락 없는 말을 불현듯 내뱉어 다른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주기도 한다.
문제는 그런 말이 의도적이지 않았더라도 듣는 사람은 상처가 된다는 점이다. 아무리 마음이 선량하더라도 입이 거칠다면 다른 사람에게 미움을 받기 쉽다. 그 선의와 호의를 이해하는 사람이라도 그런 일이 반복된다면 관계는 곧 소원해지고 만다.
저자는 상대를 위한다면서 오히려 상처를 주는 사람, 무심코 뱉어낸 말로 상대의 미움을 사는 사람, 적절하지 못한 말로 곤경에 빠진 사람에게 근본적인 문제점을 깨닫게 해준다.
거절할 때 오히려 듣기 좋게 말하는 거절 솜씨
거절은 어려운 일이다. 거절은 해도 하지 않아도 문제다. 상대의 부탁을 거절하면 행여나 좋은 관계가 어그러질까 두렵고, 무리하게 부탁을 들어주면 뒷감당이 두렵다.
심리학자들은 필요한 것을 다른 사람에게 명확하게 요구하거나 다른 사람의 거절을 받아들이는 태도에 따라 인간관계와 관련한 심리적 성숙도를 판단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다른 사람의 부탁을 거절하거나 거절을 수용하는 것은 모두 자신감과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거절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의 요구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한다.
우리가 세상일을 모두 주관할 수는 없다. 놓아야 할 것은 놓아야 한다. 거절이 바로 그것이다. 거절할 때 똑같은 말이라도 순조롭고 만족스러운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적절한 거절 솜씨를 제공한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제안 솜씨, 설득 솜씨는 따로 있다
우리가 보통 어떤 행동을 하는 목적은 궁극적으로 자신을 위한 것이다. 상대에게 새로운 제안을 받아들이게 하려면, 이 제안을 통해 상대가 나와 똑같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기대하게 해야 한다. 양쪽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고 생각하면, 상대는 이 일을 성사시키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렇다면 서로 이익이 된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데일 카네기는 “당신이 바나나와 샌드위치를 아무리 좋아한다고 한들 이것으로 물고기를 잡을 수는 없다. 물고기가 바나나와 샌드위치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고기를 잡으려면 반드시 미끼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대의 기호를 고려해 설득하면 상대는 존중받는다고 느끼고 마음을 열게 된다.
덧붙여 책에는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상황별 말솜씨에 대해 시원하게 풀어냈다. 책을 읽다 보면 저절로 잘못된 말버릇이 고쳐지고 적을 만들지 않고 부드럽게 소통하는 말솜씨도 키워질 것이다. 이제는 말 때문에 답답해하지 않아도 된다. 책을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쉽고 자연스럽게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말솜씨’만 키우면 상처 주지 않고, 미움받지 않고,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