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과학 기술의 발전과 그 발전에 따른 인간 세계의 변화를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살펴본 도서이다.
20세기를 가히 ‘영화의 시대’로 일컬을 수 있을 만큼 영화사 초기에서 현재에 이르는 약 120~30년 동안 영화의 정치적, 예술적, 산업적 영향력은 매우 컸다. 그러면서 영화 속에는 인간과 사회의 여러 면면들이 다양하게 담겨졌다. 이중에는 기술의 발달 과정에 따른 사람들의 생활상과 세계관(의 변화)을 직간접적으로 드러내는 경우도 적지 않았던 바, 특히 이러한 작품들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책에서는 이제껏 대단히 위력적인 대중 영상 매체로 자리해 온 영화 속에 과학 기술의 발전도와 인간 세계의 변화상이 어떻게 그려졌는지에 관한 거시적이고도 심층적인 탐구를 시도하였다. 그리고 이를 통해 영화 작품론, 감독론, 장르론, 영화사 등을 아우르며 개인과 집단, 공존과 통제, 낙관론과 비관론을 넘나드는 테크놀로지를 둘러싼 양가적 문제들에 관한 보다 폭 넓고도 심도 깊은 고찰을 추구하였다.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었으며, 목차 배열은 각 장 내 시대적 배경의 시간대 순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와 더불어 서유럽, 미주, 동유럽, 동북아시아 등 주요 문화권이 공간적 배경으로 설정되어 있다. 아울러, 내러티브(극영화)/다큐멘터리(기록영화)/아방가르드(실험영화) 영화, 정치적/예술적/상업적 성격의 영화, 장편영화/단편영화, 장르영화/독립영화 등이 포괄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제1장에서는 1890년대부터 1900년대까지 세계 여러 나라의 ‘초기 영화’들이, 제2장에서는 1920년대 미국과 유럽 각국의 이른바 ‘도시 교향곡 영화’들이, 제3장에서는 1930년대 소련에서 만들어진 뮤지컬 양식의 ‘사회주의 리얼리즘 영화’들이 분석 및 해석의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이어서 제4장에서는 핵 문제를 모티브로 삼은 두 갈래의 1950년대 일본의 ‘원폭 영화’들이, 제5장에서는 타임머신을 소재화한 1980년대 미국의 ‘SF 영화’ 시리즈가, 제6장에서는 2010년대 한국영화를 비롯한 동시기 장르 영화가 그 범위 안에 포함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