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국 ‘자기만의 세계’를 가진 자가 살아남는다
삶의 자리를 복권하는 새로운 성공의 원리
“우리는 나의 시간을 써서 돈이 아닌 무엇을 쌓아왔는지, 또 쌓을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것들은 내가 길바닥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이 되며, 삶의 근본이자 자존감의 바탕이 된다.”
_p. 142
“어떻게 보면 나의 청년 시절은 실패의 역사”라고 말하는 작가는 무수한 시행착오를 통해 체득한 직업인이자 생활인으로서의 노하우를 이 책에 가감 없이 펼쳐놓는다. 작가이자 변호로사로서뿐만 아니라 글쓰기 네트워크와 독서 모임, 유튜브 등을 운영하며 ‘N잡러’를 방불케 할 만큼 왕성한 활동을 해온 그는, 그 모든 일들을 어떻게 시작하는 것이 효율적인지, 무엇보다 ‘꾸준히’ 하기 위해서는 어떤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지,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때 대처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을 폭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작가가 경계하는 것은 이 모든 노하우가 당장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나 큰돈을 벌어다줄 ‘비법’으로 읽히는 것이다. 서문에서 밝혔듯 “이 책은 좋은 삶으로 가는 여정에 관한 책이지, 맹목적인 성공에 삶을 재물로 바치는 이야기가 아니다.” 작가는 수많은 이들이 바란다는 ‘성공’이 대체 무엇인지를 끈질기게 묻는다. 1년에 100억을 버는 것이 성공일까? 남부끄럽지 않은 직장을 가지고 브랜드 아파트에 사는 것? 원하는 게임과 음주, 쇼핑을 실컷 하는 것? ‘성공’이란 단어 앞에 쉽게 떠올리는 풍경들은 우리가 얼마나 돈에 사로잡혀 있고 돈으로 서열 매기는지를 반증한다.
‘돈’으로 대표되는 세상의 기준을 맹목적으로 좇는 삶은 취약하다. 그렇게 얻은 ‘성공’은 바라던 ‘행복’과는 다르고, 그렇게 지나 보낸 한 시절은 허무하게 느껴진다. 작가는 결국 인생에서 나의 시간의 일부를 써서 돈으로 살 수 없고 대체 불가능한 무엇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시간을 들여 쌓은 나만의 기술이나 취향, 능력, 태도, 지식 등은 돈이 없어져도 남는다. 그것들이야말로 타인과 결코 바꾸고 싶지 않은 ‘나’라는 고유한 세계를 형성하고, 나를 나로서 온전히 만족하게 한다. 이 책은 ‘세상의 기준’이라는 실체 없는 것들로부터 어떻게 중심을 잡고 스스로를 지키며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대답이기도 하다.
표면에서 본질로, 쓸모에서 가치로,
‘삶의 불균형’을 극복하는 자기계발
“1등을 하기 위해 소시오패스가 되거나 다른 사람들의 권리를 짓밟고,
자기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도 잊어가는 자기계발이라면 안 하는 것이 낫다.”
_p. 153
이 지점에서 이 책은 맹목적인 성공을 지향하는 여느 자기계발서들과 뚜렷이 구분된다. 여러 자기계발서가 성공을 너무 협소하게 정의하는 나머지 필연적으로 ‘삶의 불균형’을 유도한다. 예컨대 주말은 더 큰 성공을 위해 써야 할 시간이지 가족과 나들이를 가거나, 취미를 배우거나, 집 안을 가꾸는 데 신경 써야 한다고 말하는 자기계발서는 별로 없다. 대체로 그런 ‘성공’에는 ‘가정의 돌봄’은 포함되지 않는다. 이런 책들은 적어도 미혼자를 대상으로 하거나, 전업주부로서 희생하는 배우자를 전제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불균형은 나중에 최후의 어떤 성공을 이루면 다 치유될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작가는 말한다. “삶에서 단 하나의 성공만이 너무도 중요해서, 그 하나의 성공만으로 모든 게 해결되는 그러한 성공은 없다.” 그래서 우리에게 자기계발서가 필요하다면, 그것은 ‘삶의 총체성’을 회복하게 해주는 자기계발서야 한다. 이 책은 일상의 나태함을 이겨내고, 일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실패를 노련하게 극복할 수 있는 삶의 여러 기술들을 담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삶에서 진정으로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묻고, 멈춰 세우고, 돌보게 한다. 그리하여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도록 다독이면서도, 놓치고 있었던 무언가를 잊지 않게 하고, 삶에 대한 생생한 의지를 불어넣는다. 성찰하고, 성장하며, 결국 성공으로 이끄는 진정한 자기계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