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조선의 선비, 귀신과 통하다.

세상엔 무조건 있다, 없다 란 흑백논리만으로 단정지을 수 없는 것들이 있는데 바로 ‘귀신’에 대한 것도 그러하다고 할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전설이나 민담을 좋아했던 나로서는 ‘귀신’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없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물론 내 자신이 직접 ‘귀신’을 본 적은 없지만 내가 보지 않았다고 해서 무조건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내 주변을 신경 써서 조금만 돌아다보면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한 일들을 심심치 않게 들어볼 수 있으며 옛 문헌이나 역사 속에서도 그 존재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기도 하다. 요즘도 여름만 되면 귀신과 관련된 방송을 하고 어떤 방송에서는 퇴마에 관련된 일들을 프로그램으로 방송하고도 있듯이 어찌 보면 ‘귀신’이라는 존재는 과학의 시대인 이 시대를 살아가는 데 있어서 무시할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조선의 선비, 귀신과 통하다]는 조선에서 현대까지의 귀신론과 귀신담에 대해서 담고 있다.

조선시대 이전의 역사에서도 귀신이라는 존재는 인간이 알 수 없는 다른 세계에 대한 두려움에서 출발하여 영혼의 기이한 활동 전반을 일컫는 귀(鬼)와 두려움을 내포한 채 숭배의 대상이 되는 초자연적 존재인 신(神)이 합쳐진 것이라 말할 수 있다.

유교를 사회이념으로 삼았던 조선시대의 선비들에게도 ‘귀신’이란 존재는 쉽게 없다고 무시할 수는 없는 존재였고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성현, 김시습, 남효온, 서경덕, 이익, 정약용 등의 학자들도 ‘귀신’에 대해서 논의를 펼쳤다.

그리하여 조선조에 확립된 것이 귀신론이며 그 전부터 전해오던 귀신과 관련된 문화적 현상을 귀신담이라 한다. 이 귀신담은 태곳적부터 전해 내려오고 있으며 지금도 아니 먼 미래에도 계속 생산될 것이다.



귀신에 대해서 관심이 있었지만 조선시대의 학자들이 귀신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를 펼쳤다는 것은 처음으로 알았다. 귀신이란 결국 삶에 대한 애정과 미련을 버리지 못한 존재이며 사랑과 대화를 원한다는 저자의 말처럼 단지 흥미거리나 여름의 더위를 잊게 해주는 이야깃거리로 전락시킬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해서 인정하고 내 삶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아야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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