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헬로 인도!

사람들은 돌아오기 위해 떠난다고들 말한다. 낯선곳에 발을 딛는 순간..
어느새 포근한 집을 떠올리고 앞으로 맞닥뜨리게 될 모든 사람들과 사건들에 대한
두려움이 새로운 세상에 대한 호기심보다 더 강렬히 마음을 헤집어 놓게 된다.

입이 짧아서 아무거나 잘 먹지도 못한다는 말라깽이 강래우는 뭄바이 공항에 내리는순간
보기좋게 한방먹고 말지만 자존심 하나는 제법 있는 친구인지..궁시렁 거리면서도
눈물을 질질 흘리면서도 '이상한나라 인도'랑 맞짱을 제대로 떠보는 대한의 남아였다.

작가가 남자였다는 사실을 미처 예상하지도 못했고 그저 인도로 떠난 여행에서
누군가와 강렬한 사랑을 했던 이야기려니...했었다.

흔한 여행서의 첫머리에 등장하는 지도도 없고 가장 싼 비행기 티켓은 어떻게 구했으며
이런 경로로 가야만 알토란 같은 여행이 된다는 이야기는 어디에도 없다.

젊다는건..무모해도 용서가 된다는 말과도 통한다..무작정 배낭하나 달랑메고
유유자적 대책없이 떠나보는 것도 무모보다는 용기라고 말해야 더 맞는 말이겠지만..

눈물없이는 들을수 없는 신파처럼 래우는 내내 징징거리면서 인도를 헤메고 다닌다.
'Don't worry, You're my son!' 하면서 고난을 헤쳐가는 선장처럼 그를 돌봐준 라즈쿠마에게
보기좋게 사기를 당하고 바지에 설사를 하면서 똥물을 뒤집어 쓴채 유서를 써야겠다고
마음먹는 장면에서는 '나라도 그런 생각이 들었을거야'하면서 슬며시 래우의 어깨를
감싸주고 싶었다.

수학을 완성한 나라! IT산업의 메카! 라는 빛나는 햇살뒤에
'뭐꼬?! 사람이고 개고 와 길거리에서 다 쳐자고 있노!'라고 외친 그의 선배말처럼
가난과 어둠의 그림자가 짙은 나라가 바로 인도라는 것을 알게된다.

인도는 중독성이 있다..라는 말은 여러 책을 통해서 들었었다.
과연 그 실체가 무엇인지..이책을 통해 다 알기는 어려웠지만 순수한 영혼과의
만남이 가능한 나라라는건 알것 같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을 대표하는 말...'빨리빨리'가 절대 통할 것 같지 않은 나라..
자존심 엄청 강한 거지가 무지막지하게 많은 나라..
제시간에 도착하는 열차는 절대 없을것 같은 나라..
아직도 카스트제도가 눈 시퍼렇게 살아있는 불평등의 나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지구인들에게 중독성을 주는 마법의 나라..

지긋지긋해져서 다시는 돌아보지 않을것만 같았던 여정에서 돌아오면
어느새 인도에 대한 그리움으로 몸살을 앓는다는 작가의 훌쩍거림에도
난 왜그런지..선뜻 이나라로 떠나지지 않을것 같다.

여행에서 만나는 좋은 친구들과의 인연이 아쉽기는 하지만...
래우가 처음 인도를 찾았던 나이의 딱 2배가 되는 내가 징징울면서
인도거리를 헤매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젊다는건 무모해도..울어도 좋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문명에 길들여져 원시의 면역성이 다떨어져 버린 지금..
가이드없는 인도여행은 자신이 없노라고..솔직히 고백한다.

래우씨..우리 나이쯤이면 이제 3등석 여행은 좀 버겁다는거..이해해 줄거죠?
특히 인도라면 말이에요.
그리고 언제 다시 만날지도 모르는 낯선 친구들과의 세가지약속을
멋지게 지켜낸 당신에게..한잔 사고 싶네요.

"Hello! leo..! brovo!


이전글이전 글이 없습니다
다음글[서평] 길에서 영화를 만나
댓글 작성하기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