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사, 역무원, 차장 등 열차를 달리고, 청소하고, 수리하는 모든 일을 어린이들이 도맡아 하는 독일의 ‘베페에(BPE)\'. 열한 살부터 열여덟 살까지의 소년, 소녀들이 공원 철도를 직접 운영해 나가는 모습을 통해 책임감과 미래를 향한 꿈의 소중함을 알려 준다.
“뽀~오!” “폭, 폭, 폭, 폭…….” 기차 소리가 점점 가까이 들립니다. 마침내 숲 속에서 녹색의 꼬마 증기 기관차인 에스엘(SL)이 네 칸의 열차를 끌고 모습을 드러냅니다. 열차는 베를린 공원 철도인 베페에(BPE)를 달리고 있습니다. 베페에(BPE)는 독일의 수도 베를린의 뷰르하이데 공원 안에 있어요. 놀랍고 신비한 자연의 세계, 일상의 궁금증, 상상력 넘치는 판타지의 세계를 펼쳐 보이는 ‘월드원더북스’의 여섯 번째 이야기는 멀리 독일에서 시작된다. 기관사, 역무원, 차장 등 열차를 달리고, 청소하고, 수리하는 모든 일들을 어린이들이 직접 해 내는 베페에. 《소년 철도원》에서 증기 기관차에 꿈을 싣고 달리는 소년, 소녀 철도원들의 흥미로운 모험담을 만나 보자.
베를린 공원 철도 베페에(BPE)
베를린 공원 철도 베페에(BPE)는 독일 슈프레 강의 자갈을 채취하기 위해서 1930년경에 만들어졌다. 베페에가 어린이들이 중심이 되어 운행되는 공원 철도가 된 것은 1956년, 통일이 되기 전 독일의 동독에서는 공부와 일을 함께 하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베페에는 이러한 생각에서 출발한 것으로 어린이들이 사회의 여러 가지 일을 배울 수 있는 시설 중의 하나였다. 통일이 된 후에 동독의 여러 제도와 시설이 사라졌지만, 공원 철도가 그대로 있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어린이들이 많았으므로 공원 철도는 그대로 남겨 두게 된다. 지금도 드레스덴과 라이프치히 등 예전 동독의 12개 도시의 공원 철도에는 많은 소년, 소녀가 일하고 있다.
철도의 모든 일을 어린이들의 힘으로
현재 베페에에는 열한 살부터 열여덟 살까지의 소년, 소녀 320여 명이 몇 개의 그룹으로 나뉘어 일하고 있다. 베페에에 들어갔다고 해서 곧바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이와 경험에 따라 할 수 있는 일이 정해져 있는데 여러 가지 일을 차례로 배워 가다가 18∼19세가 되면 역장이나 꼬마 증기 기관차 에스엘(SL)의 기관사가 될 수 있다. 이 책의 지은이가 만난 클라우스는 중학생으로 평일에는 학교에 가서 공부를 하지만, 주말이나 긴 휴가철이면 베페에에서 소년 철도원으로 일한다. 이렇게 공부도 하고 베페에에서 일도 하면서 소년 철도원들은 책임감을 배우고 자신의 미래를 준비한다. 소년 철도원의 경험은 사회로까지 이어져 베페에를 나온 사람 중에는 어른이 된 후에도 철도와 관계된 일을 하고 공부를 계속하는 사람이 많다.
증기 기관차에 꿈을 싣고 달리는 소년, 소녀 철도원
“클라우스는 이 일을 좋아하니? 커서 무엇을 하고 싶어?” “네. 아주 좋아해요. 앞으로 5년만 더 있으면 나도 에스엘(SL)을 운전할 수 있어요. 전 커서 독일 철도의 기관사가 될 거예요. 그리고 고속 열차도 설계해 보고 싶어요.” 클라우스를 비롯해 베페에에서 일하는 소년 철도원들은 증기 기관차에 장래의 꿈과 희망을 싣고 달린다. 어린이들에게 책임감을 길러 주고 싶다면 지구 저편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는 소년 철도원들의 흥미로운 모험담을 들려 주자. 오늘도 베를린의 공원 철도인 베페에에는 소년 철도원들의 손길을 거친 꼬마 증기 기관차가 “뽀-오.” 하며 힘차게 달릴 내일을 준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