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카메라맨 오리하라 케이가 담은 뉴욕의 옥상으로 떠난다. 마천루 옥상에 자리한 물탱크들은 수수께끼의 비행 물체처럼 보이기도 하고, 나무로 만든 모자처럼 보이기도 한다.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을 보며 상상의 나래와 실용적 정보를 함께 얻을 수 있다.
뉴욕의 빌딩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세계의 선진 도시 뉴욕. 그리고 하늘에 닿을 듯이 높이 솟아 있는 뉴욕의 빌딩들. 그 사이를 걷다 무심코 위를 올려다본다. ‘어, 저게 뭐지?’ 언뜻 보면 나무집 같기도 하고, 로케트 같기도 한 나무통이 눈에 들어온다. 그 나무통의 정체는 바로 뉴욕의 물탱크. 뉴욕에는 자유의 여신상과 화려한 빌딩만 있는 것이 아니다. 뉴욕이 세계 최고의 선진 도시로 발돋움 할 때부터 함께 있어 온 뉴욕의 숨겨진 이야기, 옥상 위의 고깔모자가 있다. 지금부터 눈에 훤히 보이는 곳에 있어도 그 동안 잘 알지 못했던 물탱크를 보러 떠나자. 뉴욕의 하늘을 바라 볼 줄 아는 사람의 눈엔 뉴욕의 물탱크가 보인다.
정다운 뉴욕의 풍경, 옥상의 고깔모자
‘네모나고 번쩍번쩍한 빌딩 안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제일 위층에 오르면 그곳에서 옥상까지 비상계단이 이어집니다. 좁은 계단을 올라가서 묵직한 문을 열자……. 문 저쪽에 펼쳐지는 둥근 나무통들의 정다운 풍경. 나는 뉴욕의 이런 풍경이 정말 마음에 듭니다.’ 밑에서 보는 물탱크는 귀엽기도 하고 불쑥 나타난 무법자 같기도 하다. 또 나란히 서 있는 물탱크는 데이트 중인 다정한 연인 같기도 하다. 이렇게 갈색의 둥근 나무통들은 네모난 뉴욕의 풍경을 한층 정답게 만들어 준다.
나무 물탱크의 역사와 구조
눈여겨보지 않으면 뉴욕에 열 번을 갔다 와도 있는지 모를 나무 물탱크가 100년 전의 빌딩에도 존재했다는 놀라운 사실! 약 100년 전의 뉴욕에는 유럽 등에서 밀려드는 이민자들을 위해 높은 빌딩을 세우기 시작했고, 7층이 넘는 빌딩에는 물탱크를 설치해야만 했다. 그 이민자 중 한 사람인 해리스 로젠워크는 1896년 단돈 55달러로 물탱크 회사를 세웠는데, 로젠워크가는 그로부터 4대째 가업을 이으며 새로 짓는 고층 빌딩마다 물탱크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물탱크의 역사 외에도 물탱크의 구조와, 효과 그리고 물탱크가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림과 사진으로 알기 쉽게 보여준다. 이 사실을 알고 뉴욕에 가면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보다 빌딩 위의 고깔모자들이 먼저 눈에 들어오지 않을까?
사진 속에 숨어 있는 물탱크를 찾아보자!
지은이는 친구 회사의 빌딩 옥상, 아파트 옥상, 그리고 길을 걸으며 보이는 다양한 물탱크의 풍경을 사진 속에 담았다.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양철 나무꾼의 고깔모자 같기도 하고, 로케트처럼 금방 하늘로 날아갈 것 같기도 한 옥상 위의 물탱크들. 사진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마치 고깔모자 마을 같은 또 다른 세상에 와 있는 듯하다. 책을 다 본 뒤 다시 첫 장을 펼쳐 보자.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서 내려다 본 뉴욕의 빌딩 숲 속에서 책을 처음 읽었을 때와는 또 다른 풍경이 보일 것이다. 물탱크만 보고 걷느라 개똥을 밟을 뻔하기도 했다는 지은이의 뒷이야기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