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 말들을 모두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
고래를 만나 보세요
부모님이 모두 일을 나가야 하는 집안 형편 때문에 민주는 1학년 쌍둥이 남동생을 도맡아 보살핍니다. 방과 후에 친구들과 만나서 노는 것부터, 너무나 배우고 싶은 태권도까지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말썽쟁이 남동생들과 같은 방을 써야 합니다. 민주 마음에 쌓여 온 불만은 상처가 되고, 5학년이 되면서 시시때때로 터집니다. 독자들은 불만투성이 민주가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자신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 말에 귀를 기울이고 스스로 상처를 치유할 방법을 찾게 될 것입니다.
왜 나만 못 하게 해
어쩌다 삼총사?
내 방을 갖고 싶어
고래를 만나러
비밀 친구
작살 맞은 고래
친구들과 함께
너쯤이야
이단 옆차기 얍!
고래를 타고
작가의 말
왜 나만 못 하게 해!
엄마, 아빠와 고래공원에 놀러 가는 등 사랑을 독차지하던 민주는 쌍둥이 동생들이 태어나면서 뒤로 밀려납니다. 게다가 동생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는 동생들 돌보는 일이 민주 몫이 되었습니다. 부모님 두 분 모두 하루 종일 일터에 계시기 때문입니다. 민주는 하루빨리 동생들에게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자기 방이 생기면 하고 싶은 일도 많습니다. 동생들 방해받지 않고 꽃 도장을 마음껏 새기고, 옷도 편하게 갈아입고 싶습니다. ‘어삼총(어쩌다 삼총사)’ 은영이, 영채와 학원도 함께 다니며 삼총사 기분을 한껏 누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민주에게 그런 날은 아주 멀게만 느껴집니다,
내 이야기를 들어 줄 누군가가 필요해!
하고 싶은 일은 많고, 마음속에는 불만이 쌓여 가는데 민주는 솔직하게 털어놓을 상대를 찾지 못합니다. 마음속에 쌓인 불만은 호시탐탐 고개를 내밀고 터뜨릴 대상을 찾습니다. 친구들에게서도 왠지 모를 서운함을 느끼고 점점 거리를 두는 민주. 그러던 어느 날 반구대 암각화를 보러 떠난 체험 학습에서 민주는 고래를 만납니다. 암각화에서 어렸을 때부터 가깝게 느낀 고래를 보다가 빠져든 민주는 ‘꿈틀’ 하고 움직이는 고래를 봅니다.
자신에게 성큼 다가선 고래를 잊지 않기 위해 암각화 포스터를 벽에 붙여 놓은 민주는 고래와 친구가 되어 마음속 말들을 털어놓습니다. 고래는 정답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묵묵히 민주의 말을 들어 주며, 그저 부리로 민주 볼을 쓰다듬어 주고, 민주를 태우고 동해 바다를 한번 둘러보고 옵니다. 민주 마음속에 딱딱하게 쌓여 있던 불만들은 어느새 몰랑몰랑해지고 그와 함께 부모님, 동생들, 친구들과의 관계도 서서히 회복되어 갑니다.
나도 이제 할 수 있어!
불행하기만 한 것 같은 열두 살 인생을 사는 민주는 엄마, 아빠와 고래공원에서 찍은 사진을 들여다보며 자신도 밝은 아이였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한 줄기 밝은 빛을 향해 천천히 걸음을 내딛습니다. 동생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뒤에서 봐주고, 그토록 배우고 싶어 하던 태권도를 배우기 위해 은영이의 도움을 받아 태권도 사범인 외삼촌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스스로 멀어진 친구들에게 자신의 속마음과 처지를 털어놓습니다.
민주와 고래를 보면서 자신의 마음속 깊이 눌러 놓은 이야기를 꺼내 보세요. 그러고 나면 내 마음이 얼마나 하늘 높이 날 수 있는지, 얼마나 넓은 바다 위를 날 수 있는지도 떠올려 보세요.
비밀 친구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아 보세요.
그러다 보면 몰랐던, 혹은 잊고 있었던 자신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을 거예요.
그리고 어느덧 껑충 자라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거예요.
그러나 옆에서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친구와 가족이 있다는 사실은 절대 잊으면 안 돼요!
- 작가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