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난데의 아이들』로 제1회 YA! 장르문학상 대상을 수상하며 한국형 영어덜트 소설의 새로운 신호탄을 쏘아 올린 조나단 작가가 후속작 『미르난데의 전사들』로 돌아왔다. 전 권이 황폐화된 지구를 벗어나는 아이들의 이야기였다면, 이번 작품은 어엿한 전사가 된 아이들이 우승자의 영예를 안고 화성으로 향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가상현실게임이라는 SF 소재 속에 판타지 세계관을 유연하게 녹여낸 전 권과 달리 『미르난데의 전사들』은 첫 장부터 본격적인 SF 서사를 예고한다. 더불어 화성에 먼저 도착한 이전 우승자들의 행방을 단서로 두어 화성과 미르난데에 얽힌 비밀도 암시한다. 화성이라는 미지의 공간에서 펼쳐지는 미르난데 ‘특별전’을 통해서 말이다.
“화성에 온 여러분, 환영합니다!”
화성에서 펼쳐지는 또 다른 가상현실
숨겨진 비밀을 파헤칠 마지막 이야기!
“이곳은 절대 낙원이 아니야.”
화성, 특별전, 사라진 우승자들
최후의 게임에 참가해 미르난데의 비밀을 밝혀라!
『미르난데의 아이들』로 제1회 YA! 장르문학상 대상을 수상하며 한국형 영어덜트 소설의 새로운 신호탄을 쏘아 올린 조나단 작가가 후속작 『미르난데의 전사들』로 돌아왔다. 완성도 높은 서사로 심사위원들의 찬사를 받은 작품의 뒷이야기답게 새로운 공간으로 이야기의 배경을 옮기고도 여전한 몰입도를 자랑한다.
전 권이 황폐화된 지구를 벗어나는 아이들의 이야기였다면, 이번 작품은 어엿한 전사가 된 아이들이 우승자의 영예를 안고 화성으로 향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가상현실게임이라는 SF 소재 속에 판타지 세계관을 유연하게 녹여낸 전 권과 달리 『미르난데의 전사들』은 첫 장부터 본격적인 SF 서사를 예고한다. 더불어 화성에 먼저 도착한 이전 우승자들의 행방을 단서로 두어 화성과 미르난데에 얽힌 비밀도 암시한다. 화성이라는 미지의 공간에서 펼쳐지는 미르난데 ‘특별전’을 통해서 말이다. 낯선 천국에서 참가하는 마지막 가상현실게임. 그 아름답고 기이한 세상이 바로 지금 시작된다!
모든 우승자의 최종 목적지
화성에서 펼쳐지는 최후의 게임
한나는 화성으로 향하는 우주선 안에서 거대한 우주와 행성을 내려다본다. 모든 지구인의 희망과도 같은 화성 이주권을 거머쥐고 목적지로 향하는 길, 한나는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하지만 눈앞에 펼쳐진 황홀경과 상반되는 지구의 모습, 미르난데에 참가하며 겪었던 지난 일들을 생각하면 다가올 미래에 마냥 기꺼울 수 없다. 이주권을 쟁취할 단 한 자리를 위해 매년 미르난데라는 위험한 게임에 뛰어드는 자신과 같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말이다. 그러니 더더욱 한나는 집중해야 한다. 자신이 화성에 온 이유, 누구도 답해주지 않는 질문의 답을 얻기 위해서.
화성은 또 다른 경이로움이어서 현혹되지 않도록 자신을 다잡아야 했다. 한나는 자신이 이곳에 온 이유를 되뇌었다.
윤슬의 죽음과 미르난데의 비밀.
그리고 가능하다면, 정말로 가능하다면…… 엄마 아빠를 찾기 위해. (9~10쪽)
화성에서 한나와 친구들이 우승자로서 갖는 첫 공식 일정은 다름 아닌 환영식이다. 지구에서만큼 화성에서도 미르난데의 인기는 대단하다. 이미 지상 최대의 엔터테인먼트로 자리 잡아 모든 화성 시민들의 관심이 이번 회차 우승자인 한나와 친구들에게 쏟아지고 있었다. 익숙한 듯 환대를 즐기는 친구들과 달리 한나는 그 자리가 피곤하기만 하다. 그렇게 성대하고도 지루한 환영식이 무르익을 무렵, 미르난데위원회의 해밀턴 위원장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말한다. 곧 우승자들을 위한 미르난데 ‘특별전’이 열릴 거라고. 더 이상의 게임은 없을 줄 알았던 한나와 친구들은 당황하고, 해밀턴 위원장은 일종의 팬 서비스라며 아이들을 달랜다. 우승자들만 참가하는 최후의 게임, 화성 시민들을 위한 특별전. 과연 이곳의 미르난데는 어떤 모습으로 아이들 앞에 나타날까?
“우리는 미르난데가 마지막 희망이라고 믿었다.”
마침내 미르난데의 비밀을 마주하다
특별전을 앞두고 한나는 화성 곳곳을 돌아다닌다. 모든 게 인공지능으로 통제되고 편의와 실리를 극대화한 화성의 첨단 시스템이 한나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그때, 넋을 잃고 거리를 배회하던 한나의 시선에 누군가가 들어온다. 한나의 눈을 마주 보며 은밀하게 자신을 따라오라는 듯 행동하는 남자. 자신을 찾는 친구들의 전화에도 한나는 남자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 이윽고 인파가 적은 곳에 도착하자 남자는 정체를 드러낸다. 바로 옆에 서 있는 여자와 함께. 그들은 한나의 부모님이다.
예상대로 부모님은 미르난데 개발을 위해 오래전에 화성에 와 있었고, 이미 지구로 돌아가려고 시도했지만 인공지능을 내세운 화성 정부의 강한 통제와 압박에 번번이 실패했다고 한다. 벅차고 반가운 마음에도 한나는 부모님이 하는 말에서 이상함을 감지한다. 화성 정부가 대체 왜 부모님을 막아 세운 걸까?
“지금의 화성은 지구 사람들이 생각하는 인류의 낙원이 아니야. 우리가 이곳에 와 알게 된 건데, 화성이 돌변한 건 화성 정부가 독립을 선언한 뒤부터라고 해. 그게 화성 내 권력 다툼이나 정치 문제 때문은 아니야. 뭔지 모르지만 화성 정부는 어떤 계획을 꾸미고 있고 그것을 위해 일관되게 움직이고 있어. 그 중심에 미르난데가 있고.” (64쪽)
친구 윤슬을 비롯해 반화성 단체의 접근까지, 미르난데에 의문을 제기했던 이들의 말에도 명확해지지 않던 한나의 의심은 부모님의 말을 듣고 마침내 확신으로 변한다. 그리고 화성에 도착한 뒤 느꼈던 수상한 점들을 떠올린다. 미르난데 우승자들을 왜 다시 미르난데에 참가하게 하는 걸까? 고작 팬 서비스일 뿐인 특별전을 왜 그리 엄격하게 준비하는 걸까? 이전 우승자인 형을 찾으려는 친구에게 특별전 이후에 찾으라 말하는 이유는 뭘까?
모든 의문이 하나를 가리키고 있다. 미르난데 특별전. 미르난데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서는 자신이 직접 미르난데에 들어가야 한다. 모든 게 끝났다고 안도했을 때 미르난데는 또 다른 미션을 건네준다. 이제 한나는 미르난데의 새로운 세상으로 향하는 문을 연다. 화성과 미르난데에 얽힌 비밀의 실마리를 두 눈으로 마주해야 할 때다.
판타지를 넘어 SF의 세계로
‘미르난데’ 세계관의 확장성
21세기 후반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여 ‘세상 모든 이야기의 세계’라는 독특한 설정의 가상현실게임으로 독자를 찾아왔던 미르난데가 확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다시 돌아왔다. 전 권인 『미르난데의 아이들』에서 처음 등장한 미르난데의 주 무대는 ‘중세 판타지’ 세계관이었다. 용과 전사, 마법사와 트롤이 등장하며 액션과 판타지를 사랑하는 독자의 흥미를 끌고, 가상현실로 구현할 수 있는 최대한의 상상력을 속도감 있는 전개와 생동감 넘치는 묘사로 전달했다. 더불어 황폐화된 지구에서 펼쳐지는 서바이벌 서사는 작품의 독특한 소재에 힘입어 그 몰입도를 더욱 높였다.
반면 『미르난데의 전사들』에서는 아예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작품 전반의 배경이 화성으로 옮겨지면서 미르난데의 무대 역시 화성의 풍경으로 변모해 새로움을 더했고, 가상현실 내에 등장하는 존재들의 위압감 역시 한층 심화되어 전 권보다 월등히 높아진 박진감을 자랑한다. 이에 더해 화성과 우주 공간에 대한 현실감 있는 묘사가 이 작품이 본격적인 SF 소설로도 부족함이 없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마침내 작가가 판타지 독자에서 그치지 않고 SF 독자까지 반갑게 읽을 수 있는 거대한 세계관 구축을 이룩해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미르난데의 전사들』은 단순히 후속작으로서 기대되는 작품이 아닌 확장된 세계관으로 배가된 재미를 전해줄 수 있는 작품임이 틀림없다.
장르소설을 사랑하는 영어덜트 독자들에게 ‘미르난데’라는 매력적인 이야기의 세계가 널리 소개되기를 바란다. 흡인력 강한 서사가 판타지, SF를 넘어 그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