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명작 엔진 교과서』는 인류 문명사에서 결정적인 순간을 장식한 명작 엔진 33가지를 추려 소개한다. 연대순으로 엔진의 탄생과 발전을 정리했으며, 해당 엔진의 메커니즘을 개괄해 설명한다. 제임스 와트, 뉴커먼, 벤츠, 디젤, 지멘스 등 엔진의 역사를 돌아보면서 인류가 성취한 놀라운 역사적 순간을 되짚어볼 수 있다.
머리말 엔진 역사의 결정적 순간을 돌아보다
제1부 초창기
제1장 엔진의 시작은 프로메테우스? 불을 손에 넣은 인류
제2장 하위헌스 엔진 물을 긷는 인류의 첫 엔진
제3장 세이버리 엔진 근대 예술의 기묘한 오브제 같은 모습
제4장 니에프스 엔진 첫 실용 내연 기관의 연료는 양치식물의 포자
제2부 산업용
제5장 뉴커먼 엔진 보를 이용해 펌프를 작동시킨다
제6장 와트 증기 기관 55톤짜리 보를 붙이다
제7장 르누아르 엔진 처음으로 상용화한 내연 기관
제8장 디젤 엔진과 제트 엔진 석유를 석탄으로 대신하다
제3부 선박용
제9장 사이드 레버 엔진 하늘과 땅을 뒤집어서 보자는 발상에서 탄생하다
제10장 비커스 암스트롱 엔진 증기 피스톤 엔진의 마지막 명작
제11장 B&W 디젤 엔진 머리와 엉덩이에 연소실이 있는 이상한 디젤 엔진
제12장 독일 MAN 엔진 쉴 틈 없이 계속 일하는 ‘월월화수목금금’ 엔진
제13장 헤셀먼 엔진 연료 분사 전기 착화 엔진이 잠수함에 탑재되다
제4부 항공용
제14장 르 론 엔진 프로펠러와 함께 자신도 돌아가는 엔진
제15장 지멘스 로터리 엔진 엔진과 프로펠러가 거꾸로 돌다
제16장 덴푸 21형 엔진 자동차 회사가 만든 엔진을 돌아보다
제17장 하쓰카제 엔진 독일 힐트 엔진과 비슷하지만 다른 엔진을 만들다
제18장 센타우르스 엔진 유유히 옥좌에 앉아 있던 엔진의 왕
제19장 가스덴 ‘하 143’ 엔진 MIT의 포로가 된 환상의 기관
제20장 하 51 엔진 가스등에서 태어난 최후의 2500마력
제21장 융커스 유모 성층권 엔진 실린더에 피스톤 2개를 넣다
제5부 자동차용
제22장 가스덴 L형 엔진 지프의 본가 윌리스가 자극받다
제23장 사피르 엔진 R 디젤을 만들 수 없었던 디젤 자동차
제24장 히노 DA57 엔진 계곡에서 잠든 채 기다리고 있던 기계
제25장 DB52 100식 엔진 옥좌에 앉으려다 실패하다
제26장 V형 12실린더 디젤 엔진 가스덴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다
제27장 GM 엔진 뉴욕 버스계를 장악한 디젤 기관
제28장 히노 EP100 엔진 연비를 한 번에 30%나 올리다
제6부 전차용
제29장 전차용 소형 디젤 엔진 유럽과 같은 시기에 개발하다
제30장 전차용 공랭식 디젤 엔진 대학 창고에서 버려진 엔진이 발견되다
제7부 기관차용
제31장 마이바흐 엔진 체펠린호에서 명성을 얻고 문제아로도 이름을 날리다
제32장 델틱 엔진 날뛰는 S보트의 대책으로 탄생하다
제33장 힌덴부르크 엔진 비행선에서 어뢰정으로 변신하다
맺음말 감사의 말을 전하며
참고 문헌
엔진은 어떻게 역사를 이끌어왔는가?
인류 문명사의 결정적 장면을 장식한 명작 엔진
문명의 전환점마다 놀랍고 빼어난 엔진이 등장했다. 18세기에 제임스 와트의 증기 기관이 나타나 산업혁명의 여명기를 이끌었고, 19세기에 니콜라우스 오토가 만든 가스 엔진과 벤츠-다임러가 만든 가솔린 엔진, 루돌프 디젤이 만든 디젤 엔진이 자동차 · 비행기 산업의 기초를 닦았다. 엔진이 문명의 발전을 이끈 원동력이 된 셈이다.
《세계 명작 엔진 교과서》는 인류 문명사에서 결정적인 순간을 장식한 명작 엔진 33가지를 추려 소개한다. 연대순으로 엔진의 탄생과 발전을 정리했으며, 해당 엔진의 메커니즘을 개괄해 설명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시대마다 어떤 사회적 요구가 엔진 발전을 이끌었고, 다시 엔진이 어떤 방향으로 사회를 이끌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명작 엔진의 탄생 비화와 역사
메커니즘 해설로 읽는 엔진의 문명사
저자는 엔진 역사를 나열하면서도 자동차용이나 항공기용 등 용도별로 묶어 정리한다. 대체로 기술 발전이 시간순으로 이뤄졌고, 엔진을 용도별로 설명하는 구성이 엔진 역사 전체를 이해하는 데도 쉽기 때문이다. 하위헌스, 세이버리, 뉴커먼 엔진 같은 초기 기관을 살펴보고 이후에 선박과 항공기 등에 쓰인 디젤 엔진, 로터리 엔진 등을 차례대로 알아본다. 언제나 그렇듯 역사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이 책은 산업혁명 이전에 어떤 엔진이 존재했고, 그 기술적 유산이 어떻게 엔진 역사에 스며들어 전개되었는지를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세계 명작 엔진 교과서》는 단순히 먼지 덮인 옛 엔진을 하나씩 꺼내 소개하는 책이 아니다. 저자는 공학자다운 시선으로 엔진의 구조와 특징을 분석하고, 특정 엔진이 기술 발달사에서 어떤 위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또 어떤 기술적 한계를 돌파하며 발전해왔는지를 알려준다.
저자의 설명이 빛을 발하는 부분은 바로 엔진을 소개할 때마다 빠짐없이 첨부된 엔진 그림이다. 100여 장에 달하는 그림 모두는 저자가 직접 그린 것으로, 엔진 모습과 작동 원리를 상세히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또한 엔진 그림 외에도 관련 자료가 상당하다. 저자가 수십 년간 발품을 팔며 수집한 부품 설계도와 원리도인데, 모두 쉽게 접할 수 없는 것들이다. 자동차나 비행기, 전차와 잠수함 분야의 마니아라면 흥미롭게 살펴볼 지점이다. 최초의 경식 비행선 체펠린에 탑재한 엔진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MB500 엔진의 횡단면도, 델틱 엔진의 원리도 등 마니아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할 자료가 가득하다.
이렇듯 저자는 자신이 찾고자 하는 엔진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간다. 의문에 싸인 엔진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벌이는 저자의 고군분투도 책을 읽는 재미 중 하나다. 최초로 성층권을 돌파한 융커스 유모 디젤 엔진의 실체를 알아내려고 독일로 건너간 일화가 대표적이다. 저자는 유모 엔진을 만든 융커스 교수의 직계 후손을 만나려고 자신의 인맥을 총동원했고, 결국 독일 현지에서 귀중한 자료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이밖에도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이나 독일 박물관을 방문해 정체불명의 엔진을 수소문하고, 미국 현직 파일럿을 찾아가 자료를 받아오는 등 여러 뒷이야기를 읽다 보면, 마치 보물을 찾아 나선 모험가의 흥미로운 탐사기를 읽는 듯한 재미마저 느낄 수 있다.
역사를 바꾼 엔진, 엔진을 바꾼 역사
인류가 성취한 놀라운 순간을 되짚어보다
엔진과 문명에 얽힌 이야기를 하자면, 역시 산업혁명부터 시작해야 한다. 인류 최초로 기계의 힘을 동력원으로 활용한 시대가 바로 그때이기 때문이다. 인류는 18세기에 일어난 산업혁명 덕분에 폭발적인 기술 발전을 경험했고, 이를 기반으로 문명은 크게 발전했다.
산업혁명이 일어난 배경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직접적인 원인을 찾자면 역시 제임스 와트 증기 기관의 발명을 꼽을 수 있다. 물론 그전에도 몇몇 엔진이 등장해 문명의 방향을 산업혁명으로 이끌었다. 세이버리, 뉴커먼 엔진이 그 주역인데, 특히 세이버리 엔진에 얽힌 이야기가 흥미롭다. 16세기에 영국은 스페인 무적함대를 무찌른 후에 중상주의를 펼쳤는데 이는 석탄 산업의 부흥으로 이어졌고, 이 같은 사회 변화는 결과적으로 세이버리 엔진의 탄생을 가져왔다.
《세계 명작 엔진 교과서》에는 이런 사례가 무수히 등장한다. 특히 세계대전 당시에 등장한 엔진과 관련해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다. 예를 들어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전차로 러시아의 T34 전차를 상대했는데, 대패를 경험하고 말았다.(디젤 엔진을 탑재한 T34 전차가 우수했다.) 결국 이 패배는 히틀러의 죽음과 종전으로 이어졌다. 문명과 엔진은 이처럼 서로에게 영향을 주면서 역사라는 큰 수레바퀴를 굴린다.
이 책은 분명 엔진을 주제로 과학사를 정리한 도서지만, 세계 첫 다운사이징 엔진을 개발한 저자의 진심 어린 조언도 책 곳곳에 담겨 있다. 어떤 자세로 기술 개발에 임하고 공부해야 하는지, 달성하고자 하는 일을 추진할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기술자로서 갖춰야 할 마음가짐을 진심을 담아 말한다. 엔진의 역사와 메커니즘 해설, 거기에 세계적 명성을 지닌 공학자의 조언이 들어 있는 이 책은 역사 마니아와 예비 기술자, 현직자에게 소중한 자료집이자 지침서가 되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