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끝나거나 선거가 다가오면 어김없이 교육 현장의 전쟁이 시작된다. 한자교육의 폐지, 자사고·외고의 폐교 등 백년대계가 하루아침에 뒤집히는 현실은 학교보다 부모의 재력이나 정보가 중요하다는 불안감만 가중시킨다.
그럼에도 4차산업혁명, 생명공학, 블록체인 등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며 ‘창의성’이 교육의 제 1 목표가 되었지만 창의성의 꼬리도 잡아 보지 못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창의성을 태도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창의성은 머릿속에서 생겨난다. 프로젝트 수업을 하고, 토론식 과제를 하고, 융합형 교과서를 개발한다고 해서 창의성이 생겨나지는 않는다.
인지심리학은 이에 대한 확실한 정의를 내리고 있다. 기억에 기초하지 않은 토론과 프로젝트는 속 빈 강정일 뿐이라고. 그냥 창의성을 공부하는 척 믿게 만드는 것일 뿐이다. 갈릴레이, 스티브 잡스, 미켈란젤로 등 창의성의 달인들은 어떻게 공부를 했을까?
호모사피엔스는 생각하는 인간이다. 생각은 어디서 나올까? 기억이다. 기억이 없다면 생각도 없다. 기억이라는 원료가 가득 차야 창의성도 뿜어져 나온다. 상상력과 창의력의 재료는 기억이다.
토론을 하기 전에, 융합을 하기 전에 기억을 만들어 줘야 한다. 기억이 어떻게 크래프팅(crafting)되는지에 따라 인생의 방향이 바뀐다. 기억은 돈보다 소중한 인간 최고의 자본이다. 창의성은 하늘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수많은 기억들이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생산한 산물이다. 창의성은 창조가 아닌 기억 간의 융합이다.
이 책은 토론과 과제기반 학습을 통해 학생 스스로 창의성을 만든다고 믿는 독자를 위한 책이 아니다. 시대는 변하는데, 이건 아닌데 생각하는 독자를 위한 책이다. 기억을 주입식 교육이라고 폄하하고 싶거나 창의성을 신처럼 떠받들고 싶은 독자에게는 권하고 싶지 않다. 과학적 연구 결과로 확인하며 새롭게 창의성을 찾고 싶다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프롤로그
1장, 너 자신을 알라! 그래서 아니?
지피지기의 의미
정체성의 핵심
나는 누구인가
나 = 내 기억(memory)
일에 미치는 정체성의 중요도
2장 짜릿한 두뇌 만들기
스마트폰으로부터 자유
주의력을 망치는 요인들
기억은 쉽지 않다
게임의 시대
뇌를 위한 공부법
창의적 인재
내 것이 없는 者
3장 본 대로 배운 대로 써먹다
공부, 어여쁜 변신술!
인간 욕구에 따른 공부
지식 사용의 효과
문자가 뇌에 필요한 이유
후일담
4장 호기심 멱살잡기
진심을 만드는 힘, 호기심
지식의 충돌과 호기심
정보간극이론
암기식 교육
호기심과 행복
무지의 지
5장 인간은 배경을 닮는다
맥락과 학습
탐색반사: 시험 보는 환경이 공부한 환경과 다를 때
시험장에 없는 것들
어디서 공부해야 하는가
6장 학원에 중독되기 전 알아야 할 것들
어휘력
깊은 집중력
필기술
플래닝
학군 차별에 대한 근거(?)
7장 기억을 지배하는 자
방금 전에 배운 것도 기억 안 난다!
기억의 골든타임
지식의 유통기한
간격을 두고, 독특하게
느낌 따르면 망한다
8장 리추얼
수업의 풍경
게임과 웹툰
의도적 집중을 방해하는 요물, 스마트폰
집중은 ‘하는 것’
집중 제1원리
선택적 집중의 혜택
의도적 집중은 마음먹는 것이 아니다
리추얼: 집중은 습관이다
9장 머리에 남는 필기술
폴라니의 역설
손 필기 vs. 노트북 필기
10장 잠은 기억의 완성
수면결핍병
기억을 증진시키는 수면
당신의 잠을 방해하는 스마트폰과 술
11장 꼰대의 공부
올챙이는 개구리 마음 모른다
방법이나 알려 줘요
예측 가능한 상황 뒤에 공부할 계획을 삽입하라
계획을 세우지 말고, 실행 의도를 만들어라
공부 습관의 시작
12장 책을 여는 순간
언어가 문제다
스마트폰의 뇌 VS 독서의 뇌
독서 따라잡기
13장 모든 스트레스가 공부가 된다
공부와 좋은 스트레스
최적의 상태
◆ 참고문헌
인간이 가진 최고의 자본은 바로 ‘기억’
기억을 조종하는 자, 미래를 지배한다!
창의성은 창조가 아니다. 기억의 융합일 뿐!
가짜 공부와 가짜 창의성에게 날리는 인지심리학의 팩트 폭격!!
수능이 끝나거나 선거가 다가오면 어김없이 교육 현장의 전쟁이 시작된다. 한자교육의 폐지, 자사고·외고의 폐교 등 백년대계가 하루아침에 뒤집히는 현실은 학교보다 부모의 재력이나 정보가 중요하다는 불안감만 가중시킨다.
그럼에도 4차산업혁명, 생명공학, 블록체인 등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며 ‘창의성’이 교육의 제 1 목표가 되었지만 창의성의 꼬리도 잡아 보지 못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창의성을 태도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창의성은 머릿속에서 생겨난다. 프로젝트 수업을 하고, 토론식 과제를 하고, 융합형 교과서를 개발한다고 해서 창의성이 생겨나지는 않는다.
인지심리학은 이에 대한 확실한 정의를 내리고 있다. 기억에 기초하지 않은 토론과 프로젝트는 속 빈 강정일 뿐이라고. 그냥 창의성을 공부하는 척 믿게 만드는 것일 뿐이다. 갈릴레이, 스티브 잡스, 미켈란젤로 등 창의성의 달인들은 어떻게 공부를 했을까?
호모사피엔스는 생각하는 인간이다. 생각은 어디서 나올까? 기억이다. 기억이 없다면 생각도 없다. 기억이라는 원료가 가득 차야 창의성도 뿜어져 나온다. 상상력과 창의력의 재료는 기억이다.
토론을 하기 전에, 융합을 하기 전에 기억을 만들어 줘야 한다. 기억이 어떻게 크래프팅(crafting)되는지에 따라 인생의 방향이 바뀐다. 기억은 돈보다 소중한 인간 최고의 자본이다. 창의성은 하늘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수많은 기억들이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생산한 산물이다. 창의성은 창조가 아닌 기억 간의 융합이다.
이 책은 토론과 과제기반 학습을 통해 학생 스스로 창의성을 만든다고 믿는 독자를 위한 책이 아니다. 시대는 변하는데, 이건 아닌데 생각하는 독자를 위한 책이다. 기억을 주입식 교육이라고 폄하하고 싶거나 창의성을 신처럼 떠받들고 싶은 독자에게는 권하고 싶지 않다. 과학적 연구 결과로 확인하며 새롭게 창의성을 찾고 싶다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출판사 서평
진짜 공부는 기억을 만드는 것
‘꿈과 끼’를 찾아야 진로(career)를 찾을 수 있다는 교육부의 캐치프레이즈는 공허하다. 꿈만 찾아 진로를 정한다면 청소년의 바람(?)대로 ‘건물주’가 답이 될 수밖에 없다. 자신에게 맞는 꿈을 찾는 방법 보다는 꿈이 없는 청소년을 한심하게 보는 입학전형이나 면접은 청소년들에게 부모의 꿈과 가짜 희망을 강요하기에 충분했다.
이런 교육의 이면에는 ‘기억 만들기’는 힘들고 구시대적 교육법이라는 선입견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인간의 뇌 용량은 구석기 이후로 커다란 변화가 없는 상태다. 구석기 사람과 CPU와 하드가 비슷한 상태다. 우리의 뇌는 아직도 구석기 선조들과 같은 방식으로 구동되고 있다. 최신의 소프트웨어 윈도우 10을 설치한다고 해도 구형 모델 그대로 인간은 살아가고 있다.
시대가 변하면서 최신의 교육방법들이 쉬지 않고 나오고 있지만 학생들의 교육적 성취는 과거에 비해 크게 나아진 바가 없다. 그렇다면 수천 년 동안 변하지 않는 인간의 인지능력에 맞게 공부 방법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
사회심리학자 에릭슨(Erik Homburger Erikson)은 ‘정체성’을 죽기 전까지 달성해야 할 인생의 첫 번째 과업이라고 정의했다. 물론 남에게 끌려다니는 인생을 추구하는 사람에게는 정체성이 필요 없다. 왜냐하면 정체성은 인생에 대한 중요한 판단과 의사결정을 내리는 동기부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정체성이 확고하면 시간낭비를 하지 않고 실패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정체성을 키우는 것이 공부다. 에릭슨에 따르면 10대 시절에 찾아야 하는 것이 ‘정체성’이라고 말한다. 정체성은 나의 기억에서 시작된다. 기억이 없이는 정체성과 인생의 철학을 만들 수 없다. 뭔가 성취했던 기억, 실패했던 기억들이 모여 나를 만든다. 내가 바로 기억이다.
스마트폰이 인생에 미치는 악惡영향
정체성이 없으면 동기부여를 받기 힘들다. 어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청년과 청소년도 지식과 기억이 없기에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다. 이건 그들만의 잘못이 아니다. 나이에 맞는 기억을 형성할 기회를 스스로 박탈하거나, 환경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체성을 망치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는 도구가 ‘스마트폰’이다. 정체성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를 밀어 붙이는 주의집중력이 필요한데, 집중력을 방해하는 1등 공신(?)이 스마트폰인 것이다. 현재 10대 청소년들은 1시간에 27개의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으며 하루에 150회~190회 정도 스마트폰을 확인한다. 하루에 소비하는 영상 정보는 34기가바이트인데, 이는 영어 단어 10만 개에 해당하는 양이다.
인간의 의사결정에는 주의력이 필요하다. 하루에 쓸 수 있는 주의력의 양은 한정되어 있다. 2분마다 어떤 동영상을 볼지 결정하는 주의력과 3시간 운동을 할지 결정하는 주의력의 크기는 같다. 하지만 그 효율은 완전히 다르다.
그런데 왜 인간은 2분짜리 동영상에 중독되는 걸까? 정말 신기하게도 우리 뇌는 짧은 의사결정과 과업 수행에도 뭔가 성취감을 느낀다. 이런 작은 성취감에도 도파민이 생성되지만 그 분비량이 감질나기 때문에 또 바로 짧은 과업으로 넘어간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이것이 게임과 도박에 중독되는 과정이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따뜻한 가정에서 자란 기억도, 학교에서 뭔가 성취한 기억도 없이 짧은 만족에 안주하며 살게 되는 것이다. 동영상을 많이 봐도, 창의적인 게임을 해도 뇌에는 일말에 도움도 안 된다. 후두엽만 자극할 뿐이다. 후두엽은 기억을 담당하는 기관이 아니다. 그냥 쌓였다가 지워진다.
내 것은 내 안에서 나온다. 창의성, 공부 모두 기억에서 시작한다. 내 뇌가 나다. 우선 뇌에 무엇이든지 넣어야 한다. 맛있고 색다른 주스를 만들려면 기존의 재료만으로는 안 된다. 뇌 속에 여러 정보. 음악, 미술, 사회, 경제 등 국영수말고도 다양한 정보를 넣어야 한다. 그래야 이제까지 맛보지 못한 색다른 정보가 탄생되는 것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장시간 노력하는 것이다. 지금도 많은 학생들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그건 그냥 문제 풀이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어휘력이 없는데 글 쓰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 것이고, 영어 단어를 모르는데 영어 토론 수업에 등록한 것과 같다. 속이는 공부는 나의 기억이 될 수 없다. 쌓였다가 지워진다. 학습을 재단하지 말고, 어떤 쉬운 방법을 찾지 말라. 공부와 삶은 다 힘든 것이다. 기억은 반복으로 저장된다. 호모사피엔스의 본질은 기억이다. 기억을 활용해 상상력을 재배열했고, 변화에 대응했다. 요즘은 이해라는 단어로 공부와 인식을 표현한다. 이게 아니다. 인간으로서의 본질을 통째로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다. 기억을 버려서는 안 된다.
호기심 유발자
창의성하면 호기심을 빼놓을 수 없다. 문제집만 풀면 호기심이 생기고, 호기심을 유발시키는 학원에 가면 수학·과학을 어렵지 않게 도전하게 된다는 광고는 여기저기서 찾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방법으로 호기심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없다.
호기심도 기억을 통해서 만들어 낼 수 있다. 우리의 어린 시절을 생각해 보자. 호기심은 긍정적인 상황에서 발생한다. 즉, 뭔가 꽂힌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행복할 수밖에 없다. 지금도 호기심이 있다면 당신은 행복한 사람이다. 그리고 호기심은 정보에서 출발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는 호기심이 생기지 않는다. 세종대왕의 아내가 8명이라는 정보를 알게 된 후에야 다른 조선의 왕들의 아내 숫자가 궁금하고. 세계 최고의 부자 이름을 알고 나서야 한국 최고 부자가 궁금한 것이다. 영화 〈어벤져스〉에서 인피니티스톤의 존재를 알아야 각각 다른 스톤의 힘을 검색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호기심은 좋은 문제집과 학원만 다닌다고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정보가 쌓인 후에야 뇌 속에서 호기심을 발생시킨다. 정보가 호기심을 생성한다는 현실은 어쩔 수 없는 정보 암기라는 문제를 일으킨다. 이를 간과한 공교육을 대신해 사교육 시장이 치고 들어온 현실은 아쉽지만, 휴대폰으로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책이라도 한 자 더 보는 것이 호기심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 또한 간과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