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녹록치 않은 삶을 살아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 1592년 봄, 부산 앞바다에 수백 척의 왜선이 몰려왔어요. 예고도 없이 들이닥친 왜군에게 조선의 군사들은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었지요. 조총을 앞세워 바다는 물론 순식간에 육지까지 올라온 왜군은 2개월이 채 되지 않아 조선 땅을 점령해 버렸어요. 선조 임금과 조정 대신들은 평양으로 피난가기 바빴어요. 7년 동안이나 이어진 전쟁, 바로 ‘임진왜란’이 일어난 거예요. 왜군들은 마을을 마음대로 휘젓고 다니며 조선의 백성들을 괴롭혔어요. 가뜩이나 주린 백성들은 더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절을 보내야 했어요. 그 시절을 당차게 살아 낸 소년 장이! 책고래아이들 시리즈 열다섯 번째 동화책 《수영성 소년 장이》는 임진왜란이라는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녹록치 않은 삶을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주인공 장이는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목수 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었어요. 아버지는 수군의 배를 만드는 일을 했지요. 전쟁이 일어나자 아버지는 마을 청년들을 이끌며 의병 활동을 했어요. 하지만 얼마 못 가 그만 왜군에게 붙잡혔지요. 장이는 친구 경래를 찾으러 몰래 왜선에 올랐다가 들키는 바람에 왜나라로 끌려가게 되었어요. 낯선 땅, 낯선 사람들 속에서 장이는 외롭고 고된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그러다 자신을 도와주었던 신부님과 함께 포르투갈에 가게 되지요. 임진왜란은 우리 민족이 겪었던 아픈 역사 중 하나예요. 수많은 사람들이 왜군의 손에 목숨을 잃었고, 삶의 터전은 불타고 짓밟혔지요. 가족과 생이별을 해야 하는가 하면, 왜나라 사람의 노비가 되어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으며 살기도 했어요. 《수영성 소년 장이》는 역사책에서 미처 전하지 못한 임진왜란의 참혹한 시절에 대해 말하고 있어요. 왜군을 무찌른 위대한 인물의 이야기가 아닌, 그저 평범하고 순박한 소년의 이야기로 말이지요. 《수영성 소년 장이》를 읽은 아이들이 ‘임진왜란’이라는 아픈 역사를 조금 더 깊이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저 머릿속으로 기억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고 이해하는 ‘살아 있는’ 역사로 말이에요. 또 세상을 바라보는 눈도 한 뼘 자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