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동문학의 선구자 마해송 선생(1905~1966)의 업적을 기리고 한국 아동문학의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문학과지성사가 2004년 제정한 마해송문학상의 제20회 수상작 『아일랜드』가 출간되었다. 수상자 김지완 작가는 첫 작품 『아일랜드』로 마해송문학상을 수상한 데 이어 『순일중학교 양푼이 클럽』으로 제14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며 필력을 인정받았다.
『아일랜드』는 국제공항을 배경으로 인공 지능 안내 로봇 유니온이 탑승객, 폭발물 탐지견 티미, 공항 미화원 안다오 등과 교감하며 자기 존재의 고유성을 찾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그린 장편 SF 동화다. 유니온은 로봇이지만 현상 세계 너머 ‘영혼’을 탐색하고, 공항을 오가는 사람들의 ‘영혼’에 관심을 갖는다. 무엇보다 1인칭 시점으로 자신의 세상을 독자들에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김지완 작가는 마음을 탐색하는,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로봇 유니온을 통해 우리 동화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철학적인 주제를 말하면서도 관념에 빠지지 않도록 주인공과 그 주변 캐릭터들의 사유와 대화에 공을 들여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져 프로그램대로 움직이다가, 언젠가 폐기될 로봇이 다양한 국적의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국제공항의 풍경을 어떤 시선으로 담아낼지 시작부터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