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도, 할머니, 할아버지도
신나는 음악 소리에 맞추어 춤을 춰요
어렸을 때 우리는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참 많았어요. ‘꿈’에 대해 묻는 어른들에게 당차게 대답을 하는가 하면, 내가 가진 ‘꿈’을 친구들 앞에서 자랑처럼 늘어놓기도 했지요. 하지만 나이가 들어 갈수록 꿈은 소박해집니다. 한 아름 안기도 벅찰 만큼 대단했던 크기는 손바닥만하게 줄어들어요. 생기를 잃어 누구에게 내 보이기도 쑥스러울 만큼 볼품없어 지기도 하지요. 그래서일까요? 어느 순간부터는 더 이상 꿈 이야기를 하지 않게 됩니다.
책고래마을 스물다섯 번째 그림책 《쉘 위 땐스?》는 오랫동안 마음속에 꿈을 간직한 채 춤을 추는 멋쟁이 할머니 이야기예요. 할머니는 젊은 시절부터 춤을 추었어요. 알록달록 화려한 옷을 입고 무대 위에서 공연도 많이 했어요. 오늘은 그때 함께했던 친구들과 모여 파티를 여는 날이에요. 할머니는 한껏 멋을 내고 파티장으로 향했지요. 드디어 신나는 음악 소리와 함께 파티가 시작되었어요. 머리는 하얗게 세고 몸도 예전처럼 늘씬하지 않지만 그런 건 상관없어요. 모두가 어울려 흥겹게 춤을 추는 지금 이 순간이 무엇보다 중요하니까요.
‘춤’에 대해서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편견을 가지고 있어요. 젊은이들만을 위한 스포츠이자, 문화라고 말이에요. 또 춤을 즐기는 것보다 멋지게, 잘 추는 것에 관심을 갖지요. 하지만 《쉘 위 땐스?》를 읽다 보면 춤을 추는 데 꼭 필요한 것은 결국 활짝 열린 ‘마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아이와 어른이 함께 어울려 신바람 나게 춤을 추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됩니다. 어깨를 들썩들썩 춤을 추고만 싶어져요. 어딘가 어설프기도 하고 익살맞기도 하지만 모두가 행복해 보이니까요.
오늘날 어른들 뿐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행복’은 멀리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내 곁에 없으므로 부단히 찾아야 하고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지요. 그런 우리들에게 《쉘 위 땐스?》 속 사람들의 환한 얼굴은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그리고 다시 주위를 돌아보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