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사학과 한국 고대사 서평

학계 역사학자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교수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며 울분을 터트리는 저자의 글을 읽으며 고대사 학계야 말로 소위 요즘 유행하는 똥.떵.어.리 들이 모여있는 곳이자 식민사학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자들의 집단이란 인식을 갖게 한다.
내가 한국 고대사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단재 신채호 평전>에 또렷한 각인 이상의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일제침략으로 말살된 우리나라 역사의 정통성을 살리고자 식민주의사학을 철폐하고자 노력하신 분이기에 마침 식민사학과 한국고대사란 이름으로 출간된 이 책에 큰 관심이 갔다.
일제 치하에서 벗어난지 두 세대가 지난 현재에도 식민사학으로 인해 알게 모르게 우리가 갖고 있을 잔재가 무엇이고 그런 잔재로 말미암아 아직 치유하지 못한 우리의 고대사가 무엇인지 그런 것을 알고 싶었던 참에 이 책을 들었지만 기대했던 그런 책은 아니라서 실망이 컸다. 책을 접할때 책 소개글을 좀더 자세히 읽어 볼껄 하는 후회막급한 심정이 일었다.

화해를 전재로 진실을 밝히겠다는 의지로 표명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진실과 화해 위원회'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진실이 밝혀졌는지 유무는 모르겠으나 시시비비를 하는 것이 옳은 처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책에 따르면 식민사학으로 물든 기득권층이 정통성을 부정하는 것이 사학계의 이해라는 처사에 대해 쉽게 납득이 가질 않는다. 한편으론 모든 국민이 배우는 국사라는 과목이 아직도 정당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측면에서 처절한 아쉬움을 느꼈다.
현재에도 식민사학의 추종자를 키우는 것이 일류대학의 프리미엄이라고 처절하게 항변하고 일본의 논문을 그대로 베끼는 고대사 학회에 만연한 게으름을 질타하는 저자의 모습을 보면서 호쾌한 기분이 들기보다는 내내 우울한 기분이 드는 것은 왜일까?

역사학적 식견이 현저히 부족한 나로선 고대사 학자들에게 신랄한 풍자와 독설을 내뱉으며 퍼붓는 증거에 관해서 제대로 이해하질 못하겠다. 차라리 이 책을 읽느니 인터넷 검색을 통해 식민사학의 정의와 폐단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 정보를 얻는데 더욱 빠르고 간편할 것이다.
일본과의 스포츠 게임이 열리는 날이면, 이를 악물고 일본을 저주하는 애국주의자가 되면서도 전자제품 만큼은 일제를 쓰는데 알레르기가 없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하다. 일본의 대동아 공영이라든가 중국의 동북공정과 관련된 시사적인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글을 썼거나 친일진상규명법이나 과거사 청산 관점 등 잊혀진 우리의 역사를 복원하는데 힘을 모았더라면 만인이 환영하는 책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짙다.

예스24: http://blog.yes24.com/document/1123251
교보: http://booklog.kyobobook.co.kr/pirius/R1/339313
추신: 기대했던 책이 아니라 내심 실망했습니다. 그래도 서평의 의무를 다하고자 읽고자 노력했습니다.
좋은 평점을 드리지 못해 출판사와 북스토리에게 죄송스런 마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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