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잡기

조선잡기
-일본인의 조선정탐록

일본인이 바라본 조선의 모습. 서양 사람이 혹은 조선 사람이 같은 시점의 이야기를 다루었다면 분명 많이 다른 이야기가 완성되었으리라.
일본사람의 입장에서 약소국을 바라보며 쓴 글이기에, 그리고 일본에서 조선에 대한 이미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이 쓴 글이기에 그 눈에 비친, 그리고 글에 나타난 조선의 모습은 안타까움 그 자체다. 조선인을 불결, 나태한 사람으로 치부하고, 부패한 민족으로 전락시킨다. 그래서 그들의 후손으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저자를 탓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이 저자가 쓴 글은 그 자신의 눈에 비친 모습이고 또 혼마 규스케가 다닌 지역, 만난 사람 일부에 대한 이야기이다. 즉, 이 글에 담긴 내용이 조선, 조선 사람을 대표한다고는 할 수 없다. 부끄럽고 화가 난다고 해서 이 책을 덮어버릴 일은 아니다. 부정적인 면도 있지만 그냥 평범한 내용 혹은 긍정적인 부분도 담고 있다. 당시 시대상과 저자의 국적을 감안하고 그냥 이런 사람들도 살았구나 라고 생각하며 읽어나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읽는 사람들의 정신건강에.
특히 3부 의식주와 기이한 풍속을 담은 내용에서는 가마, 모자, 평상복, 두루주머니 등 조선인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표현이 많이 나오다. 상상하며 읽으면 재미있다. 엿장수가 가위를 손에 들고 째칵째칵 소리 내며 엿이요, 엿이요 소리 지르는 모습, 우리가 알고 있는 엿장수의 모습이 아니던가.
풍년춤도 잘 표현하고 있고, 개고기를 먹는 풍습 또한 지금과 다를 게 없다. 소금이 귀했다는 내용도 담고 있고, 매운 고춧가루를 먹는다는 내용도 있다. 전염병에 걸린 사람을 홀대하고 버리는 모습은 정말 안타깝고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한편으로는 가난과 의료기술의 부족, 그리고 전염병의 확산을 방지하고자 했던 조상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려주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일본인은 사뭇 진지하게 우리나라 조선을 바라보았고, 그것을 기록했다는 생각이 든다. 조선인과 대화를 통해 그들의 생각을 엿보고 눈으로 보고 느낀 것을 기록했다. 이러한 많은 양의 기록을 남겨준 것이 고맙게 느껴진다. 조선의 모습을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의심을 도깨비를 만든다는 부분에서 객사 주인을 도둑쯤으로 오해한 에피소드를 보면 알 수 있듯 언어의 차이,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오류도 많이 범했으리라. 그런 것을 감안하며 읽어야겠다. 새로운 눈으로 보는 조선의 모습을 느껴보는 것은 국사책이나 텔레비전 사극을 통해 보는 것과 전혀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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