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서라벌 사람들
‘서라벌 사람들’은 작가 심윤경의 연작 소설이다.
‘연제태후, 준랑의 혼인, 변신, 혜성가, 천관사’의 다섯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독립성을 갖고 있으면서 동시에 하나의 이야기인 듯 자연스레 넘나든다. 신라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노래하듯 불러지는 이름들이 그렇고 직접적이고 적나라하지만 마치 제사와도 같은 그들의 성문화가 공통된 요소이다.
처음 읽고 나서 드는 감정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했다.
편안하지 않음. 불편함.
홍상수 감독의 ‘생활의 발견’이란 영화를 보고 나왔을 때도 그랬었다.
불편했다. 오만상을 찌푸리고 있던 내게 친구는 웃으면서 누구에게 감정 이입을 한 거냐고 물었었다. 남의 이야기를 온전히 객관적으로 본다면 그저 ‘웃기는 짬뽕이네’하고 말아버렸을 텐데 마치 나의 치부를 들킨 것 같은 불편함이 나는 일었던 거다.
이번에는 편견이었던 것 같다.
역사를 배경으로 한다면 좀 고상하고 좀 더 비장미가 흘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식의.
이 책은 역사적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온전히 작가 심윤경의 상상력에 기초한 소설이다. 풍부한 상상력은 김별아의 ‘미실’을 떠올리게도 하고 실제 역사속의 한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는 김진규의 ‘달을 먹다’를 떠올리게도 한다.
상상력이라는 것은 소설을 소설답게 하는 가장 큰 미덕인지도 모르겠다. 사서에 드러난 한 줄의 기록으로 풍부하고 매력적인 이야기로 만들어낸 작가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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