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서라벌 사람들
책 제목만 봐서는 역사책이려니 했다.
그렇잖아도 머리속에서 사라지는 역사에 관한 지식을 쌓을겸
읽기 시작한 책이였으나....... 곧 반전이였다.
'선덕여왕은 다이애너비, 화랑은 비보이, 원효대사는 서태지'로 묘사되었다는
작가의 글을 미리 눈여겨 봤다면 이렇게 충격적이지 않았을테지만..
전혀 예상밖의 내용의 처음에는 거부감마저 드는 느낌이였다.
인물의 재해석은 당황스러웠으며 성적인 상세한 묘사들은 예상밖의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미 추천받았던터 ..계속 읽어나가니 생각보다 꽤 잘짜여진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성골에서 진골로의 변화에 따른 황실의 갈등과 당나라와의 교류에서 비롯된 불교와 유교문화의
유입에 따른 사회적 변화를 알기쉽게 그리고 있었으며,
신라인들의 본능에 충실하고, 아름답고, 즐거운 것을 좋아하는 기질이 책 곳곳에 진하게 묻어있었다.
낯이 익은 인물과 관심밖이였던 인물들의 적절한 등장이
책의 완성도를 더 높였다고 생각되는데,
'선덕여왕'은 나에게 다시 한번 그 인물을 찾아보게 할 만큼 매력적이였다.
작가도 등장인물중 가장 마음에 두고있다고 인터뷰 한적 있었는데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우리 역사에 어쩔 수 없이 드리워진 여성혐오의 관점을 거의 유일하게 비켜나간 인물이며,
물론 김부식 같은 보수 사가는 노골적으로 ‘여자가 왕이 되다니 나라가 망하지 않은게 다행’이라고
폄하했지만 실제로 선덕여왕을 향한 신라인들의 자세는 호의적인 것을 넘어서 열광적이였다고 한다.
뛰어난 전략과 지혜를 겸비하고 자비롭기까지 했던 선덕여왕이지만,
실제로 그런 정치적인 성공은 그녀의 개인적인 삶의 희생으로 이루어진것이며
여왕의 자리에 있을때 결혼도 하지 않고 후사도 남기지 않은 고독했던 삶은
이번 책을 읽고 차후에 알게된 사실이었다.
역사속 이물에 관심을 갖게 한 이 책이 그래서 더 고마운 이유이다.
역사를 사실 그대로 공부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을 바탕으로 한 자유로운 작가의 상상력이 즐겁다.
또한 과거는 현재보다 고지식하고 절도있고 절제할거 같지만
사실은 그 역사속에서도 다양한 삶과 파격적인 모습이 존재할 것 같다는 생각에 유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