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붉은애무

이 책의 첫 느낌은 제목만 보아서는 책의 내용을 감지하기 어려웠다.
남녀간의 사랑 이야기일까? 아니면 불륜의 내용이 첨가된 블랙 코미디 같은 내용일까? 막연한
느낌으로 책장을 넘겼다.
책의 소개에서 보았듯이 순수문학과 추리소설의 복합적인 내용으로 구성되었고 사건의 전개도
현재에서 과거의 기억들을 떠올리는 형식으로 줄거리가 진행된다.
이 책은 가족이라는 한 구성을 모델로 해서 현 사회의 비 정상적인 생각과 흐름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있다.
사람들이 지금까지 자신의 역할을 말없이 맡아오면서 인간다움을 유지해왔었다.
그 역할들의 경계가 무너지면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까? 아버지와 어머니, 남자와 여자 등등
우리의 삶이 그 역할 때문에 유지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 경계를 살짝 허물고 있다.
남자는 여자 없이 아이를 양육할 수 없는가? 남자와 여자가 바뀔 수 있는가? 아버지로서의 삶은
과연 가치가 없는가? 어머니는 낳기만 하면 그 역할을 다했는가? 등등 생각이 꼬리를 물고 나타났다.
사람은 자신의 역할에 살아가는 모습과 생각 그리고 미래까지 바뀌게 된다.
이 책에서는 한 남자가 아버지와 어머니의 역할을 중복하면서 나타나는 인간의 심리를 대면했다.
이중 역할을 하면서부터 예전 자신에게서 찾을 수 없었던 이면적인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것은 처음에는 자식을 키우면서 어쩔 수 없이 엄마의 노릇을 해야만 하는 절박함도 있었지만
결과를 놓고 보자면 그것은 단지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인간의 내면에는 중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것은 자신이 맡은 역할에 따라서 한쪽으로 강하게 작용하지 아닐까? 사회적 경계의 무너짐의
결과는 비극이 아닐 수 없다.
남자가 아버지와 어머니로의 중복 역할에 인간성의 상실 자기가 아닌 자기의 존재에 집착으로
자식까지 죽일 수 밖에 없었던 사고의 혼돈은 작가가 마지막에 사회에 남기는 메시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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