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밀레니엄 1부
가끔 나는 제목이나 표지가 맘에 들어 책을 읽을 때가 있는데 ‘밀레니엄’이 그랬다.
표지의 그림도 그렇고 ‘여자을 증오한 남자들’이란 부제가 주는 포스가 너무 강하게 다가왔는데 다 읽고난 소감은 한마디로 탁월한 선택이었다.
책의 구성은 1,2,3부로 각 부마다 상,하 두 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한국엔 현재 1부만 출간되어 있다. 솔직히 일본 소설로만 접하던 장르를 스웨덴 작가가 쓴 소설로 접하면서 작가가 과연 제대로 느낌을 줄까 하는 나름대로 과소평가 하며 책을 읽어 내려갔는데 결과는 과녁을 한참 벗어난 화살 같았다고나 할까..이 책이 스웨덴은 물론 전 유럽을 강타하는 추리소설로 군림하며 1,000만부의 핀매행진을 하고 있다는 광고가 결코 거짓은 아니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사설을 접고..
책이 추리소설이다 보니 스토리는 나중에 읽을 독자들을 위한 예의로 건너 뛰련다.
내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책의 등장인물들인데 특히 주인공인 미카엘 블롬크비스트에게 푸욱 빠져버렸다. 성실하며 우직하고 능력있고 세심한 듯하나 결코 완벽하지는 않다. 여자들을 좋아하나 사랑과 우정을 명백히 구분하며 정의를 위한 올곧음이 고집스런지만도 않다. 한마디로 이 시대에 꼭 필요한 훈남이라고 할까.. 연애소설속에서나 만날 수 있는 캐릭터를 추리소설 속에서 만나보니 이 소설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미카엘 뿐만 아니라 리스베트, 에리카는 독특한 개성과 매력을 지닌 여자 주인공들인데 저자는 두 여성을 미카엘과 때로는 열정적으로 때론 달콤 쌉싸름한 사랑을 나누게 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추리소설의 섬칫함속에 연애소설의 야한 느낌까지 선사해 주는 것 같았다.
또한 이 소설의 미덕은 탄탄한 구성력과 장대한 스케일안에 스웨덴이란 국가의 정치, 사회,경제, 문화를 다각도로 조명하여 널리 소개해 주고 있다는 점이다. 한 여자아이의 실종을 추적하는 과거로의 여행안에 교묘히 많은 것들을 담아내고 있는데 이러한 점들은 한 번 읽고나면 책장에 깊숙이 꽂혀 버리는 일반적인 추리소설과의 차별이 되어진다고 본다.
한마디도 백문이 불여일견.. 읽어보면 반드시 만족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은근히 더위를 가시게 하는 책으로 나는 늦더위를 밀레니엄과 함께 잘 지나온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