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밀레니엄

요즘 추리소설의 대세는 일본작가들의 작품들이다. 그런 가운데 스웨덴 기자출신의 추리소설이 최근에 출판되었다.
스웨덴 인구의 1/3이 읽었고 유럽에서 1000만권이 팔렸으며 추리소설의 "해리포터"라는 등의 화려한 광고문구를 보면 좀 과장은 있더라도 재미는 있는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이 책은 밀레니엄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으로 2권의 다소 긴 소설이다. 첫째 권은 주로 인물들의 소개와 중심 사건과는 무관하게 보이는 사건들 때문에 다소 지루하다. 그러나 2권으로 갈수록 빨리 결말을 보고 싶어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빨라진다. 그 흡입력이 대단하다. 충격적일 정도는 아니지만 어느정도 반전도 있고 중심사건이 아닌 초반의 사건들도 결말부분에 다시 등장한다.

사라진 인물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그와 연관된 연쇄살인범을 찾는게 큰 줄거리이고 그 상황에서 긴장감과 재미를 느끼는 것은 여타의 훌륭한 추리소설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이 소설만의 특이한 점은 단순한 인간들 사이의 범죄와 연관하여 스웨덴의 정치 경제 사회적인 문제점들을 노출시킨다는 점이다. 아마도 좌파이면서 기자출신이라는 저자의 경력과 관련이 있을 듯 싶다.
내가 알고있는 "좌우는 있어도 위아래는 없는" 복지국가 스웨덴의 이미지와는 상당히 다른 또다른 스웨덴의 모습을 이 소설은 보여준다. 스웨덴 여성들도 많은 수가 남성의 폭력에 노출되어 있고 스웨덴에도 인종주의자들이 있으며 악덕 기업들도 존재하고 약자들에 대한 사회보장제도에 나타난 문제점 등등 우울한 스웨덴의 사회문제들이 소설 곳곳에서 나타난다. 완벽한지상낙원을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도 스웨덴 같은 나라가 되야 한다고 생각했던 나같은 사람에게는 스웨덴이라는 나라에 대해 상당히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저자의 페르소나가 아닐까 싶은 잡지사 편집자인 남자 주인공과 "말광량이 삐삐"를 연상시키는 천재 여자주인공은 개인적으로 꽤나 맘에 드는 캐릭터들이다. 이후에 출판될 밀레니엄 시리즈에서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발전될지 궁굼하다. 다분히 속물적인 아저씨와 엽기적이라고 표현될만한 컴퓨터광은 전혀 어울릴 것 같진 않아도 사건을 해결해나가는데는 훌륭한 짝이 된다. 두 사람 보두 집요하고 철저하게 사건을 파헤치는데 왠만한 탐정보다 나은 것 같다.

빨리 결말이 보고 싶어서 허겁지겁 급하게 읽었지만 다시 한번 정독을 해볼 만한 추리소설이다. 저자가 원래 10권을 기획했다고 하는데 3권까지 쓴 후에 심장병으로 급사했다고 하니 정말 안타깝다. 괴도 루팡이나 명탐정 홈즈, 아가사 크리스티 시리즈에 버금가는 아니 그 이상의 추리소설 시리즈가 될 수 있었을 텐제 말이다. 물론 아직 출판되지 않은 다른 두 작품도 무척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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