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밀레니엄 Ⅰ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상.하
추리소설. 어떤 사견이 펼쳐지고 어떻게 실마리를 찾아 그것을 해결해 나갈까.
다양한 상상을 하며 실제로 내가 해결사가 되어보고, 문제의 주인공이 되어보기도 하며 읽는 묘한 재미가 있는 책.
호평이 가득한 책을 손에 쥐고 그 방대한 양에 조금은 기가 죽은 체 읽어가기 시작했다. 소설이기에 술술 잘 읽어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조금 문제가 있었다. 스웨덴이라는 나라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것이 거의 없다는 것. 내가 스웨덴이라는 나라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뭐가 있을까? 등장인물의 이름조차 생소하고 헛갈려서 읽기 시작한 초반에는 자꾸 가계도를 들여다보고, 등장인물에 대한 소개를 보곤 했다. 스웨덴의 정치, 경제, 문화에 무지한 체 읽어 나갔지만 그래도 각주의 친절한 설명이 있어 그다지 어려움을 느끼지 못하고 읽을 수도 있었다.
이 소설은 기자 미카엘 블롬크비스트와 천재적인 여성 해커 리스베트 살란데르를 중심으로 하리에트 반예르 실종사건과 한스 에리크 베네르스트룀의 비리를 파헤치는 내용이다. 그 안에 등장하는 반예르 가문의 사람들, 미카엘의 친구이자 애인인 에리카 베르예르 등의 인물들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솔직히 하리에트 사건이 해결된 후부터는 그냥 사건전개가 긴장감이 없이 흘러간다. 어떠한 반전이 있을까 기대했지만 그냥 베네르스트룀 사건으로 넘어가면서 잔잔히 흘러가며 조금은 지루해진다. 하리에트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이 소설의 진짜 백미라 할 수 있다. 그 사건을 해결해 가는 과정은 정말로 흥미진진해서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나의 수면시간을 방해하곤 했다. 혼자 이런저런 상상을 하며 책에서 손을 떼지 못하는 나를 발견하며 정말 재미있는 소설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책 중간에 리스베트가 자신의 후견인 비우르만 변호사를 고문하는 장면 묘사는 소름이 돋을 정도로 무서웠다. 그리고 여자들이 살해되는 장면 묘사는 우리 영화 살인의 추억이 떠올라 등골이 오싹해질 때가 있었다. 너무도 잔인한 살인. 겁이 많거나 임산부는 이 책을 읽지 않는 것이 좋으리라.
그리고 미카엘이라는 기자의 직업으로서의 윤리적 딜레마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이것은 기자로서의 윤리적 딜레마 뿐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의 윤리적 딜레마에 빠질 수 있는 문제이다. 한 가문의 명예, 한 기업의 손속을 위해 잔인하고 무서운 두 부자의 살인사건을 그냥 사회에 공개하지 않은 부분은 안타까웠다. 물론 그 잔인한 살인자 부자는 죽음으로서 벌을 받았고, 그 기업에서 피해자들 가족에게 보상하고 여성보호단체에 매년 일정액수의 돈을 기부하는 것을 조건으로 사회에 알리지 않는다. 과연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물론 사회에 밝힌다고 하면 그들은 반예르 기업으로부터 은밀히 처리되는 결론을 맞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끝까지 읽어나가면서 어떤 반전이 있거나 이 사건을 다룬 다른 소설을 발표하거나, 아무튼 어떤 식으로든 이 사건을 다룬 내용을 발표해 약간의 k장을 일으키는 등의 반전을 기대했다. 하지만 그러한 마무리가 아니라, 사회의 악을 드러내지 않은 마무리가 안타까웠다. 그런데 만약 나라도 미카엘과 같은 입장이 되었을까 생각해 본다. 결코 묵인해서는 안 되는 무서운 진실이기에 소설에서 그 진실을 밝혀주길 바랐나 보다. 실제 사회에서는 그러한 무서운 일이 일어나지 않고,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그것역시 밝혀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물론 소설이기에 반예르 가문이나 기업에는 피해가 없이, 잔혹한 살인자를 욕하는 한도에서 사람들에게 그러한 범죄가 있었다는 것을 알리고 다 같이 안타까워하는 내용으로 마무리 될 수 있었다면 더 좋았으리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소설이다. 조금은 무서운 소설.
2, 3권 역시 출간되면 읽어봐야겠다. 스티그 라르손이라는 작가의 작품이 오직 이 밀레니엄 뿐이기에, 꼭 읽어봐야겠다. 자기계발에 관한 책만 읽고, 조금은 소설과 멀리 했던 사람이라면 새로운 소설에 다가가는 것도 좋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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