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밀레니엄 1.2- 열대야도 잊고 읽었다. 그러나......

표지의 그림이 어찌나 섬뜩한지....... 새카만 머리카락이며 어딘가를 응시하는듯한 아이의 표정이 심상치않은데 아이가 걸고 있는 목걸이를 보면 그야말로 경악이다. 다름아닌 여자들의 목을 줄줄이 꿰어 걸고 있는 그림이 그 어떤 것보다 끔찍함을 예고하는듯하다.

이 책의 화려한 전적(前績)을 알려주는 띠지의 문안이 더욱 기대와 호기심을 자극한다. 게다가 3부작의 [밀레니엄]시리즈의 탈고 직후 출판도 보지 못하고 심장마비로 급사했다는 작가 스티그 라르손의 그야말로 소설같은 삶이 나의 손길을 부추긴다.

무시할 수 없는 책의 두께와 빽빽한 활자와의 처음 마주침은 헉~하는 부담을 쏟아내게 하지만 앞의 전개부분을 넘어가면서 주인공 미카엘과 헨리크 반예르를 통한 반예르 가(家)와의 만남이 시작되면서 그야말로 한시도 책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미카엘이 헨리크의 부탁으로 36년 동안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와도 같은 사건을 맡게되면서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사건의 미궁속에 함께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

미스테리 사건의 주인공이자 헨리크 반예르의 조카딸인 하리에트의 흔적도 없이 증발하듯 사라진 그날 이후 40년 가까이 집착하듯 조사를 멈추지 않았던 헨리크는 수사관도 탐정도 아닌 미카엘에게 사건을 의뢰하였는지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당시 미카엘에게 일어난 사건으로 그의 능력을 높이 산 헨리크가 마지막 희망이라도 되는듯 기자 특유의 예리한 파헤침과 논리적인 사고로 객관적인 감각을 지닌 미카엘에게 기대를 걸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물론, 헨리크 역시 미카엘이 설마 사건을 풀어내리라는 기대는 그다지 크게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미카엘은 놀랍게도 36년 동안 그들이 놓쳤던 아주 사소한 (아니 어쩌면 너무너무 중요한) 것에서 새로운 실마리를 발견하고 맺혀있던 사건들을 하나하나 풀어나가기에 이른다.

그리고, 그들이 간과하고 있던 한 인물로부터 사건의 열쇠를 찾아내 마침내는 36년동안 미궁의 사건이었던 하리에트의 존재를 밝혀낸다.

정말 말 그대로 책을 읽는동안 만큼은 주인공 미카엘을 따라 반예르 집안의 오랜세월 감춰있던 치부를 하나하나 밝혀내며 그 치부로 인해 발생한 하리에트 사건을 온 촉각을 곤두세우고 읽었다.

한 가지 옥에 티라고나 할까....... 치밀한 전개에도 불구하고 주요한 실마리를 고민하는 주인공앞에 뜬금없이 나타난 주인공 미카엘의 딸아이의 한마디가 던진 것하며, 그야말로 신비하고 탁월한 능력의 소유자이자 사건의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한 리스베트란 인물이 바로 그것이다.

무엇보다 아무리 어려운 서류 한 장이라도 몇초간 들여다보면 사진처럼 그녀의 머릿속에 각인되는 탁월한 능력의 소유자, 게다가 컴퓨터와 관련한 것은 그 누구도 따를 수 없는 전문가인 리스베트. 게다가 한 번 맡은 일은 끝까지 해내고야마는 근성까지 지니고 있으니.....솔직히 그녀와 같이 사건을 맡는다면 그리 해결못할 일은 없으리라 생각되어 한편으론 반예르 가의 복잡한 인물구조와 그 가족사에 대한 흥미로움이 반감되는 느낌이 없지않다.

또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이란 부제가 그다지 탐탁치 않게 여겨지는 것은 뚜렷한 이유로 여자들을 증오했다기 보다는 사건의 범인이자 부제의 '남자들'이라 할 수 있는 하리에트의 아버지와 오빠 마르틴은 그저 정신적인 사디스트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기때문이다.

물론, 모호하게도 자신이 사라지기 전까지의 두 사디스트 부자의 사건을 종교적인 해석으로 풀어놓은듯한 메모에서 마치 피해자들이 종교적으로 갖가지 타락한 여인들로 해석되어 있는 이유로 인한 것일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개인적으로 부제에 의구심이 드는 것은 어찌할 수가 없다.

오랜만에 열대야라는 밤더위도 잊은 채 꼬박 밤새우며 재미나게 읽었기에 작가의 또 다른 유작 2부와 3부도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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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 올린 곳- YES24/ http://blog.yes24.com/document/1058059
인터파크/ http://book.interpark.com/blog/hen1969/258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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