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작가로 널리 알려진 심후섭 시인의 첫 동시집.
수록된 동시 내용은 묻고 답하는 것으로 돼 있다. 5부로 짜인 동시집 각 부 제목이 특이하다. 모두 질문하는 형태이다. ‘할매요,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데요’(1부), ‘새 발바닥은 누가 간질이나’(2부), ‘커다란 공은 누가 굴리나’(3부), ‘구름은 왜 호수를 찾아오나’(4부), ‘바위는 어떻게 노래하나’(5부)로 되어 있다. 질문을 던지고, 시 한 편 한 편으로 답하는 형식이다.
동화작가로 널리 알려진 심후섭 시인의 첫 동시집이다. 1980년 창주문학상에 동시 당선, 《아동문학평론》지에 동시가 추천돼 동시인이 된 지 36년 만이다.
수록된 동시 내용은 묻고 답하는 것으로 돼 있다. 5부로 짜인 동시집 각 부 제목이 특이하다. 모두 질문하는 형태이다. ‘할매요,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데요’(1부), ‘새 발바닥은 누가 간질이나’(2부), ‘커다란 공은 누가 굴리나’(3부), ‘구름은 왜 호수를 찾아오나’(4부), ‘바위는 어떻게 노래하나’(5부)로 되어 있다. 질문을 던지고, 시 한 편 한 편으로 답하는 형식이다.
시인은 평소 스스로에게 질문 던지기를 좋아한다. 자신의 행동과 갈 길과 가고 있는 길이 제대로인지에 대해 자신에게 묻는다. 삶에 대한 성찰(깊은 반성과 살핌)을 자주 한다고 볼 수 있다. 그 방법의 하나로 시로써 자신의 길을 살펴보며 걸어왔다. 그는 이제 시로 어린이들에게도 질문을 던진다. 시를 읽으며 스스로를 살펴보라는 시인의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시인은 시를 통해 크게, 깨달음이 있는 지혜로운 삶, 사물의 이치를 찾아보는 생활, 아름다움을 볼 줄 아는 눈을 가지라는 신호를 어린이들에게 보낸다. 이런 점을 갖춘 어린이는 자신의 길을 흐트러짐 없이 걸어갈 것이라고 시인은 믿는다.
시인이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되어준 분은 할머니이다. 할머니의 사랑과 말씀과 이야기가 버무려진 영양제를 먹고 자랐다. 그것은 곧 지혜였다. 긴 세월을 살아오며 얻은 할머니의 지혜로움이 시인의 어릴 때뿐만 아니라 어른이 되어서도 살아가는 바탕을 다져 주고 거름이 되었다. 시인은 그것을 시로 녹여내었다. 그래서 수록된 시들은 마음 읽기라 해도 좋겠다.
에이, 너무 작다
도토리!
이걸 주워 언제
묵을 만드나
수박만 했으면
서너 개만 주워도 될 텐데,
그때
도토리 하나 떨어져
머리를 때렸다
“아야, 아 아!”
아, 잘못했습니다
도토리 크기는
지금이 딱 맞습니다
- 「도토리의 크기」 전문
시인은 ‘머리말’에서 이 시를 할머니에게 들은 이야기로 썼다고 밝혔다. 할머니가 들려준 이야기를 읽어보자.
“어떤 사람이 산에 도토리를 주우러 갔다가 ‘아이고, 힘들어! 이 나무는 백 년이 넘게 커도 열매가 어찌 이 모양이냐? 일 년짜리 덩굴에도 수박 같은 큰 열매가 달리는데!’ 하고 중얼거렸어. 그때 바람이 쏴아 불어 도토리 하나가 그 사람 머리에 뚝 떨어졌어. 그러자 그 사람은 잠시 어리둥절해 하다가 꿇어앉아 두 손을 모으고 외쳤어. 뭐라고 외쳤을 것 같니?”
참 구수한 이야기이다. 할머니는 손자를 어릴 때부터 지혜로운 사람으로 키우려고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었단다. 일할 때는 불평하지 말고 하거라. 세상의 모든 사물은 다 나름 쓸모를 갖추고 태어난 것이니 나무랄 일이 못 된다. 이런 뜻을 담은 이야기를 할머니가 들려주었던 것이다. 이걸 손자는 시인이 되어서 멋진 시로 다듬어 내놓았다. 가슴 뜨끔하고 웃음 자아내는 시이다. 내가 가진 불만을 남의 탓으로 돌리지 마라는 교훈이 시 그릇에 담겨 있다. 값어치 큰 가르침이 아닐 수 없다.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옷깃을 여미게 한다.
시인은 각 부마다 질문을 던졌다. 시들이 답했다. 살아가는 데 힘이 되는 지식을 얻고, 지혜로운 삶을 살아가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성찰을 하게 되고, 사물의 이치를 캐고 아름다움을 볼 줄 아는 시선을 갖게 한다고.
시인은 마음으로 자연을 깊이 새겨보는 눈길을 가졌다. 어린이들에게 이런 아름다움을 볼 줄 아는 눈을 가지도록 시가 돕는다. 어린이들이 즐겁게 이런 깨달음과 깨우침에 이르도록 돕는다. 어린이들도 정신적 무게를 얻게 돼 마음 부자가 된다.
『도토리의 크기』는 이런 좋은 질문과 알뜰한 답이 담긴 묵직한 시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