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 휴학하려구”
“좋겠다. 그럼 여행은 어디로 갈 거야?”
“나 여행 안 좋아해. 그냥 쉴거야”
“37일, 39개 도시, 100여개의 공간. 여행을 싫어한다고 단언했던 졸업을 앞둔 휴학생이, 언제든 갈 수 있다고 생각하여 주목하지 못했던 전국 건축 배낭 여행을 시작하다.”
창원에서 출발하여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아 다시 창원까지.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던, 졸업을 앞둔 건축학과 4학년 휴학생이 떠난 37일간의 전국 건축 배낭 여행. 유명한 공간은 아니지만, 스스로 가보고 싶은 공간을 가기 위해 3시간 이상을 걷기도 하고, 5만원을 지불하고 택시를 타는 수고를 하면서 겪은 깨달음과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엮어낸 누가 봐도 비효율적이며 제멋대로인 여행. 어딘가 많이 어설픈 초보 여행자의 전국 배낭 여행기를 읽다 보면 본인도 모르게 혀를 끌끌 차며 훈수를 두면서도, 떠나고 싶어 무릎이 근질거리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뜻은 어쩌면 나에게 부족한 것을 채우고 다시 돌아올 곳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사라질 연골이라면』은 졸업을 앞두고 휴학한 건축학과 4학년이 떠난 전국 건축 배낭 여행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자신이 있는 자리를 떠나게 되면 자신이 설 자리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여행을 싫어하게 되었다는 저자는, 건강에 이상이 생겨 내린 휴학이라는 결정에도 쉽게 떠나지 못하다가 주변의 성화로 전국 건축 배낭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37일 동안, 39개의 도시를 넘나들며, 100여개의 공간을 방문하며 겪은 에피소드와 깨달음은 저자가 여행을 통해 성장하는 과정을 시간 순으로 보여준다.
저자가 방문한 100여개의 공간은 대부분 국내에서 여행 명소로 유명한 곳이 아닌, 도심 곳곳에 살아 숨쉬고 있는 작은 공간들로써 대중들에게 다소 생소한 공간일 수 있으나 다양하고 색다른 공간과 장소들에 대한 언급이 독자들에게 흥미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요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자신의 자리를 비우고 장기간 떠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26살이 되어서야 첫 여행으로 전국 배낭 여행을 선택하고 다녀온 저자의 이야기는 ‘떠나고 싶지만 떠나지 못하고 있는 독자’와 ‘떠나는 것을 두려워하며 망설이고 있는 독자’ 모두가 공감하기 좋은 이야기가 될 것이다. 저자의 책 제목처럼 ‘어차피 사라질 연골’을 너무 아끼지 말고, 더 넓은 세상에서 더 즐거운 이야기를 경험하러 떠날 계획을 세워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