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自山) 안확(安廓)(1886~1946)은 독립운동가이자 국문학자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국학자로 부르는 만큼 국어학자로서도 적지 않은 업적을 남겼다. 국어학 분야의 업적 가운데 1922년에 나온 <조선어원론>과 1923년에 나온 <수정 조선문법>은 1986년에 탑출판사에서 엮은 <역대한국문법대계>의 [1]25, [2]26로서 세상에 널리 알려진 바 있다. 그런데 당시에는 1917년에 출판된 초판본 <조선문법>에 대해서는 그 존재를 알고는 있었지만 이를 확보하지 못하였다. 그러다가 2012년에 이르러 이화여대에 소장되어 있던 1917년 초판본 <조선문법>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고 그에 대한 연구 성과도 잇따라 나오게 되었다.
안확의 1917년 초판본 <조선문법>의 실체가 확인된 후 초판본의 국한 혼용, 세로쓰기 체재를, 모두 한글로 바꾸되 가로쓰기로 전환하여 박이정출판사에서 올해 1월 <역대한국문법대계(Ⅱ)>에 [1]175로 출간하였다. 결과적으로 안확의 초판본 <조선문법>과 <수정 조선문법>은 원래 출판 연대와 달리 연속성을 잃은 채 분권으로 출간되기에 이르른 것이다.
이러한 저간의 사정은 2012년에 발견된 초판본 <조선문법>과 <수정 조선문법>을 묶고 특히 초판본 <조선문법>을 대상으로 연구한 업적들을 한자리에 모을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이러한 작업은 <수정 조선문법>과 분량과 내용면에서 적지 않은 차이를 가지고 있는 초판본 <조선문법>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연구 진작을 위해서도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것이다.
이 책은 1부 자료편과 2부 연구편으로 나누되 자료편은 초판본 <조선문법>과 <수정 조선문법>으로 구성하고, 연구편은 초판본 <조선문법>을 대상으로 연구한 논문 세 편을 싣는 것으로 하였다. 책으로 엮으면서 통일성을 기하기 위해 원래 논문과는 미세한 차이가 발생했는데 이에 대해서는 다음에 세 편 논문의 자세한 서지사항을 책에 실린 순서대로 밝혀 두었다.
· 정승철(2012), [안확의 <朝鮮文法>(1917)에 대하여], <한국문화> 58, 179~195.
· 최형용(2014), [안확(安廓)과 수사(數詞)- 초판본 <조선문법(朝鮮文法)>(1917)을 중심으로-], <한중인문학연구> 44, 231~254.
· 정승철(2014), [자산 안확의 생애와 국어 연구], <한국 근대 초기의 어문학자> (송철의 외), 태학사, 85~126.
<수정 조선문법>은 원본을 그대로 영인한 것이라 세로쓰기 체재에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어야 한다는 점에서 현대인에게는 다소 불편한 점이 있을 수 있지만 띄어쓰기나 책의 구성 등 출간된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편 초판본 <조선문법>은 새로 입력한 것이라 원본의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없다는 점은 아쉽지만 세로쓰기를 가로쓰기로 바꾸고 띄어쓰기도 가급적 현대의 것으로 바꾸었을 뿐만 아니라 한자를 모두 괄호 안에 넣는 등 현대인이 읽기에는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최대한 초판본의 내용을 그대로 제시한다는 원칙을 지키는 과정에서 가로쓰기를 통해 수정되어야 할 부분이나 원래 초판본의 잘못 등은 이를 그대로 두고 각주를 통해 그 내용을 밝혀 두었다.
머리말∙4
제1부 자료편 / 9
초판 조선문법 ···10
수정판 조선문법 ···257
제2부 연구편 / 259
安廓의 <朝鮮文法>(1917)에 대하여 ···261
안확(安廓)과 수사(數詞) - 초판본 <조선문법(朝鮮文法)>(1917)을 중심으로- ···283
자산 안확의 생애와 국어 연구 ···309
일제시대의 국문학자 안확(安廓)의 1917년 초판본 <조선문법>을 발굴해 소개하고 이에 대해 분석한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