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라는 이유만으로 태어나자마자 부모에게 버림받고공주를 대신해 카타느 제국으로 팔린 공녀貢女, 아이오네그대로 잊혀 죽은 듯 살던 그녀가 처음으로 만난 이는잔혹 무도한 살인귀, 황제 카인 히르센 카타느였다.“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우리는 다시 만날 것이라고.”무채색 세상 속 죽어 있던 아이에게 처음으로 손 내밀어 준그를 마음에 담고 만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순리였으나……“그간 제국으로 온 수많은 공녀들이한 명도 보이지 않았던 이유를, 이제 아시겠습니까?”비로소 사랑을 깨달은 그녀에게 굴러 온 것은 시체의 잘린 목과상냥했던 눈길도, 다정하던 미소도 전부 거짓이었다는 진실뿐.기만을 구원이라 착각해 버린 어리석은 여인의 눈앞에처참하리만큼 끔찍한 현실이, 다시 드리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