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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본 택배

지구본 택배 - 시 읽는 어린이 110

10,500 원
  • 저자 : 윤삼현
  • 그림 : 유진희
  • 출판사 : 청개구리
  • 출간일 : 2019년 10월 31일
  • ISBN : 9791162520314
  • 제본정보 : 반양장본
동심의 눈으로 들여다본 시대와, 역사와, 삶의 진실을 때로는 비꼼으로, 빗대어 꼬집음으로, 우스꽝스러운 비틀기로, 다양한 맛의 언어로 그려낸 동시집이다. 해설을 쓴 이정석 비평가 는 ‘요즘 동시가 지나치게 기교 위주로 흐르거나 가벼워지고 있는 경향’인데 반해 윤삼현 시인의 작품들은 ‘감각적이되 무게감을 느낄 수 있는 동시’라고 평가하고 있다. 해학적이고 유머러스한 작품들이 주는 재미와 함께 그 이면에 담긴 묵직한 메시지들이 어린이 독자들에게 동시의 참맛을 일깨워 줄 것이다.
제1부 계단
뒤 돌아보기 / 진짜 멋 부린 놈 / 도미노 / 털어내기 / 책갈피 / 풀지 못한 수수께끼 / 소나기·1 / 그림자 / 블랙홀 / 손 / 계단 / 하양이 / 겨울 배꽃 / 생각 / 도깨비 바늘 / 경로탐색을 중지합니다

제2부 내일이면 달라질 거야
스마트폰은 알고 있다 / 신발장 / 장마 / 볼록볼록 / 요즘 교실 / 젓가락과 나 / 마구 / 반죽 / 겨울산 / 주문이 통한 날 / 내일이면 달라질 거야 / 안경 / 의자는 잠 약

제3부 지구본 택배
난민 / 지구본 택배 / 재개발 동네 / 출석 부르기 / 다리 / 계곡물 / 돌고 돈다 / 달맞이꽃 / 아픈 봄 / 야망 / 미래 우주 통신 / 요즘 매미들 / 지구는 돈다 / 하얗기는 하얀데 / 한글

제4부 시간보고서
시간보고서 / 그 지우개는 / 웃고 있는 그림자 / 변덕쟁이 아냐, 됐어? / 쉬 할 시간은 있나요? / 신이다 / 천하장사라도 / 수평선 / 천사대교 / 카톡 / 두 개의 함박눈 / 가을하늘 / 내 귀는 밝다 / 소나기·2 / 벼슬

재미있는 동시 이야기
일상의 깨뜨림, 삐딱함의 재미_이정석

삐딱한 시선으로 일상의 의미를 되짚어 내는 동시들!

동심이 가득한 세계로 어린이들을 초대해 온 청개구리 출판사의 동시집 시리즈 <시 읽는 어린이> 110번째 동시집 『지구본 택배』가 출간되었다. ≪광주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달을 타고 온 동이」,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달이 그린 수채화」로 당선된 이래 한국아동문학상, 송순문학상, 광주일보문학상, 대한아동문학상 등 주요 문학상을 수상해온 윤삼현 동시인의 신작 동시집이다.
총 4부로 구성된 『지구본 택배』를 찬찬히 살펴보자. 먼저 1부에서는 「뒤돌아보기」「진짜 멋 부린 놈」「풀지 못한 수수께끼」「하양이」「도깨비 바늘」처럼 순수 동심의 발랄함을 보여주는 작품과 「도미노」「털어 내기」 등과 같이 정직성을 살린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특히 「뒤돌아보기」는 독자가 책장을 열자마자 처음 만나게 될 작품이며, 시인이 머리말에서 “뒤에도 눈이 달리면 좋”은 이유를 언급한 것으로도 알 수 있듯이 무척 중요한 작품으로 보인다.

골목길을 걸을 때
습관적으로 뒤를 돌아본다
어쩌면
강아지 한 마리
쫄랑쫄랑 내 뒤를 따라올지 모르니까
눈이 마주치면 씨익 웃어 줄 거다

친구랑 헤어져 집으로 향하다가
마음이 당겨 뒤를 돌아본다
그때
친구도 그 자리 우뚝 서서
내 뒷모습 지켜보고 있을지 몰라
눈 마주치면 찡긋 웃어 줄 거다.
―「뒤돌아보기」 전문

우리는 언제나 앞만 보며 달려가는 삶을 살고 있다. 부지런히 앞으로 뛰어가도 부족할 시간에 뒤를 돌아본다는 건 사치인 것처럼 느껴진다. ‘빨리빨리’를 외치며 서둘러 일과를 수행해야 하는 삶은 어린이라고 비껴가진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시인은 ‘뒤돌아보기’라는 행위의 중요함을 두 가지 상황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내 뒤를 따라오는 낯선 강아지와 눈이 마주칠 수도 있는 상황은 강아지 말고도 다른 존재들로 대체해서 생각해볼 수 있다. 내가 앞만 보고 달려가느라 보지 못한 풀, 꽃을 비롯한 식물과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는 여러 동물들, 그리고 내 주위에서 함께하는 많은 사람들을 ‘뒤돌아보기’ 행위를 통해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누군가 내 옆에 있으리라는 자각은 결코 가볍지 않다. 아마도 화자는 어쩌다 한 번 뒤를 돌아보고는 귀여운 강아지와 눈이 마주쳤을 것이다. 화자를 졸졸 쫓아오던 강아지는 화자가 자신을 봐주자 반갑게 꼬리를 흔들지 않았을까? 이러한 기분 좋은 경험을 한 이후 화자는 “습관적으로” 뒤를 돌아보게 된 것이다. 누군가와 헤어질 때도 마찬가지다. 화자처럼 한 번 더 뒤를 돌아봄으로써 나를 지켜보고 있는 그의 모습, 즉 나에 대한 그의 깊은 우정을 느낄 수 있다고 시인은 말한다. 이 모든 것은 ‘앞보기’가 아니라 ‘뒤돌아보기’를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2부에서는 삶을 현실감 있게 보여주는 「요즘 교실」「의자는 잠 약」등의 작품이 실려 있으며, 3부에서는 「난민」「지구본 택배」「재개발 동네」「아픈 봄」「야망」 등 등단 초기부터 꾸준히 관심을 보여온 역사성과 시대인식 등 선이 굵은 작품을 선보인다. 난민 문제, 통일 문제, 재개발 문제, 환경 문제 등 현시대의 문제들을 하나하나 짚어가다 보면 어린 독자들의 현실 인식의 눈이 높아질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의식이 집약된 작품이 바로 표제작인 「지구본 택배」다.

지구본을 꺼내다가
상자에 박힌 글귀를 꼼꼼히 읽었다

―조심히 다루어 주세요
74억 명이 이 안에 숨 쉬고 있으니까요

―직사광선, 화기 등에 가까이 놓지 마세요
극지방이 녹아 해일이 일어날지 모릅니다

―바닥에 살살 놓아주세요
자칫 지진 소동이 날 수도 있습니다

―정밀한 공법으로 단단하게 만들었어요
지구별은 오래오래 지속되어야 하니까요

―한국 일본 사이 바다를 ‘동해’로 표기하였습니다
지구본은 진실이 생명이니까요
―「지구본 택배」 전문

「지구본 택배」는 지구본이 담긴 상자에 적힌 주의사항을 화자가 읽으면서 시작된다. 지구와 똑 닮은 지구본이기에, 이것이 “74억 명이 이 안에 숨 쉬고 있”는 지구에 대한 주의사항과 다름 아님을 독자들은 쉽게 눈치 챌 수 있다. 직사광선이나 화기 등에 가까이 놓으면 극지방이 녹는다거나, 자칫 지진 소동이 일어날 수도 있으니 바닥에 살살 놓아달라는 유머는 인간을 비롯한 여러 동식물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지구별이 “오래오래 지속”되기 위해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한다는 묵직한 메시지를 어린 독자들에게 부드럽게 전달하는 효과를 준다.
마지막 4부에서는 비꼬기, 뒤집어 보기, 비틀어 보기, 우스꽝스러움 노출하기 등과 같은 기법을 통해 웃음을 촉발하고 해학성을 드러낸 「신이다」「카톡」 같은 작품을 수록했다.
윤삼현 동시인은 머리말을 통해 “시대를, 역사를, 삶을, 순수 동심을 고루 버무려 놓았기에 비꼼으로, 빗대어 꼬집음으로, 우스꽝스러운 비틀기로, 다양한 맛으로 반죽한 언어의 무게감을 느끼며 꼼꼼히 들여다봐 주기를” 독자들에게 부탁한다. 해설을 쓴 이정석 동시인 역시 “요즘 동시가 지나치게 기교 위주로 흐르거나 가벼워지고 있는 경향을 성찰하면서 감각적이되 무게감을 느낄 수 있는 동시를 차려 보자 하는 의도가 이 동시집의 지향점”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부디 독자들이 『지구본 택배』의 해학적이고 유머러스한 작품들을 읽으며 그 내면에 담긴 묵직한 메시지까지 찾아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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