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차 공간 전문가 김윤선이 들려주는 ‘집’에 관한 이야기. 『나를 위한 집』은 집을 매개로 ‘나’를 찾도록 돕는 책이다. ‘나를 닮은 집’의 모습을 생각해 보고 구체적인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작가는 공간디자인이나 인테리어디자인 관련 기존의 책들이 노하우나 방식을 명확히 지시하는 사진 이미지를 주로 쓰는 것과 달리 다양한 스케치를 통해 독자 스스로 자신의 취향과 기준을 만들어 갈 여지를 남겼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편안해하는 공간, 내게 꼭 필요한 것 등이 무엇인지를 찾아 ‘나만의 기본’을 세우며 그것이 반영된 나다운 공간을 함께 가꾸어 보자. “내가 사는 공간을 소중히 가꾸며 돌보는 일은 자신을 소중히 하는 일과 같기” 때문이다.
『나를 위한 집』은 인테리어 노하우북이 아니라 집을 매개로 ‘나’를 찾도록 돕는 책이다. ‘나를 위한 집’을 꾸미기 위해서는 우선 ‘나다움’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집은 내가 그 안에 위치할 뿐만 아니라, 나의 공간적인 연장이다. 그러므로 집은 육체를 넘어서 공간으로 확장된 나이다. 옷을 살 때 외출복은 나를 위한 선택이기도 하지만 타인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집에 와서 그 외출복을 입고 있지 않다. 하지만 ‘집’은 타인이 없을 때 머무는 공간이다. 집은 온전히 나를 위한 공간이다. 그런데 우리는 ‘나’에 대해 잘 알고 있을까?
나는 어떤 것이 아름답다고 생각할까? 나는 밝은 것을 좋아할까, 어두운 것을 좋아할까? 이 책은 나의 취향을 위한 컨설팅 책은 아니다. 다만 집을 꾸미는 여러 가지 기준을 함께 살펴 가면서 독자는 자신의 취향이 어떤 형식 속에서 완성될 수 있는지를 깨닫게 된다. ‘내 집’을 꾸미는 구체적인 상상 속에서 독자는 자기 자신을 비로소 만나게 된다. 쉼과 일, 보여 주는 삶과 감추는 삶, 단순함과 화려함 등등 이 모든 것 속에서 나는 어떤 선택을 하는 사람인지를 깨닫게 도와준다.
나다운 공간에서 나를 가꾸면서 우리 모두 아름다워지자. 집은 나의 환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