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길이 있다. 우리가 가지 않은 길
이 책의 제목은 프로스트의 시 「The Road Not Taken」에서 따왔다. ‘노랗게 단풍이 든 숲에 두 갈래 길이 나 있고, 그중 사람들이 덜 간 길을 선택했다’는 내용의 시이다. 시적 화자는 ‘오랜 세월이 흐른 후 한숨을 쉬며 그 선택으로 인해 자신의 인생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반면 ‘한숨’에서 느껴지는 회한은 우리로 하여금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를 키운다.
제목이 의미하는 선택의 역설처럼, 이 책은 한국 사회가 걸어온 길에 대한 회고이기도 하다. 안타깝지만, 우리 사회는 단풍이 든 숲처럼 아름답고 평온하지도 않았다. 더구나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은 위태롭고 험난해 우리를 절망에 빠뜨리기도 한다. 피로 사회, 수저 계급론, N포 세대, 기후 위기, 코로나19 등은 벼랑 끝으로 우리를 내몰고 있다. 자구책으로 등장한 각자도생이 마치 생존의 키워드처럼 여겨지고 있다.
이 책의 저자들은 모두 기성세대이다. 그러나 한국 사회가 걸어온 길과는 삶의 궤적이 다른 이들이다. 어쩌면 우리가 가지 않은, 한국 사회가 가지 못한 그 길을 먼저 걷고 있는 이들일지도 모른다. 그들이 안내 하는 긴 여정의 끝에는 어떤 세상이 존재하고 있을까? 우리가 그리고 꿈꿔 온 세상이 거기 있을까? 그들은 말한다.
“여기, 길이 있다. 우리가 가지 않은 길.”
[청소년 인문 교실]을 펴내며
인문학, 인간을 인간답게 꾸며 주는 무늬 6
책을 펴내며 10
다른 세상은 있다 - 더 좋은 사회을 꿈꾸게 하는 『자본』 | 강신준
마르크스를 만나다 | 다른 세상은 있다 | 『자본』, 사회 변혁 운동의 성서 |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 | 노동자가 족쇄를 깬다는 것 | 어떻게 노동 시간을 줄일 것인가
우리는 모두 노동자일까?
- 구조적 관점으로 본 우리 사회와 노동 | 하종강
사회 문제에 대한 구조적 관점 | 지식인이란 어떤 사람일까? | 우리 역사 속의 ‘노동’ | 노동교육이 필요한 이유 | 노동자와 노동조합에 관한 잘못된 인식 |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한 사회 | 비정규직 고용의 문제점 | 파업을 바라보는 시각 | 노동에 관한 우리의 인식이 지나치게 부정적인 이유 | 노동교육은 거부할 수 없는 역사의 흐름 | 당당하고 행복한 노동자로 살아가기
장애인이어서 차별받는 것이 아니라, 차별받기 때문에 장애인이 된다
- 장애에 관한 오해와 이해 | 김도현
200년 전에는 인간 사회에 장애인이 없었다? |‘장애인’, 비장애인이 기준인 세상에서 생성된 임의적 범주 | 장애에 대한 주류 사회의 정의 | 손상 때문에 버스를 탈 수 없고, 의사소통할 수 없는 사람들 | 그들은 슈퍼 장애인이어서 자립하는 것이 아니다 | 특정한 관계 속에서만 손상은 장애가 된다 | 장애 문제가 우리 모두의 문제인 두 가지 근거 | 장애 문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 관계의 문제
청소년은 오늘, 시민입니까?
- 너무 오래 지연된 어떤 정의에 대하여 | 배경내
청소년이라는 모순 | 어떤 스무고개 | ‘불행’이 아닌 ‘부정의’에 대하여 | 청소년 인권이 요 모양 요 꼴인 이유 | 변화는 어디에서 오는가 “청소년의 목소리를 공부하라!”
기후 위기와 교육 혁명, 그 중심에 미래 세대가 서다
- 기후 파업과 생태 문명으로의 전환 | 이재영
툰베리의 연설은 호소가 아닌 명령 | 기후 결석 시위 = 권고와 징계 | 선거관리위원회와 청소년 정당 ‘모스키토’ | 기후 변화와 죄책감, 수치심, 불안감 | 지속 가능성 : 존재와 생성의 통일 | 생태 발자국과 좋은 삶 | 지구적으로 저항하고, 지역적으로 혁신하라
우리의 삶을 바꾸는 정치
- 선거제도 개혁, 더 나은 사회를 향한 첫걸음 | 하승수
행복한 사회의 조건 | 기후 위기 한가운데에 서 있는 우리 | 정치는 사회를 바꿀 수 있을까? | 선거제도를 개혁해야 하는 이유 | 정치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말아야
여기, 길이 있다. 우리가 가지 않은 길
이 책의 제목은 프로스트의 시 「The Road Not Taken」에서 따왔다. ‘노랗게 단풍이 든 숲에 두 갈래 길이 나 있고, 그중 사람들이 덜 간 길을 선택했다’는 내용의 시이다. 시적 화자는 ‘오랜 세월이 흐른 후 한숨을 쉬며 그 선택으로 인해 자신의 인생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반면 ‘한숨’에서 느껴지는 회한은 우리로 하여금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를 키운다.
제목이 의미하는 선택의 역설처럼, 이 책은 한국 사회가 걸어온 길에 대한 회고이기도 하다. 안타깝지만, 우리 사회는 단풍이 든 숲처럼 아름답고 평온하지도 않았다. 더구나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은 위태롭고 험난해 우리를 절망에 빠뜨리기도 한다. 피로 사회, 수저 계급론, N포 세대, 기후 위기, 코로나19 등은 벼랑 끝으로 우리를 내몰고 있다. 자구책으로 등장한 각자도생이 마치 생존의 키워드처럼 여겨지고 있다.
이 책의 저자들은 모두 기성세대이다. 그러나 한국 사회가 걸어온 길과는 삶의 궤적이 다른 이들이다. 어쩌면 우리가 가지 않은, 한국 사회가 가지 못한 그 길을 먼저 걷고 있는 이들일지도 모른다. 그들이 안내 하는 긴 여정의 끝에는 어떤 세상이 존재하고 있을까? 우리가 그리고 꿈꿔 온 세상이 거기 있을까? 그들은 말한다.
“여기, 길이 있다. 우리가 가지 않은 길.”
한국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들여다보다
정치와 경제, 노동, 복지, 인권, 환경 등 수많은 현안들은 개별적인 사안이 아니다. 한 사회가 안고 있는 복합적인 문제의 나열이라고 볼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종횡으로 분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 책은 그동안 한국 사회가 해결하지 못한 가장 열악한 사회 문제를 들춰내고 성찰해 본다. 노동과 노동자, 노동조합 등 노동 문제에 대한 우리 사회의 왜곡된 시선과 제도. 장애인과 청소년 등 소수자들이 겪고 있는 차별과 혐오. 기후 위기로 인한 환경 재난과 인류를 포함한 뭇 생명들이 절멸할 위험. 그리고 이 모두를 아우르고 해결해야 할 정치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삶은 선택의 연속이고, 선택은 기회가 되어야 한다. 이때 사회의 역할은 선택에 대한 책임을 개인에게 지우는 게 아니라, 안전망이 되어 주는 것이다. 노동자와 장애인, 청소년 등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차별받지 않는 사회, 기후 위기를 넘어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우리의 여정은 계속되어야 한다.
변혁의 역량은 시민의 의지
[생각해 봤어?] 시리즈는 우리의 삶과 사회를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사회 문제를 함께 고민해 보기 위해 기획했다. 먼저 인간다운 삶을 저해하는 요인이 무엇인지 성찰하고 그 원인을 살펴봤다(『생각해 봤어? 인간답게 산다는 것』). 우리가 잊고 지낸, 잃어버린 삶의 모습과 그 원형을 복원하고 재조명해 보기도 했다(『생각해 봤어? 우리가 잃어버린 삶』). 이 책에서는 기존의 질서와 가치를 뛰어넘는 더 나은 사회,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대안을 찾아 나선다. 인류의 역사가 만들어낸 지혜와 지식을 찾아보고, 우리보다 먼저 고민하고 실천한 사회들의 해법을 살펴본다. 그들이 많은 시행착오 끝에 찾아낸 해결 방안들 속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힌트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민들의 의지가 중요하다. 이 책의 저자들 또한 우리가 터한 현실에서 나와 세상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기를 요구한다. 그리고 변혁의 역량이 우리 모두에게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우쳐 준다.
[이 책의 구성]
이 책은 노동, 장애, 청소년, 환경, 정치 등 한국 사회의 가장 열악한 사회 문제를 성찰하는 여섯 편의 글로 구성되어 있다.
경제학자 강신준은 다른 세상의 문을 열어 보인다. 피로 사회, 수저 계급론, N포 세대 등 출구 없이 날로 강퍅해지는 한국 사회. 초등학생부터 성인들까지 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1 대 99, 승자 독식 사회에 이별을 고할 방법을 제시한다. 바로 사회 변혁 운동의 성서인 마르크스의 『자본』이다. 빨갱이 책, 공산주의 책이라는 잘못된 선입견이 있지만, 사실 『자본』은 경제 민주주의를 역설한 책이다. 인류가 만들어 낸 이념 체계 중 가장 높은 수준이 민주주의라면 『자본』은 경제 민주주의를 완성하기 위해 나온 책이기 때문이다.
노동학자 하종강은 노동자가 당당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고는 노동과 노동자, 노동조합과 노동운동에 대한 우리 사회의 왜곡된 고정 관념을 하나씩 깨뜨린다. 다른 나라들처럼 노동법과 노동인권에 대해 가르치는 노동교육도 절실하다고 말한다. 현장실습생과 비정규직 등 수많은 노동자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한국 노동 현장, 그 안에서 벌어지는 사회적 타살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동자가 정당한 권리를 찾는 일은 사회 전체적으로 더 큰 이익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장애학자 김도현은 장애 문제는 우리 모두의 문제임을 환기시킨다. 특정한 관계, 상황 속에서만 손상은 장애가 된다. 저상 버스를 보편화하고 계단처럼 경사로와 엘리베이터 설치를 의무화하면 ‘걸을 수 없음’이란 손상은 더 이상 장애가 되지 않는다. 이처럼 비장애인 중심으로 돌아가는 사회는 알게 모르게 장애인에게 차별과 억압을 가해 왔다. 따라서 그는 장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장애인은 물론이고 비장애인과 비장애인 중심의 사회가 바뀌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인권활동가 배경내는 아이리스 영이 제시한 사회적 약자들이 경험하는 억압의 다섯 가지 유형을 통해 우리 사회가 청소년들에게 강요한 ‘부정의’를 폭로한다. 바로 권력 없음과 배제(주변화), 대상화, 착취, 폭력이다. 이는 유소년기를 지나온 비청소년들에게도 익숙한 억압의 기제들이다. 시대마다 차별과 불의에 맞서 변화를 쟁취하기 위해 행동하는 청소년들이 존재했다. 학생인권조례와 스쿨 미투, 기후 소송, 참정권 확대 등 청소년들의 투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그는 비청소년들에게 “청소년의 목소리를 공부하라”며 경청을 요구한다.
환경교육학자 이재영은 기후 위기와 환경 재난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제안한다. 바로 환경 문제를 초래한 산업 문명을 해체하고 생태 문명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그러나 생태 문명은 누구도 가 보지 않은 길이다. 다만 지금보다 훨씬 적은 양의 에너지와 자원을 소비하는 삶의 양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따라서 그는 삶의 질에 대한 우리의 내적 기준과 외적 조건을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정치인 하승수는 행복한 사회의 조건을 제시한다. 행복지수가 높고, 복지 제도가 잘 되어 있는 나라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다양한 계층을 대변하는 여러 정당들이 국회를 구성하고 정책 대결을 통해 제도와 법률을 만드는 나라들이었다. 덴마크 등 행복 사회로 대표되는 국가들은 이미 100여 년 전부터 비례대표제를 통해 정당 득표율에 비례해 국회를 구성해 왔다. 승자 독식과 대량 사표死票를 양산하는 다수대표제를 채택해 선거제도 개혁을 요구받고 있는 한국의 정치 현실과는 다른 모습이다. 그는 삶의 질을 높이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정치가 바뀌려면 무엇보다 유권자들의 표심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는 선거제도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