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안도현, 동시 읽기로 누리는 행복

책제목 : 나무 잎사귀 뒤쪽 마을

출판 : 2007 초판 1쇄 펴냄 / (주)실천문학

저자 : 안도현

1961년 경북 예천에서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리운 여우』 『바닷가 우체국』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 등을 출간했다. 그밖에도『연어』,『짜장면』,『증기기관차 미카』와 같은 동화, 『만복이는 풀잎이다』를 비롯한 여러 권의 그림 동화, 그리고 어린이들이 읽는 전기 『전봉준』을 쓰기도 했다. 소월시문학상, 노작문학상, 이수문학상을 받았으며 우석대 문예창작학과에 재직 중이다.

분야 : 문학, 시

목차 :
제1부 위층 아기 /호박꽃 /나만의 비밀
개구리 /장마 /뻐꾸기
풋살구 /위층 아기 /호랑이 동무
참새들 /밤눈 /소나기
눈 위의 발자국 /수박 한 통 /붕어
어쩌나 /풀벌레 소리

제2부 야옹, 하고 소리를 내봐
야옹, 하고 소리를 내봐 /나무 잎사귀 뒤쪽 마을 /농촌 아이의 달력
황소와 백로 /기쁜 날 /살구꽃 지는 날
공터 /감자꽃 /여치집
옛날에는 /순서 /뻐꾹새와 소쩍새
가을이발관 /연어가 돌아오는 날 /시월 /눈 오는 날

제3부 하늘 위의 창문
쉼표 /눈사람 /조개껍질 줄무늬
밤 벚꽃 /올챙이 /시냇물의 손
백담사 물소리 /포도밭 도둑 /장맛비
억새 /안개 /가을밤
하늘 위의 창문 /눈

제4부 우리 마을 공터에 놀러온 귀신고래
남자애들 길들이기 /다리 /우리 마을 공터에 놀러온 귀신고래
사랑 /배 아픈 엄마 /처음처럼
신발 /나는 안 울어 /딱새와 싸리나무
김치 /자루 속의 뱀 /배를 그리는 법
모자 /물팔매 /배꼽시계
쇠똥구리가 남긴 마지막 한마디

안도현의 [연어]는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이다.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은 물론 작가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 많은 작들 중에 작가의 이름고 작품을 기억하기란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다. 작가 안도현 또는 시인 안도현은 그럼 점에서 우리들에게 친근한 작가이다. 아니 시인이다

안도현의 시어는 눈부시다! 언어의 마술사! 그렇다. 시어의 사용이나 창의력은 읽는 이의 마음을 몰입시키고, 즐겁게 하고,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마력(?)이 있다. 이 시집에 해설을 붙인 시인 박덕규는 시인을 '시 놀이하는 시인', '말과 사물을 도구로 놀이하는 시인'으로 표현하였다. 동감 200%.

시집 제목이 '나무 잎사귀 뒤쪽 마을'이라니 ... 푸하하 이 얼마나 즐겁고 아찔한 즐거운 발상인가! 시인의 시를 읽노라면 시를 읽는 즐거움과 재미가 더해간다.

시인의 글을 빌어보면
...
시인이란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밤하늘의 별에다 이름을 붙여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순간적으로 눈에 들어왔다가 사라지믄 별똥별
아직 이름이 붙지 않은 낯선 별에
남다른 호기심을 보내는 사람이 시인이지요.
그렇게 되기 위해 무엇보다 어린이의 눈을 가져야 하는 사람이 시인입니다.
여기에 실린 동시들을 쓰면서 나는 어린이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내가 이름을 붙여줘야 할 것들이 아누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나는 행복했습니다.
('책머리에' 안도현의 글 중에서)

시집 제목과 같은 시 '나무 잎사귀 뒤쪽 마을'이라는 시를 연거푸 서너 번을 읽으면서 입가에 마음에 웃음 지워지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다. 정말 즐거운 시 읽기였다. 이 시는 반드시 읽어보아야 할 시이기에 전문을 옮기지 않는다. 궁금증을 자아내려고. 시 읽기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충분히 누리려면 안도현의 시가 최고이다. 그래도 실마리를 풀려면 한 소절쯤 맛볼 필요가 있다.

...
없는 거 빼고 다 있단다
나무 잎사귀 뒤쪽 마을에는
달팽이가 기어다니는 길이 있고
(과속 단속하는 교통경찰은 없고)
달팽이가 아침마다 물 긷는 우물이 있고
그 우물가에는 아기 무당벌레의
기저귀를 빠는 엄마 무당벌레가 있고
(일회용 기저귀를 쓰지 않고)
...
무덤 옆에는 또 수많은 벌레의 알들이
마을의 새로운 주민이 되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단다
나무 잎사귀 뒤쪽 마을에는
정말이지 없는 것 빼고 다 있단다
('나무 잎사귀 뒤쪽 마을' 중에서)

죽음의 공간 - 무덤 - 옆에는 삶의 공간 - 수 많은 벌레의 알 - 이 열리고, 손바닥만한 나무 잎사귀 뒤쪽 마을에는 없는 것 빼고 다 ~ 있다는 것을 시인의 시선을 통해 들여다보는 즐거움. 작가는 100년을 앞서 본다던가? 안도현 시인의 시선이기에 가능한 나무 잎사귀 뒤족 마을의 풍광들. 안도현 시인만이 볼 수 있는 이 즐거운 풍광들을 두 손바닥을 붙인 것 만한 동시집을 통해 손쉽게 나누어 볼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즐겁고 유쾌한 일인가.

자 온가족 모두 안도현 시인의 시선을 따라 나무 잎사귀 뒤쪽 마을로 여행을 떠나보자. 여름 휴가, 겨울 휴가보다 200% 즐겁고 박장대소할 마을 풍광과 시놀이의 즐거움을 누리게 될 것이다.

안도현의 시를 놓치는 것은 우리시대 독자의 슬픔일 것이다. 반드시 꼭 읽어 보아야할 시집이다. 시인들이 동시를 스는 이유가 동시를 쓰면서 어린이로 돌아갈 수 있어서라고 고백하듯이 독자들은 동시를 읽으면서 어린이로, 동심으로 돌아 갈 수 있다. 동심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읽어야할 즐거운 동시, 유쾌한 동시로 안도현의 동시는 최고이다. 시인은 어린이로 돌아가서 행복하고, 안도현의 동시를 따라 읽으면서 독자인 우리들도 시인이 누린 행복을 느낄 수 있다.

동시 읽기로 누리는 행복! 그 누가 마다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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