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집-탄광마을아이들★
탄광마을 아이들-임길택[정문주 그림, 실천문학사]
임길택 시인이 사람들이 떠나가는 탄광마을에 살면서 보고 들은 이야기를 동시로 적었다고 한다. 동시집 내용 대부분이 탄광마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탄광 마을의 모습, 탄광에서 일하는 아버지의 모습, 탄광마을에서 아이를 키우며 힘들게 사는 엄마의 모습, 그리고 그 속에서 자라나고, 점점 성숙해가는 아이들의 모습 등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탄광의 모습이 어떤지, 탄광마을에 사는 사람들의 삶은 어떤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탄광의 모습, 탄광의 현실,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슬픔, 희망을 엿볼 수 있게 해주는 동시집이다.
「선이와 봉숭아」/감나무도 없고/ 국화도 잎만 자라다 마는/ 이곳에서도/ 라는 표현을 보면 탄가루에 의해 식물도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곳임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어머니의 꿈」, 「겨울만 되면」을 보면 물도 마음껏 쓰지 못하고, 한겨울이면 물이 귀해지는 마을의 모습이 그려지고 있다.
「유리창을 닦으며」를 보면 창틈마다 쌓여 있는 탄가루를 닦으며 이제는 그것이 싫지 않다며 철이 들어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 「거울 앞에 서서」를 보면 아버지의 직업을 묻는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고 혼자 거울 앞에 서서야 크게 말해보는 아이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아버지의 직업을 창피하게 여기고 말하지 못했다가 결국 후회하는 아이의 감정의 변화가 잘 나타나있고, 여기에서 안타까움, 혹은 성숙함을 엿보게 된다.
「아버지」탄광에서 일하다 돌아가신 아버지. 그 아버지는 이제 석탄 가래 뱉을 일도, 힘든 일 하지 않아도 되지만, 언제나 그리움이 대상이 되어버린 아버지. /그럼 우리는/ 어디서 기다려야 하나요/ 아무리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는 아버지에 대한 안타까움, 그리움이 녹아있다. 그래서 더욱 슬프게 느껴지는 동시이다.
「연속극을 보다가」텔레비전에 나오는 부자 아줌마처럼 살지 못하고 탄광에서 일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아이는 많이 속상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슬픈 현실을 담은 동시다.
「이제 나는」아버지의 잘린 손가락을 보면서 철이 들어가는 아이의 모습, 이제 더 이상 울지 않는다는 아이의 모습을 담았다. 마음속으로는 많은 눈물을 흘리며 성숙해가는 아이의 모습이 안타깝게 그려진다.
「벽」제대로 된 벽하나 없는 탄광마을의 집들을 생각해 보게 한다.
「어머니와 뜨개질」남편, 아이들 모두 일터로, 학교로 보내고 혼자 남아 반찬값이 라도 벌 요량으로 뜨개질을 하는 엄마의 모습. 탄광마을 생활이 결코 녹록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햇빛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밤늦은 시간까지 일하고, 탄가루로 폐가 상해 아프고 목숨을 잃고, 탄광이 무너지는 무서운 현실이 존재하는 탄광, 그리고 탄광마을. 탄광은 그렇게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렇게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아픔도 많았다. 그 가족 역시 그리 편안하지만은 못했으리라. 탄광은 지금은 많이 사라졌다지만 그렇게 탄광을 지켜온 사람들이 있었기에 우리들도 따뜻하게 살 수 있었으리라. <탄광마을 아이들>은 편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 그리고 어른들이 읽어보며 많은 생각을 해 볼 수 있게 해주는 동시집이다.
대체로 슬픔, 안타까움이 많이 느껴지는 조금은 어두운 느낌의 동시들이 많다. 하지만 시인은 그런 아픔, 슬픔을 함께 나누고 같이 생각하게 하고자 이런 동시를 썼으리라. 그런 시인의 마음을 헤아리며 읽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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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 아이와 함께 읽기...
엄마, 이 책에는 탄광마을 아이들이란 제목의 동시는 없어(동시집을 여러 권 읽더니 동시집 제목이 들어간 동시가 있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이 책에서도 탄광마을 아이들이란 동시를 찾아보더니 없으니 그걸 발견하고 아이가 한 말이다. 동시집과 많이 친해진 아이의 예리한 발견).
거울 앞에 서서-사람들이 물어보면 왜 모른다고 해?(아빠 직업이 광부인데, 그것이 창피한가봐) 그게 뭐가 창피하지? 아빠가 힘들게 일하시는데, 그건 좋은 일인데.(그래, 직업에는 귀천이 없고, 이런 일을 하시는 분들이 있어 세상은 따뜻한 것이란다)
똥 푸기-똥을 왜 퍼? 아유 냄새~
눈 온 아침-탄광 속에 들어가 있으면 이렇게 아무 것도 모르는구나!
햇빛-햇빛은 정말 고마워.
아버지-아빠가 죽어서 불쌍해. 슬퍼.
벽-벽이 없는 집고 있나?
우유-동진이는 착하다. 아빠 생각해서 우유도 안 먹고 가져다 드리고.
연-나도 연 날리기 좋아하는데.
똥 푸기
겨울을 나야 한다고
아버지
똥을 푸신다
지게에 지고
산밭 그 높은 데까지
져 나르신다
똥차가 못 오는
비탈 마을
아이들이 놀다가
코를 막는다
똥이
대접 못 받는 세상이라며
아버지
허허 웃으신다
이 동시집을 읽으며 아이는 궁금한 것이 많았고, 엄마는 아이가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많은 대답을 해 주어야 했고, 아이가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많았다. 아이가 아직 어리기에 그러리라. 그리고 아이는 조금 더 성숙해진 듯 하다. 세상을 조금 더 알았을 것이다. 이 동시집을 통해. 탄광마을에 대해서도 알고, 탄가루로 힘들고, 물이 부족한 탄광마을, 그리고 그곳에 담긴 슬픔을 알며 아이는 조금 더 세상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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