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집-똥누고가는새★

똥 누고 가는 새-임길택[조동광 그림, 실천문학사]

마당에 똥을 누고 날아가는 새를 보며 내 것, 내 땅이라고 여겼던 것이 결국은 자연의 한 부분인 것을 깨닫고, 금 그을 줄 모르고 사는 새를 보며 모든 것에 금 그어 놓고 사는 인간사를 되돌아보게 한다. 그렇다! 결국 우리 인간은 이 땅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이 땅의 일부일 뿐이며, 우리는 자연에 세 들어 사는 것뿐이다. 더 이상의 주인 노릇은 하지 말 것이며, 자연과의 공존, 아니 이제는 자연에의 복종이 필요하다.

이 시집에는 그렇게 자연 속에서 자연의 일부로서 살아가는 모습을 담고 있고, 내 것에 집착하며 사는 우리들에게 뜨끔한 가르침을 선물한다. 자연이 고스란히 담긴 시들에는 현대적인 냄새가 없다. 자연적인 모습뿐이다. 인간위주의 모습이 아닌 자연적인 모습이 담긴 것이다.

이 시집에 담긴 시들은 어린이를 위한 동시라고 딱히 말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은 듯하다. 어른들을 위한 동시라고 해도 어울 릴 듯하다. 어른과 아이가 함께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같이 읽어보면 좋으리라. 여기에 실린 삽화들 역시 그냥 시의 내용만 담았다고 하기 보다는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생각할 여지를 남겨주고 있어 우리에게 생각할 것을 남겨주는 동시집이다.

「똥 누고 가는 새」/울타리 된 곳을/ 이제껏 당신 마당이라 여겼건만/ 오늘에야 다시 보니/ 산언덕 한 모퉁이에 지나지 않았다./ 자기 것에 선 그어놓고 사는 사람들에 대한 새들의 가르침을 잘 나타내 주는 시이다. 나 역시 이 글을 읽고 반성 아닌 반성을 하게 되었다.
「냉이차」냉이차를 마셔보지는 않았지만 그 향기가 책을 통해 퍼지는 듯, 향긋한 시이다.
「고마움」사 먹는 밥은 내 돈을 내고 먹는 것이 기에 당연히 내가 고맙다는 인사를 받아야 된다고 생각하며 살았던 나에게 가르침을 주는 시이다.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 늘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두꺼비」/오늘 뭐 하러 또 왔느냐고/ 몇 번이고 구박을 주건만// 눈만 멀뚱히 뜨고 있는/ 두꺼비란 놈/ 얼핏 보면 스님과 두꺼비의 신경전 같지만, 이것은 스님과 두꺼비의 교감을 잘 나타내주는 시이다. 그래도 찾아와주니 고마운 스님 마음, 구박을 하는 듯 하지만 사실은 그게 스님의 진심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두꺼비의 마음을 잘 보여주는 시이다.
「부엌」/-없는 대로/ -불편한 대로/ 우리가 진짜 깨달아야 하고, 늘 마음속으로 새기며 살아야 하는 글귀가 아닌지 생각해본다.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너무 편리한 것을 추구한다. 하지만 그저 없는 대로, 불편한 대로 사는 것이 진짜 삶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행복」고양이, 토기와 벗하며 사는 삶, 그게 진짜 행복이라 여기는 삶. 삶의 행복을 소박한 것에서 찾는 시인의 마음이 엿보인다. 우리도 그렇게 살아야하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한다.

「옥수수」/옥수수 한 포기/ 스님네 꽃밭에서/ 꽃이 되어 자라고 있었다/ 시인을 통해서는 옥수수도 꽃으로 재탄생 되니, 참으로 아름답다.
「스님 재산」그야말로 무소유! 하지만 그 겨울이 춥지 않고 따뜻할 것만 같다. 가진 것 없지만 그 마음만은 풍족할 것처럼 느껴진다.
「꽃길」달맞이꽃, 들국화... 이런 꽃들을 아끼려고, 풀만 잘 베어내려고 가꾸려는 그 손길이 느껴지는 시이다.

「가을걷이」/수돗가에 아름으로 핀// 쑥부쟁이 한 무더기/ 구절초 한 무더기// 스님네 가을/ 소박한 삶, 소박한 살림, 그래서 더 소박한 가을이지만 쑥부쟁이와 구절초가 가득해 누구보다 풍성하고 아름다운 가을을 맞는 스님. 그 스님이 꽃을 바라보며 행복해하실 모습을 상상하며 읽으니 나 또한 그 꽃 속에 파묻히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시이다.
「버스 값」요즘 한없이 치솟는 물가. 그래서 팍팍해지는 세상살이. 그런 어려움을 잘 표현해준 시이다.
「겨울 하늘」혼자 보기에 눈 시리고, 너무 아까운 겨울 하늘. 그 하늘을 마음속으로 그리며 읽으니 참으로 아름답다.

이 동시집은 참으로 여러 번 읽어보았다. 읽으면 읽을수록 그 느낌이 다시금 다가오는 책이다. 그래서 읽고 또 읽으며 그 의미를 다시 새겨보곤 한다. 잔잔한 듯 하지만 힘이 있는 시라는 생각이 든다. 바람도 하늘도 나무도 모든 것이 아름다운 이 계절에 읽기 알맞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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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 아이와 함께 읽기...

두꺼비-두꺼비가 외로운가 봐. 스님이 좋은가 봐.
행복-토끼도 찾아오니 좋겠다.
어치-어치는 겨울에도 볼 수 있는 새이구나!
고추내-고추냄새는 매운데. 고추 벌레는 무서워.
바보새-새가 진짜 바보같아.
스님 허수아비-스님 허수아비는 정말 웃기겠다.

이 동시집은 별로 재미없어.(7살 아이의 이해력, 정서에는 그리 쉽게 다가가지 않는 책인듯 하다.) 아이에게는 그리 친근한 내용의 시는 아닌 듯 하다. 하지만 조금 더 자라면, 이 시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이 책도 좋아하게 되리라는 생각이 든다.

http://blog.daum.net/redsong81/7738397
http://blog.naver.com/redsong81/40055939419
http://book.interpark.com/blog/redsong81/321102
http://blog.yes24.com/document/1113830
http://blog.aladdin.co.kr/767832164/2349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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