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인도

이 책은 출판사가 기획한 여행에세이 시리즈 'Travel Library'의 두번째 책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그런지 소설이라기 보다는 그야말로 여행체험기라고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여행사진첩과 같은 느낌도 받게 됩니다.
저자의 추억이 담긴 사진들이 책을 넘길 때마다 보게 되니까요.
그래서 보는 재미와 읽는 재미를 동시에 즐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인도’에 관해 일종의 환상을 갖게 된 것은 어떤 시인의 인도여행기를 읽은 이후였습니다.
그 책에서 받은 인도에 대한 느낌은 인도에는 일반인들도 요가를 하고 그들의 생활과 그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철학이었고 신비로움이었습니다. 하지만 ‘헬로 인도’는 제가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인도에 대한 환상을 깨뜨리는 동시에 인도라는 나라에 대한 새로운 환상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저자인 강래우는 1981년생으로 현재 대학에서 전자전기공학과 디지털미디어 디자인을 전공하는 대학생인데 그에게 있어 인도는 첫사랑과 같은 존재라고 합니다. 생활을 흐름을 멈추게 하고 가슴이 너무 뜨거워져 때론 불편을 느끼게 한다고 합니다. 인도에서 처음부터 불쾌한 냄새와 사기꾼을 만나는 등 결코 좋은 기억으로 시작되지 않았건만 이제 그는 인도가 없는 생활은 꿈꿀 수 없는 사람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무엇이 할 일 많고 몰두할 일 많은 20대의 혈기왕성한 이땅의 젊은이 한명을 ‘인도’라는 지독한 열병에 들게 만들었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저 역시 궁금했답니다.

2004년 여름 저자가 인도와 처음 만나던 해입니다.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처음으로 인도를 찾았다고 합니다. 인도에 도착하여 공항을 빠져나오던 순간 그가 만난 인도는 ‘충격과 공포’였습니다. 머리까지 띵하게 만드는 악취와 쉬조차 쉬기 힘든 더위 등 어느 것 하나 맘에 드는 구석이 없는 나라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배가 고프다면 무지막지하게 돈을 달라고 에워싸는 아이들, 그리고 그 광경을 그져 지켜만 보는 택시운전사, 친절을 베풀어서 한때 마음을 주었으나 알고 보니 처음부터 사기꾼이었던 라즈쿠마, 제 시간에 출발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열차등.... 환상속의 인도는 그에게 악몽처럼 다가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악의 순간 구원의 여신처럼 그에게 도움을 주었던 아이비와 사라 모녀, 자원봉사중 만나게 된 한국인 안미보와 ‘빛과 희망의 학교’의 임파니등을 만나게 되고 인도의 다양한 모습을 만나게 되면서 그에게 인도는 첫사랑의 여인과 같은 존재로 남겨지게 됩니다.

2004년이후 저자는 지금도 첫사랑을 찾는 사람처럼 인도를 찾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저자는 인도가 왜 좋은지는 모른다고 합니다. 그냥 인도가 좋다고 합니다. 왜 좋은지에 대한 답을 생각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왜 좋은지에 대한 답을 찾지 않습니다. 인도는 그져 그의 인생에 있어 언제나 그리움으로 가득한 회귀의 장소가 될 것이라는 사실만으로 만족한다고 합니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취향과 개성이 각각이지만 제가 좋아하는 향기중의 하나는 방금 출간된 책의 향기입니다. 방금 갓 지어내어 김이 모락모락 나는 흰쌀밥처럼 새 책에서 나는 종이의 냄새와 활자의 냄새 만큼 좋은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헬로 인도’에서는 그 냄새에 더하여 ‘인도’라는 냄새가 풍기는 것 같았습니다. 인도인들의 생활과 삶이 과장되지도 않고 고스란히 사진과 글에 베어 나와서 정겹다고 할까요.

저자의 글을 써내려간 글체가 너무 솔직하여 그 생동감이 더욱 실감나게 전해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인도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미리 그 환상을 깨뜨리고 가신다면 인도라는 나라를 좀 더 솔직하게 만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그 것이 우리가 여행을 하는 목적이 아닐까 싶습니다. 거짓이 아닌 진실한 모습과 만나는 것....

인도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바로잡아 준 책이라서 한편으로는 고맙고 읽는 시간동안 즐거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언젠가는 저 역시 ‘헬로 인도!’를 외치며 인도의 공항에서 저자가 만났던 그 냄새와 사람들과 만날 날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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