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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세 시, 이제 어디로 가야 할까? 볕 좋은 가을날의 오후가 볕바라기를 하다 문득 올려다 본 하늘만큼이나 여유롭다. 가을이 주는 독특한 햇살의 질감이 얼굴에 닿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하다. 이 햇살의 질감은 봄과 여름을 무사히 건너온 여유로움이 있기에 가능한 마음가짐일 것이다. 계절의 가을과 삶의 가을이 닮은 이유도 거기에 있지 않을까? 그 여유로움처럼 넉넉한 책을 만난다. ‘오후 세 시의 사람’을 통해 사진작가 최영진과 글 작가 ...
by skinjoos 2 days ago
글의 위로를 받다 연암 박지원의 글 ‘눈물은 배우는 게 아니다’, ‘호곡장론’ 이옥의 ‘남자가 가을을 슬퍼하는 이유’, 나도향의 ‘그믐달’ 등은 찾아서 즐겨 읽는 글이다. 이 글들을 통해 글이 담아야할 그 무엇에 대해 하나씩 알아간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매우 흥미로운 글을 쓰는 이를 만났다. 저자도 저자의 글도 늦은 만남이다. 이미 이 세상과 이별한 사람이라 만날 수 없지만 그의 삶의 본성이 담긴 글이 있어 늦은 만남을 할 수 있었다...
by skinjoos 2 days ago
불교의 의미를 어떤 전공자보다 래디컬하고 설득력 있게, 그러면서 자유롭게 풀어쓴 책이 이진경의 '불교를 철학하다'이다. 제목에 철학이란 말이 있는 것을 통해 알 수 있듯 이진경은 '외부, 사유의 정치학', '필로 시네마; 탈주의 철학에 대한 10편의 영화' 등 철학 저서들을 쓴 저자이다. 문화의 '우리 시대 인문학은 어떻게 소비되고 있는가'처럼 우리사회에서 인문학이 소비되는 방식에 근본적 문제제기를 한 '불온한 인문학'(2011년 6월 ...
by myrte0311 2 days ago
'스님의 논문법'은 4개의 일반대학원 박사학위(동양철학, 미술사학, 철학, 역사교육)를 가진 자현 스님의 저서이다. 스님은 우리나라 인문학자 중 가장 많은 논문을 학진 등재지에 발표해 논문의 신으로 불린다. 저자는 대학 수업에서 학생 과제물을 평가할 때 잘 베껴오는 사람을 최고로 친다. 과제물 주제에 가장 잘 맞는 전문 지식을 찾아 요구한 분량에 맞게 재가공해 오는 학생을 최고로 친다는 의미이다. 석사 과정은 재가공을 넘어서는 ...
by myrte0311 2 days ago
숲, 그 특별함을 일상으로 지난 늦은 봄 이른 길을 재촉하여 안면도 솔숲을 찾았다. 제법 먼 길이었지만 이른 아침 솔숲 향기를 맡으며 그 숲에 핀 꽃을 보고자 함이었다. 아침 햇살이 채 숲으로 들기 전이라 느긋한 마음으로 솔숲을 걸으며 찾고자 하는 꽃의 위치와 분포 정도를 확인하는 동안 소나무 사이로 햇살이 들어오고 그 빛을 받은 꽃을 마음에 품듯이 카메라에 담았다. 숲에서 벗어나 만나는 가슴 후련하게 확 트인 서해바다는 덤으로 얻은 행복이었...
by skinjoos 2 days ago
임상심리학이 불교 교리 및 수행과 비슷한 점이 많다는 점을 강조하는 임상심리학자 타라 브랙(Tara Brach)은 지난 20년간 자신이 학생들과 수련생들에게 강조한 한 마디는 자기 돌봄이라 말한다. 불교에서는 무아에 대한 깨달음을 강조하는데 저자는 자아는 우리 내면의 진정한 평화를 찾아가는 여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정의한다. 문제는 고도로 발달한 사고 능력이다. 이로 인해 인간은 우리가 아는 다른 어떤 생명체보다 과거의 일을 더 잘...
by myrte0311 2 days ago
프랭크 로렌스 루카스의 '좋은 산문의 길, 스타일'의 원제는 '스타일(Style)'이다. 스타일 즉 문체란 본래 필기구 즉 글씨를 쓰는 용도의 뼈나 금속으로 된 끝이 뾰족한 물체를 의미했다. 좋은 문체는 마음에서 우러난다고 말하는 저자는 문체의 기초를 인격이라 전제한다. 글은 곧 사람이란 말은 글이 그 사람이 누구인지 말해준다는 의미가 아니라 인격이 가장 두드러지게 저자를 말해준다는 의미이다. 인품이 좋다고 재능 없는 사람이 글을 잘 쓸...
by myrte0311 2 days ago
하늘길을 돌아 지상의 길로 돌아올 “시를 읽는 어떤 시간은 이런 시간이다. 잃어버린 줄 알았던 것들이 돌아오는 시간. 그 시간을 새로 발견하고는 그 시간으로 들어가 보는 것.” 위 문장과 함께 '너 없이 걸었다'(2015, 난다)로 만났으니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시인의 부음을 접하고 책을 찾아보다가 가물거리는 기억 속 끈을 찾아 펼친다. 독자와 저자가 책으로 만나는 것만큼 소중한 인연이 또 있을까. 그 인연을 이어가고자 선택한...
by skinjoos 2 days ago
담헌(湛軒) 홍대용(洪大容; 1731 - 1783)의 '을병연행록(乙丙燕行錄)'은 을유(乙酉; 1765년)에서 병술(丙戌; 1766년)까지 홍대용이 서장관인 그의 숙부 홍역을 따라 북경을 기행하고 와 쓴 산문이다. 홍대용은 원래 한문으로 된 '연기(燕記)'를 썼으나 후에 어머니 등 여성들이 읽을 수 있도록 한글로 고쳐 써 '을병연행록'이라 하였다. 홍대용의 집안은 전통의 노론이었다. 벼슬보다 인격 수양에 열중했던 홍대용은 '논어'를 읽다...
by myrte0311 2 days ago
고양이를 따라 조선으로 어느 날 뜰에 아기고양이들이 나타났다. 어설픈 고양이의 걷는 모습에서부터 얼굴에 나타나는 풍부한 표정까지 하나 둘 관심을 갖게 되면서 일상에 매우 흥미로운 일이 생겼다. 어른 고양이로 성장한 지금까지 여전히 아침과 저녁으로 눈 맞춤하고 있지만 서로에게 필요한 일정한 거리는 유지한다. 고양이라고 하면 먼저 생각되는 것이 조선시대 사람 변상국의 그림에 등장하는 고양이다.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는 친근함으로 주목한다. ...
by skinjoos 2 days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