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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을 건너는 사이 가을이 끝났다 어느 해 늦가을, 떨어진 상수리나무 잎의 바삭거리는 소리에 취해 공원을 걷다 나무의자에 앉아 책을 펼쳐 들었다. 문장과 문장 사이를 건너가는 시간이 길어지며 한기가 파고들어 어께를 움츠리는 순간이었다. 툭~ 하고 떨어진 상수리가 발밑까지 굴러와 멈추기까지 짧은 시간동안 문장과 문장 사이를 촘촘하게 막아서던 혼란스러움은 이내 사라지고 난 뒤 뭔지 모르게 머리가 맑아지는 경험을 했다. 상수리 열매가 떨어져 발밑에...
by skinjoos 2 days ago
융(C. G Jung) 학파의 심리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데이비드 로젠(David Rosen)의 '우울증 거듭나기'는 병리적 우울증 환자들이 저자의 인도를 따라 자아 죽이기를 통한 상징적 죽음을 경험함으로써 자살 위험에서 벗어난 과정을 담은 인상적인 치료 사례집이다. 저자 데이빗 로젠은 우울증을 앓았던 남다른 이력을 가진 분이어서 주목을 받는다. 저자의 우울증은 부모의 이혼과 낯설기만 한 곳으로의 이사 등 급격한 외적 사건이 겹친 결과였...
by myrte0311 2 days ago
기성 시인들의 시를 자신의 감각으로 읽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한 척의 배에 비유될 수 있다. 그 문학적 항해는 길을 잘못 들 수도 있고 좌절해 중도에 항구로 돌아갈 수도 있는 힘들고 고독한 작업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누구나 나름의 비결들에 의지하게 된다. 시 강좌를 듣기도 하고 하나의 시를 불교 선사의 화두(話頭)처럼 오래 잡고 있기도 한다. 나의 경우 시를 읽기 위해 평론가들의 읽기를 등대처럼 활용하던 때가...
by myrte0311 2 days ago
글자에 담긴 뜻을 따라서 말은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는 소리로, 그 소리에는 뜻이 담겨 있어야 하며, 상대방과 소통의 수단이다. 소리가 가진 뜻을 형식을 갖춰 담아내는 것이 글이며, 말과 글은 생각이 전재가 되어야 한다. 생각을 담아 전하는 말에 담긴 뜻을 표현하는 것으로 글자가 있다. 이런 글자 중에 한자와 같은 표의문자가 있다. 표의문자는 글자 하나가 의미의 단위인 형태소(대개는 단어) 하나씩을, 더 정확히 말하면 그 형태소(및 단어)의 의...
by skinjoos 2 days ago
한 시간에 한 권.. 파는 것이라면 베스트셀러가 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읽는 것이라면 사정이 다르다. 그럴 뿐 아니라 획기적이다. 김유수의 ‘속청 독서’가 그 요령을 알려주는 책이다. 속청이란 速聽 즉 빠르게 듣는 것을 의미한다. 속청 독서는 책의 내용을 빠른 속도로 청취하며 읽는 독서법이다. 저자는 경영학과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전문가이다. 나의 경우 예전에 읽은 내용들을 기반으로 근근히 버티고 있다. 이는 과거 독서로 터...
by myrte0311 2 days ago
마네와 모네는 인상주의의 거장들이다. 둘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은 사이이다. 그 둘의 관계를 해명한 김광우의 ‘마네와 모네’는 아티스트 커플 시리즈의 한 권이다. 저자 김광우는 철학 및 현대 미술, 비평을 전공한 분이다. 저자는 예술가의 창조성은 주변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전제한다. ‘마네와 모네’의 특징 중 하나는 방대한 자료들을 실었다는 데 있다. 그래야 예술가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두아르 마네(1832 ...
by myrte0311 2 days ago
산골에서 두 번째 삶을 누리는 김씨 부부 시골로 이사 온지 6년쯤이다. 시골 살이라고 해도 일상에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일어나서 잠들기까지 하늘을 한 번 쯤은 더 보는 것과 새로운 사람들을 알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일 것이다. 그렇게 알게 된 새로운 사람들은 이미 갖가지 사연을 가지고 시골 요소요소에서 일상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중심이다. 그들의 일상 속에 남다른 삶의 가치가 이미 구현되고 있다. 그렇게 들여다 본 사람들은 ...
by skinjoos 2 days ago
창경궁은 성종이 할머니 정희왕후 윤씨(세조 비), 작은 어머니 안순왕후 한씨(예종 비), 어머니 소혜왕후 한씨(의경세자 비) 등 세 대비를 위해 지은 궁궐이다. 세종이 자신에게 양위(讓位)한 아버지 태종을 위해 창덕궁 낙선재 가까운 곳에 지은 수강궁을 리모델링해 지은 이 궁궐은 다른 궁궐들과 달리 왕이 아닌 대비를 위해 지은 동향의 궁궐이다. 창경궁이 여성을 위한 공간이었음은 조선 후기에 들어서 왕의 빈전(殯殿)은 창덕궁에, 왕비의 빈전...
by myrte0311 2 days ago
풍성한 클래식 세계로의 안내자 클래식, 어쩌면 내게는 너무 먼 세계인지 모른다. 늘 상 음악과 가까이 한다고는 하지만 국악범주의 음악이거나 가요가 전부다. 어쩌다 기회가 있어 클래식을 듣게 되더라도 특별한 느낌을 얻지 못한다. 취미지만 대금도 배웠고 지금은 피리를 배워가고 있다. 악기를 배우면서 새롭게 느낀 점은 듣지 못하면 소리를 낼 수 없다는 것이다. 소리를 듣고 그 소리를 흉내 내면서 소리를 배워가는 과정을 반복하다보니 어떤 특정...
by skinjoos 2 days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