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 한 점-구름은 용을 좇고

                                 [雲龍風虎]
雲從龍, 風從虎


운종룡, 풍종호



구름은 미르를 좇고, 바람은 범을 좇는다.


『주역』의 「건괘乾卦」 ‘문언전’에 나오는 대목이다.




2년 넘게 붓을 잡지 않았다. 붓끝이 무디고 운필運筆 또한 마뜩찮다. 화선지에 써야 하는데
그냥 성의 없이 원고지에
썼다. 갑자기 붓을 들고 싶은 마음에서 다락방의 화선지는 놔두고
즉흥적으로 400자 원고지 위에 내려갈겼다. 부끄럽게도! 붓을 잡지 않은지도 하마 2년이 넘었
으니 마음은 삿되고 붓을 제멋대로
노닐고... 서울에서 직장을 다닐 적에는 토요일마다 인사동
을 드나들었다.
지금은 시골에 있으니 마땅히 갈 곳도 없고 그저 그냥 서예관련 서책을 뒤적
이거나 글을 읽거나 집필을 할 뿐이다. 여하튼 다음에는 화선지 위에 시 한 수 쓰려고 하는데,
운필이 
제대로 되려는지. 중붓도 아니고 대붓도 아닌 어정쩡한 황모필(족제비털 붓)을 들어 쓴
것이다. 대호(大毫)로 쓰면 운필이
좀 나은데 어정쩡한 붓으로 쓰니 운필이 마뜩찮은 것이다.
글씨 못쓰는 이가 붓타령하는 격이다.



새해 모든 분들 다복하시고 모든 일 뜻대로 되세요.
불이당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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