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담바고

17회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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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는 광해군 말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남쪽 바다 가운데 있는 담파국(湛巴國)이란 나라에서 들어온 것인 까닭에 속칭 담배[湛巴]라 한다는 것이다. 『성호사설(星湖僿說)』에 보인다. 스페인에서 1559년에 처음 심었다고 하는데 조선으로 들어오기까지 60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 셈이다. 상당히 전파속도 빠른 것이라 할 수 있다. 담배는 전 세계에서 약 11억 명이 피운다고 한다. 세계인구의 1/6의 사람들이 피우는 셈이다. 담배의 원산지는 중앙아메리카이다. 마야인과 아즈텍인들이 종교행사 기간 동안 피웠다고 한다. 그 후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상륙한 뒤 유럽으로 전해져 1559년 스페인에서 처음 심어졌다고 한다. 아시아에는 포르투갈에 의해 필리핀에 전해졌다고 한다.


담배를 피우는 법은 일본에 의해 우리나라에 전해졌다고 한다. 장유(張維, 1587-1638)가 쓴 『계곡만필(谿谷漫筆)』권 1에 보면,


“남령초(南靈草 담배)를 흡연(吸煙)하는 법은 본래 일본(日本)에서 나왔다. 일본 사람들은 이것을 담박괴(淡泊塊)라고 하면서, 이 풀의 원산지가 남양(南洋)의 제국(諸國)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20년 전에 처음으로 이 물건이 들어왔는데, 지금은 위로 공경(公卿)으로부터 아래로 가마꾼과 초동 목수(樵童牧豎)에 이르기까지 피우지 않는 자가 없을 정도이다.” 담박괴는 영어의 tobacco를 음역한 것이다.


또한 담배의 맛에 대하여서는,


“맛을 보니 매우면서도 약간 독기(毒氣)가 있는 듯하다. 그리고 이것을 복용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고 그저 태워서 연기를 들이마시곤 하는데, 많이 들이마시다 보면 어지럼증이 생기기도 하나 오래도록 피운 사람들은 꼭 그렇지만도 않다. 그리하여 지금 세상에서 피우지 않는 사람들을 찾아보면 백 사람이나 천 사람 중에 겨우 한 사람 있을까 말까 할 정도이다.”


담배의 효능에 관해서는, 장유가 지난번에 절강성(浙江省) 자계(慈溪) 출신인 중국 사람 주좌(朱佐)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니,


“중국에서는 남초(南草)를 연주(煙酒)라고도 하고 연다(煙茶)라고도 한다. 백 년 전에 벌써 민중(閩中)에 있었는데, 지금은 거의 모든 세상에 두루 퍼져 있으며, 술독으로 붉게 부어오른 코, 적비(赤鼻)를 치료하는 데 가장 효력을 발휘한다.”


하였다. 이에 장유가 묻기를,


“이 물건은 성질이 건조하고 열이 있어서 필시 폐(肺)를 상하게 할 것인데, 어떻게 코의 병을 치료할 수가 있단 말인가.”


장유는 담배가 폐를 상하게 할 것이라는 예견을 하고 있다. 상당히 예리한 분석이다. 아울러 그는 “지금 남초로 말하면, 세상에 유행된 지 겨우 수십 년밖에 안 되는데도 벌써 이처럼 성행을 하고 있으니, 백 년쯤 지난 뒤에는 그 이익을 두고 차와 각축전을 벌이게 될 것이다.”라고 한다.“ 이 대목은 지금의 상황과 딱 맞아떨어지고 있다. 담배는 우리나라에서도 전매하는 기관을 두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이미 4,5세만 대면 담배를 피우고 어른들은 횡죽(橫竹)을 꼬나물고 연방 피웠다고 한다.


지금 담배는 병원, 학교, 지하철, 버스 안, 공공기관 등에서는 피우지 못한다. 수많은 이들이 흡연으로 인하여 사망을 하고 있다. 필자도 피우고 있으니 걱정이다. 백해무익한 것이 흡연이다. 이익(李瀷, 1681-1763)이 쓴 『성호사설(星湖僿說)』권 4 「만물문(萬物門)」에 담배의 해로움에 관하여 말하기를, “안으로 정신을 해치고 밖으로 듣고 보는 것까지 해쳐서 머리가 희게 되고 얼굴이 늙게 되며, 이가 일찍 빠지게 되고 살도 따라서 여위게 되니, 사람을 빨리 늙도록 만드는 것이다.”라고 한다.


 


동양학연구강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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