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너와 함께라면
가을이 시작되는 10월의 첫날! 젊음과 문화의 거리 대학로에서 오랜만에 실컷 웃을 수 있는 공연을 만났다.
어느날 아침 여느날과 다를것이 없을 것 같은 아침풍경이 펼쳐지는 무대!
스물 여덟살 큰딸이 사귀고 있는 남자가 인사를 하러 온다니 정말 환영할 만한 일이 아닌가.
하지만 그가 일흔의 할아버지라면..아니 사실 살짝 나이를 속였단다 실제로는 일흔 세살!
청년실업가로만 알고있던 가족들의 놀라움에 아랑곳없이 철딱서니 큰딸은 진정한 사랑이라고 외치며
가족들을 설득하는데..그나마 여동생은 쿨하게 언니의 사랑을 인정해주지만 하루종일 편한 복장으로
일관하시던 이발사 아버지는 소녀같고 연약한 아내를 위해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하게된다.
연극 '라이어'에서 처럼 거짓말을 또다른 거짓말을 낳고~
새엄마가 궁금하여 나타난 할아버지 신랑감의 아들은 사실을 모른 채 큰딸에게 호감을 느껴
작업을 거는데...
친숙한 배우 '송영창'과 '이세은'의 열연이 돋보이기도 했지만 아버지역을 맡은(이웃집 게이아저씨가 절대아니다^^)
서현철의 연기는 정말 압권이었다.
충격을 이기지 못해 쓰러질 것이라고 믿었던 엄마가 드뎌 남자친구의 정체를 알게되었지만~
그녀의 반응은?
명극 '웃음의 대학'의 작가 미타니 코우키의 작품인 '너와 함께라면'은 불행속에서도
행복함과 반전이 있다는 점에서 닮은 점이 많았다.
자칫 악몽과도 같은 현실에서도 웃음을 건져내는 작가의 위트와 배우들의 열연은
배추 한포기에 만오천원이라는 겁나는 현실을 잊게해주기에 충분했다.
그래도 내딸이 만약 일흔 셋의 할아버지를 사랑한다면?
'사랑에 국경이 없다'지만 일흔 셋의 할아버지는 곤란해!!
혼자가 되신 친정엄마라면 모를까. 안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