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데


오늘은 인위적인 피서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자연이 그냥 우리의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씻어주고 있습니다.


감사함으로 창문을 활짝 열고


그 세찬 바람도 마다하지 않고 서 있습니다.


그 세찬 바람에도 향기가 납니다.


더러는 인간을 고통의 수렁으로 몰아넣기도 하겠지만


오늘은 아닙니다.


제 마음에서는 아닙니다.


그냥 그렇게 그 자리에 있는 자체로


지난 시간들이 말끔하게 지워져 옵니다.


 


선선한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를 바라 봅니다.


그 가지에 앉은 제 마음을 줍습니다.


그것은 은빛 방울이 됩니다.


빗방울......


내 피서와 함께 하고 있는 책 속의 언어가 됩니다.


맑고 곱습니다.


오늘은 그 속에서 가만히 응시를 하는 시간을 가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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