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나뭇잎

어느 햇빛 따사로운 봄날 오후.

꽃 한송이가 자기 향기에 한껏 취하여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 아름답고 향기롭다며
자만심에 빠졌다.

그래 자기 옆에 말없이 붙어있는
파란 이파리가 불쾌하다고 느꼈다.
꽃은 이파리 곁을 떠나고 싶어졌다.

어느날 바람이 거세게 불어오자 이를 틈타
파란 이파리를 떠났다.

그런데 꽃은 얼마 가지않아 시들어버렸다.
그러자 사람들은 그것을 주워 쓰레기통에
내동댕이쳤다.

이 꽃이 처참하게 버려지는 걸 보고서
다른 꽃들은 파란 잎을 결코 떠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더 나아가 그 꽃들은 이렇게 다짐했다.

"우리, 꽃들은 아름답지.
하지만, 잎들이 없다면 우린 곧 시들어버리지.
그러니 우리가 잎들에게 어찌 고마워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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