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전국시대 사공자 맹상군과 풍환의 이야기

사마천의 사기에 나온 글을 오늘 다시 되뇌이게 되었습니다.

아마 중년에 접어든 분이나 아래 직원을 두신 분들은 이 글에 공감을 느끼시는 분들이 좀 있을 겁니다.
사기의 맹상군 이야기입니다.

이미 알고 계신분들도 있으리라 봅니다. 세상사람에 대한 이야기 인데요.
꼭 잊지 말아야 할 부분이라 생각하여 한 글 올려 봅니다.

아마도 사기의 맹상군 열전에 나오는 내용이지 십습니다.

식객 3천명의 제후들 사이에 명성이 자자한 맹상군은 전국시대 제나라 왕족의 후예로 재상을 역임한 인물입니다.

맹상군은 자신만의 독특한 인재 대우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맹상군은 자신의 식객을 차별하는 일이 없이 항상 동등하게 대하고, 가족사항까지 꼼꼼히 적어두어 그들에게 선물을 보내주는 등 한사람 한사람에게 많은 배려를 하였습니다.

또한 맹상군은 자신을 찾아온 사람은 항상 반기며 맞이하였고, 그들을 융숭히 대접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잘해주었던 맹상군도 시대가 변함으로 정쟁에 휘말려 쫒겨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 후 자신을 평소 우러러 보던 식객들이 하나 둘씩 몸을 빼내어 어디론가 가버리고 말았습니다.

정쟁에 밀려 상심한 맹상군은 한탄하며 자신이 지금까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생각한 식객들이 떠나는 모습에 상심했습니다. 세상 이치가 다 그렇다고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아마도 직장을 다니거나 사회생활을 많이 해본 분들이라면 맹상군의 상심을 이해하리라 봅니다.

이런 상황에서 다행히도 풍환이 남아있었다고 합니다.
풍환은 수천명에 이르는 식객들 중 한 사람으로 자신을 몰라준다며 매번 맹상군에게 푸념을 늘어놓던 사람입니다. 그래서 맹상군의 눈에 들지도 못하였고 마지못해 좋은 밥과 수레를 내주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 맹상군의 가장 비참한 순간에 그 혼자만이 맹상군을 곁에서 지켜주고 있었습니다.
인간관계란 그래서 오묘한 모양입니다. 이러한 글을 읽을때면 사기에서 느끼는 감동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맹상군의 풍환의 기지에 힘입어 다시 복직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떠났던 식객들이 다시 맹상군에게 모여들어 은근히 추파를 던지며 자신을 써달라며 모여들었다고 합니다. 맹상군은 "인간의 마음이라는 것이 정녕 이런 것이란 말인가?" 라고 하면서 풍환에게 하소연을 했다고 합니다.

사기에 맹상군과 풍환의 대화가 있습니다.
맹상군은 자신이 늘 빈객을 좋아하여 대우하는 일에 실수가 없었는데 파면된 자신을 버리고 모두 떠나버려 돌보는 자가 없었는데, 이제 다시 지위를 회복하니 식객들이 모여드는 모습에 탄식을 하며 쫒을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이때 풍환이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대체로 세상의 일과 사물에는 반드시 그렇게 되는 것과 본래부터 그런 것이 잇다는 것을 아십니까?"

풍환의 이야기는 맹상군에게 의아하게 들렸습니다.

풍환이 자세히 설명하기를
" 살아 있는 것이 언젠가 죽는다는 것은 사물의 필연적인 이치입니다. 부귀할 때는 선비가 많이 모여들고, 가난하고 천하면 벗이 떠나는 것은 본래부터 일이 그러하기 때문입니다. 군께서는 아침에 저자로 몰려가는 사람들을 보지 못하셨습니까? 이른 아침에는 서로 어깨를 부벼가며 저 먼저 가려고 다투어 문으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해가 저문 뒤에는 팔을 휘휘 저으며 저자는 돌아보지도 않고 그냥 지나갑니다. 아침에는 좋았는데 저녁에는 싫어서가 아닙니다. 기대하는 물건이 거기에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 군께서 벼슬을 잃었기 때문에 손들이 다 떠난 것입니다. 이를 원망하여 빈객이 돌아오려는 길을 막아서는 안 됩니다. 군께서 빈객들을 전처럼 대우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맹상군은 이야기를 듣고 풍환의 가르침에 따랐다고 합니다.

타인에게 배신감을 느끼거나 나를 믿지 않을때는 풍환의 '세상의 일과 사물에는 반드시 그렇게 되는 것과 본래부터 그런 것이 있다"는 말을 되새겨 보십시오.

권력을 가진 자들이 항상 착각하고 있는 부분이 이런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런 착각은 자신도 모르게 슬며시 찾아오는 것이라 합니다. 특히 기업의 간부들, 정치인들이 그러하지 않은가 생각해 봅니다.

'그렇게 되는 것'과 '본래부터 그런 것'의 차이는 미묘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풍환의 인간관계에 대한 본질과 현실을 잘 지적한 부분입니다.

오늘 병원에 다녀오면서 아프지 말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며, 맹상군과 풍환의 이야기가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

깊은 가르침을 주는 맹상군 열전의 이야기입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