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꽃(아르헨 전 후)

 

이 아침 눈물을 흘릴 것 같은 하늘에


우리의 마음들이 겹치리라 


무너져 내린 일상들이


4개의 허허로운 골들과 함께


우리의 잠을 방해했던 새벽의 숱한 기억들,


그 기억들에서 놓여나 현실의 자리로 돌아온 내 앞에


분꽃이 웃고 있다.


 


마음의 위안이 된다.


하루를 다시 바라볼 수 있는 자양분이 된다.


그 가느다란 꽃 줄기에서 힘을 얻는다.


사무실까지 가는 길이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


 


거리는 싸늘하다


내려온 하늘만큼이나


사람들의 마음도 겨울나무를 닮아 있는 모양이다.


거리를 걸어가고 있는 모습들이


꼿꼿해져 있다.


 


그들이 막대기처럼 된 것이


내 생각 속만이라면 좋으련만


이 아침 모든 이들에게 분꽃을 선물하고 싶다.


창가에 핀 분꽃을 내어 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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