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월드컵 경기 이후의 동네 광경

6월 12일 토요일에 우리나라가 속한 B조 예선경기, 대한민국 vs 그리스 경기 다들 재밌게 보셨나요?
저도 지인들과 즐겁게 응원했고, 통쾌했습니다.
즐거운 기분으로 집으로 돌아오고 있다가, 그냥 가기 뭣해서, 동네 슈퍼에 들러 과자라도 한봉지 사서 뜯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슈퍼로 향했습니다.
슈퍼로 향하고 있는데, 슈퍼 입구에서 아저씨 두 분이 오다가 마주쳐서 서 계시더군요.
두분 다 붉은 티셔츠를 입고 계신것이, 축구 응원을 하고 계셨던 것이 분명했습니다.
한동안 정적이 흐르더니만...
"아이구, 축하드립니다."
"네, 수고 많으셨습니다."
음...? 분명 처음보는 사이 같았는데 뭐가 축하할 거고 수고 많은거지?
아주 거리낌없이 인사를 주고받는 두 아저씨.
그리고는 이후 대화가 진행되는 걸 보니... 아하, 그렇구나!!!
"오늘 차두리 진짜 잘했죠?"
"아무렴요. 그리고 골키퍼도 잘 한 것 같고... 조마조마했습니다. 허허헛."
왠지 흐뭇해진 마음으로 슈퍼에 들어가니 꼬맹이 두 명이 붉은색 티셔츠와 두건을 쓰고는 과자를 한아름들고 슈퍼 아저씨께 계산해달라고 조르고 있습니다. 얘네들도 기쁜 마음으로 뒷풀이 하려고 왔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또 갑자기 들어닥친 아저씨 두 분. 같은 붉은 티셔츠.
"아저씨, 여기 막걸리 없어요? 아 진짜~ 뜹"
"맥주 두 병 계산요. 아 오늘 박지성 진짜 잘하지 않아요?"
조그만 슈퍼는 어느새 붉은색으로 알록달록 채워졌습니다.
다음날이 일요일이고 하니 아마 다들 거하게 기쁨을 만끽하자~ 했겠지요.
남녀노소,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있다는게 참 신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