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울다 - [꽃의 기억]

[지식채널 e] - 2010. 3. 8 방영 - (전문(全文) 옮깁니다.)

언 땅이 녹아서
공기 온도와 같아질 때
새봄

nature

한반도 곳곳
가장 낮은 자리
가장 먼저 피는 우리 꽃

이제 막 '노루귀'가 피었다.



"꽃의 기억"

1906년 어느날
그의 스승이 뜻밖의 권유를 해 왔다.

"조선의 식물들을 연구해 보지 않겠나?"

스물일곱 살
그가 출발한 곳
함경남도 원산

그리고 이어지는
31년간
18차례
긴 탐사여행

그가 만난



인간이 살아온 시간
너머에서부터
이어져 온
소리 없는 역사

한반도의
기후, 지형, 토양에 따라
피고 지는

자생식물 4천191종

그의 손에서 최초로 이뤄지는
조선의 근대적 식물형태분류

그리고
그 생물종의 존재를 알리는
국제공통의 용어인
'학명'으로 등록되는
한반도의 자생식물들

개나리 Forsythin koreana (Rehder) Nakai
할미꽃 Pulsatilla koreana Nakai
홀아비바람꽃 Anemone koraiensis Nakai
좀민들레 Taraxacum hallaisanense Nakai
주걱비비추 Hosta Japonica var. lancilia Nakai.
뻐꾹나리 Tricytis dilatata Nakai
벌 개미취 Aster Koraiensis Nakai
난장이패랭이꽃 Dianthus morii Nakai


Nakai Takeonosin 나카이 다케노신

한국의 자생식물 4,000여 종 가운데
16%의 학명에 올라간 그의 이름
'나카이 다케노신'

나카이 다케노신(中井猛之進 : 1882 ~ 1952)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소속의
일본 식물학자

미지의 땅 식민지에 도착한
그들이

가장 먼저 손에 넣고자 했던
'자연'

그리고

"새로운 이름을 지어,
이런 신발견의 세계적 진식물(珍植物)을
자작에게 바친다.
그리하여 길이 그 공을 보존하여 전하고 싶다."
- 나카이 다케노신
<식물학잡지> 1911년 4월호

자작에게 바친 '금강초롱'의 학명
Hanabusaya asiatica Nakai

Hanabusaya Yoshitada
하나부사 요시타다 (花房義質: 1842 ~ 1917)
조선총독부 초대 공사

울릉도에서만 피는
섬초롱꽃 Campanula takesimana Nakai

발견장소는 '다케시마'

수없이 많은 계절을 보내고
수없이 많은 역사를 보내고

다시 찾아온
새봄

한반도 곳곳
가장 낮은 자리
가장 먼저 피는 우리 꽃

이제 막 '노루귀'가 피었다.
이제 막 'Hepatica asiatica Nakai '가 피었다.

참고
국가식물표준목록 http://www.nature.go,kr/kpni

구성 박계영
조연출 신현정
연출 김한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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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8일, 밤, TV를 시청하다가 울컥!하였습니다.
다시 보며 내용을 하나하나 옮기는 중에도 가슴이 아려옵니다.
우리 꽃에 붙어있는 '일본어 학명'이라니…..
그저 안타까운 마음에 눈물 흘릴 따름입니다.
2010. 3. 17. 늦은밤, 봄이 와도 봄같지 않은 날에….
들풀처럼
*2010-032-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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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내용은 EBS 홈페이지에서 '다시보기'를 하며 그대로 옮겨놓은 글입니다.
혹 저작권문제가 있다면 링크만 남기고 삭제토록 하겠습니다.)
*시간이 되시는 분들은 EBS 홈페이지에 가셔서 꼭 한번 제대로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http://home.ebs.co.kr/reViewLink.jsp?command=vod&client_id=jisike&menu_seq=1&enc_seq=3043243&out_cp=e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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