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보시는 분들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우리의 선인들이
어린 우리들이
하이얀 떡가래 손에 들고 그렇게 먹을 것 없던 시절에 강정 들고
그렇게 입을 것 없던 시절에 새옷 입고, 새 신발 신고
더러는 눈이 오는 날에
강아지 함께 동산에 오르고
아침 일찍 일어나 눈 비비고 일어나
큰 집, 작은 집 찾아 새배 드리고 새배돈 얻고
마음은 풍선이 되고, 솥에는 먹을 것이 가득히 있고
그 배고프던 시절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던
우리 선인들이
어린 우리들이
친구들과 더불어 이리 저리 뛰어다니다
손을 호호 불고 집에 들어가면
그것이 안쓰런 할머니가 안방에서 나와
손을 꼭 쥐어 주던, 그리고 곳감을 하나 손에 꼭 쥐어 주던
초가 부엌에는 연기가 오르고, 지붕에는 고드름도 열려
고드름 따다 친구들과 칼싸움도 했는데
그날들이 그날들이 눈에 가물가물 거리는데
그 어린 날의 설날이 다가오는데
우린 하이얀 벽에 앉아 사방에 널린 벽을 보고
특별한 식탁인 아닌 일상의 밥상에 앉는다
어머니 밥상엔 숟가락이 없다.
세상은 풍성해도 풍족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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